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신장산 면화 사용 여부 '침묵'…日유니클로 회장 마침내 입 열었다

BBC 인터뷰서 "신장위구르산 안 쓴다"
신장산 면화 사용 여부 첫 공식 확인
유니클로, 그간 중국 시장 의식, 정치적 중립 강조
옷 생산 설명 과정서 처음 밝혀
"미중 무역갈등 심화에 일본 미국에 더 가까워질 것"
  • 등록 2024-11-28 오전 11:46:47

    수정 2024-11-28 오후 4:06:1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 의류업체 유니클로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퍼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한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창업자 겸 회장.(사진=AFP)
28일(현지시간) 영국BBC는 야나이 회장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유니클로가 신장위구르산 면화 사용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유니클로에 중요한 수요처이자 주요 제조 거점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생산하는 면화는 한때 세계 최고 수준 원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미국은 지난 2022년부터 신장위구르 지역 섬유업체의 상품 수입을 금지했다. 버버리와 H&M,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도 신장 면화 사용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21년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위구르족의 인권을 탄압하고,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자라 등 패션그룹들과 프랑스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미국의 규제와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사용 중단에도 야나이 회장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고 싶다”며 신장위구르산 면화 사용 여부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가 어느 편도 들지 않은 덕분에 유니클로는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유지했다.

BBC는 야나이 회장의 발언이 유니클로의 옷의 소재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투명하게 밝히기 위한 조치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야나이 회장이 “우리는 (신장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 뒤 서둘러 “사실 더 이상 말하면 너무 정치적이 되니 여기서 멈추겠다”고 대답을 끝냈다는 것이다.

야나이 회장은 유럽과 미국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대신 인구 대국인 중국 시장에 집중하는 기존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유니클로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브랜드가 아니며 아시아는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이라며 “14억명의 인구가 있는 중국에서 현재 900~1000개의 매장만 보유하고 있는데, 3,000개까지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나이 회장이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심화로 일본 기업들이 미국편에 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회사인 스트래티지 리스크의 최고경영자(CEO)인 아이작 스톤 피쉬는 “더 이상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킬 수 있는 대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며 “중국과 미국은 모두 기업이 어느 한쪽 편을 선택하기를 원하며, 일본은 이 문제에서 계속해서 미국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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