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 증시의 본격적인 추세전환이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센터원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그는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내년 글로벌 증시의 주요 모멘텀”이라며 “국내 상장사의 어닝 기대치가 개선된다면 마켓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환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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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센터장은 내년에 주목해야 하는 업종으로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현재 주가 흐름이 좋은 조선과 전력기기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미·중 무역 갈등 속에 내수 혹은 서비스업종, IT와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 등도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새로운 정책에 따른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면서 트럼프발 무역장벽 이슈에서 떨어진 업종이나 종목을 골라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투자자의 경우 미국 증시에 무게추를 두되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올 한해 엔비디아를 비롯한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7의 주가 상승이 가팔랐던 만큼 밸류에이션이 ‘불편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게 배경이다. 박 센터장은 “미국 증시는 내년에도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인도 등의 새로운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매크로 침체가 닥쳤을 때 시장을 이겨내는 것은 좋은 종목으로 구성한 균형된 포트폴리오”라며 “지금처럼 마켓이 다이나믹하게 움직일 때는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좋은 주식을 잘 골라 길게 보고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