문화부

오현주

기자

시계 앞자리 뒷자리 일전
오로지 먹과 물 다스리는 일…착각하는 붓이 나대지 말라고 [e갤러리]
시계 앞자리 뒷자리 일전
숨긴 것 가진 것, 다 내려놓게 하는 '무장해제' [e갤러리]
동그라미별표
시계 앞자리 뒷자리 일전
5개월 공석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성희 전 홍익대학원 교수로
시계 앞자리 뒷자리 일전
'한방'과 '한수'의 차이…키아프·프리즈, 어차피 '경쟁'은 아니다
시계 앞자리 뒷자리 일전
'홍라희'도 인파에 묻힌 '프리즈'…수십억대 작품 판매 줄줄이

더보기

e갤러리 +더보기

  • 오로지 먹과 물 다스리는 일…착각하는 붓이 나대지 말라고 [e갤러리]
    오로지 먹과 물 다스리는 일…착각하는 붓이 나대지 말라고
    오현주 기자 2023.09.18
    문봉선 ‘인왕산’(2022), 한지에 먹, 220×122㎝(사진=모두의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삐죽한 봉우리로 겁을 주는 법이 없고 헐거운 산세로 실망시키는 법도 없다. 가깝다고 했는데 저만치 떨어져 있고, 다 갔다고 했는데 더 가라 한다. 그 산, 인왕산이 눈앞에 있다. 폭 2m를 넘긴 한지는 먹기운 아니, 산기운을 먹고 바짝 긴장했다. 무여 문봉선(62·홍익대 교수). 우린 그를 수묵화의 대가라 부른다. 일필휘지, 한 번 뻗으면 망설이는 법이 없는 그의 붓길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 큰 붓으로 한호흡을 품고 마치 부드러운 난을 치듯 쳐 올라가니. 특히 그렇게 세운 소나무는 웅장한 기백으로 주위를 입 다물게 했다. 1980년대 현대도시의 풍경을 그린 수묵풍경화로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등을 휩쓸었지만, 돌연 ‘산’으로 돌아갔더랬다. 본디 수묵화가 있던 그 자리로 되돌리자 한 건가. 그러곤 끝내 “진경산수의 맥을 이었다”는 평가까지 끌어냈다. 이후엔 물에도 바람에도 곁을 내줬지만, 그 마음이 어디 가겠는가. ‘인왕산’(2022)에는 그 세월의 농담이 묻어 있다. 그만의 소나무도 들어 있다. 오로지 먹과 물을 다스리는 일이다. 착각하는 붓이 나대지 말라고 늘 붙든다. 허투루 삐져나가는 법이 없다.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계동2길 북촌도시재생지원센터 모두의갤러리서 두레 이숙희와 여는 2인전 ‘동행·동행(同行·洞行)에서 볼 수 있다. 두 작가는 사제지간이다. “인왕산 아래에서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며 틈틈이 쌓아온 수묵·삶의 이야기를 펼친다”고 했다. 스승의 기개를 닮아 제자는 여리지만 서릿발 같은 꽃을 피웠다. 이숙희 ‘모란’(2022), 한지에 수묵담채, 30×40㎝(사진=모두의갤러리)이숙희 ‘붓꽃’(2022), 한지에 수묵담채, 30×40㎝(사진=모두의갤러리)
  • 숨긴 것 가진 것, 다 내려놓게 하는 '무장해제' [e갤러리]
    숨긴 것 가진 것, 다 내려놓게 하는 '무장해제'
    오현주 기자 2023.09.18
    안말환 ‘꿈꾸는 40106’(Dreaming 40106·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65.1×100.0㎝(사진=갤러리작)[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막 파마를 끝낸 듯 풍성한 머리를 얹은 튼튼한 나무 아래 종종거리는 어린 새들. 마음이 푸근해지는 정경이 아닌가. 싱그러운 초록 바탕에 어울린 따뜻한 노랑은 눈까지도 푸근하게 하고. 숱하게 그려진 나무와 숲, 새지만, 이처럼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은 흔치 않다. 숨긴 것, 가진 것을 다 내려놓게 하는 ‘무장해제’, 바로 그 경지에 올려놓는 거다. 작가 안말환(66)은 나무를 그린다, 아니 키우고 가꾼다. 그 나무가 숲이 되고, 그 숲이 새들을 불러모으는 ‘삶의 과정’을 화면에 붙들어둔다. 통틀어 ‘편안한 나무’지만 작가의 나무에는 ‘역사’가 있다. 초기에 이름 모를 추상화한 나무를 시작으로 미루나무, 바오바브나무, 소나무까지 일정 기간 연작을 만들어냈는데. 종류는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게 있으니 ‘한국적 미감’이다. 그중 하나라면 두툼한 질감일 거다. 돌가루 섞은 질료를 긁거나 파내 만든 특유의 장치는 작가의 ‘무기’가 됐다. 그럼에도 작가는 그 무기를 크게 휘두르는 법이 없다. 그저 보는 이의 가슴에 역시 두툼하게 얹어낼 뿐. “나의 나무는 지친 일상을 사는 현대인에게 아무런 의심 없이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신선한 숲, 세상에서 가장 크고 깨끗한 호흡이 되려 한다”고 했더랬다. 그런 나무의 소망 한 줄기가 ‘꿈꾸는 40106’(Dreaming 40106·2023)일 터. 나무를 그린 지 30여년이란다. 작은 묘목을 땅에 심어도 장성한 나무가 됐을 세월이다. 캔버스에서 키운 나무라고 다르겠는가. 23일까지 서울 서초구 매헌로 갤러리작서 여는 기획전 ‘안말환: 행복이 열리는 나무’에서 볼 수 있다. 신작 30여점을 걸었다. 안말환 ‘꿈꾸는 212029’(Dreaming 212029·2021), 캔버스에 혼합재료, 40×80㎝(사진=갤러리작)안말환 ‘꿈꾸는 2210133’(Dreaming 2210133·2022), 캔버스에 혼합재료, 30×60㎝(사진=갤러리작)안말환 ‘꿈꾸는 나무’(Dreaming Tree·2022), 캔버스에 혼합재료, 80.3×130.3㎝(사진=갤러리작)안말환 ‘꿈꾸는 50129’(Dreaming 50129·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60×130㎝(사진=갤러리작)
  • 깔깔해지고 당당해지고 도도해지는 '잡초 이야기' [e갤러리]
    깔깔해지고 당당해지고 도도해지는 '잡초 이야기'
    오현주 기자 2023.09.01
    이귀화 ‘풀의 소리를 듣다-다스리다 I’(2021), 캔버스에 오일, 97×97㎝(사진=장은선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마디가 있다. 잇지 말고 끊으라는 것처럼. ‘푸른 마디’라고 하면 으레 대나무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그건 또 아닌가 보다. 미끈하게 뻗은 단단한 몸통과는 결이 다르니 말이다. 되레 살점까지 떨어져 나간 상처 입은 연한 표피만 매달려 있지 않은가. 그런데 희한한 일이다. 전혀 약해 보이질 않는다. 이내 빳빳하게 튀어오를 태세가 느껴지니까. 작가 이귀화가 화면에 옮겨 놓은 ‘푸른 마디’는 작가의 마음과 붓을 얻은 ‘다른’ 자연이다. 경외감을 뿜어내는 스케일이 거대한 여느 자연과는 다르다는 말이다. 가령 쭉쭉 솟아 하늘에 기대는 대나무가 아니라, 납작하게 땅을 지키는 풀이란 얘기다. 실제로 작가의 작업에는 그 ‘초록 풀’이 자주 등장한다. 무질서한 엉킴 속에 질서를 잡아가는, 제자리 하나는 지킬 줄 아는 ‘잡초’ 말이다. 꼿꼿하게 서 있지도 못하는 그 잡초는 제풀에 널브러지고 위압에 짓밟히기도 한다. 마땅히 대단할 게 없다. 그런데 저 초록 풀을 작가의 화면에 들여다만 놓으면 ‘다른’ 풀이 되는 거다. 깔깔해지고 당당해지고 도도해진다. 묘사에 앞선 표현으로 구상에 앞선 추상을 완성한 작업이다. ‘풀의 소리를 듣다-다스리다 I’(2021)은 보이는 마디가 아니었다. 들리는 마디였다. 9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풀의 소리를 듣다’에서 볼 수 있다. 신작과 근작 30여점을 걸었다. 이귀화 ‘순정 9’(2023), 캔버스에 아크릴, 45.5×53㎝(사진=장은선갤러리)

문화부 뉴스룸

이예원 달아날까, 박지영 뒤집을까..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관심집중

주영로 기자 2023.10.04

[200자 책꽂이]루이스 헨리 세브란스 그의 생애와 시대 외

장병호 기자 2023.10.04

[책]푸틴이 우크라에 핵을 쏜다면

김미경 기자 2023.10.04

중국 야구, 일본 꺾는 이변...대만에 패한 류중일호에 호재

이석무 기자 2023.10.03

나이지리아 불법 정유 공장서 폭발 사고…37명 사망

김현식 기자 2023.10.03

'건반 위의 철학자' 피아니스트 러셀 셔먼 별세…향년 93세

이윤정 기자 2023.10.03

레저·테마파크 싸게 즐긴다…야놀자, ‘황금빛 내연휴’ 프로모션

김명상 기자 2023.10.03

'천박사' 김성식 감독, 10년만에 이룬 데뷔→스승들의 발자취[인터뷰]①

김보영 기자 2023.10.03

중국에서 금메달 따낸 ‘귀화 선수’ 전지희 “한국이 두번째 탁구 인생 줬다”[아시안게임]

주미희 기자 2023.10.02

코로나 사태 3년 만에 뒤바뀐 분위기…하나투어 등 여행사 vs 야놀자 등 OTA

이선우 기자 2023.10.02

허준호 "멜로? 유해진도 하는데… 시켜만 주시면 OK" [인터뷰]③

윤기백 기자 2023.10.02

英 찰스 3세 취임 후 프랑스 첫 국빈 방문

강경록 기자 2023.09.20

오로지 먹과 물 다스리는 일…착각하는 붓이 나대지 말라고 [e갤러리]

오현주 기자 2023.09.18

'설강화'부터 '이생잘'…'열일 신예' 안동구 "쉬지 않고 일 하고파" [인터뷰]

김가영 기자 2023.09.02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