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주원 "실제 불 앞에서 촬영…두려움보단 스태프 걱정 컸다"[인터뷰]②

화재 진압신, CG 아닌 실제 불…순식간에 번지더라
스태프들, 컷 끝나면 마스크 까매져…너무 걱정됐다
  • 등록 2024-11-28 오후 12:42:14

    수정 2024-11-28 오후 12:42:14

(사진=고스트 스튜디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주원이 영화 ‘소방관’의 화재 진압 장면을 촬영할 당시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닌 실제 불에 맞서 연기를 한 과정과 현실감있는 촬영 환경을 겪으며 실제 소방관들의 노고와 고충을 더욱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주원은 28일 영화 ‘소방관’(감독 곽경택)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실화 바탕의 이야기다.

영화 ‘친구’, ‘극비수사’,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등 실화 소재의 이야기로 사회의 경종에 울리며 가슴 먹먹한 울림을 선사했던 곽경택 감독이 약 5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배우 주원은 넷플릭스 영화 ‘카터’ 이후 2년 만에 영화 ‘소방관’으로 돌아왔다. 국내 극장 영화를 기준으로는 ‘소방관’이 ‘그놈이다’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소방관’은 최근 개봉을 앞두고 실제 소방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사회를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시사 후 소방관들의 반응을 접했냐고 묻자 주원은 “다행히 소방관분들이 자신의 일상과 화재 현장에 투입됐을 때의 상황을 리얼하게 잘 표현해줬다는 반응이 있어서 그게 가장 뿌듯했다”며 “우리가 극 중 화재 현장에 들어가서 한 행동들이 리얼하냐 안 하냐가 가장 중요했기에 그런 걸 좋게 봐주신 것 같아 다행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제가 촬영 과정에서 실제 소방관분들을 만났을 때도 ‘얼마 있다 결혼해요’ ‘얼마 있다 아기가 나와요’ 이런 이야길 많이 해주셨는데 소방관들의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은 일상도 영화에 잘 담겨서 많이 와닿았다고. 그런 반응들을 좀 찾아서 접해 뿌듯했다”고 전했다.

주원은 ‘소방관’에서 서부소방서에 첫 발령받은 신입 소방관 철웅 역으로 뜨거운 활약을 펼쳤다. 주원이 연기한 철웅은 생사가 오가는 현장에서 장비 하나도 제대로 다루기 어렵던 신입 소방관이었지만, 여러 시련을 딛고 투철한 소명의식을 지닌 소방관으로 성장하는 캐릭터다. 철웅은 친형처럼 따랐던 선배 소방관 용태(김민재 분)의 죽음을 계기로 깊은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빠지고, 그 과정에서 구조 방식 및 체계를 두고 김진섭(곽도원 분) 반장과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동료들의 도움과 응원, 스스로의 성찰을 통해 트라우마와 상처를 극복해내고자 노력한다. 주원은 위기를 거쳐 진정한 소방관으로 성장하는 철웅의 서사와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섬세한 열연을 펼쳤다. 또 ‘불’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소방관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실제 그들이 화마에 맞서는 과정을 연기를 통해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호평이다.

(사진=고스트스튜디오)


주원은 극 중 트라우마를 겪고 진섭 반장과 갈등을 겪는 철웅의 모습이 밉상으로 비춰지진 않을까 걱정이 들진 않았냐는 질문에 “저도 걱정이긴 했다. 어느 작품이나 그런 캐릭터들이 있는데 저는 제 캐릭터라 그런지 몰라도 이해는 했었다”라며 “이건 다른 것도 아니고 철웅이에게 소중한 형을 잃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철웅의 입장으로선 반장에게 ‘그 상황에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나’ 이야기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다치는 게 아니라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신입 소방관으로서 용기나 자세가 바로잡히지 않은 상황에선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극 중 화재 진압 장면은 특히 CG가 아닌 실제 컨테이너 안에 불을 피워 구현한 장면이라고. 실제 목숨을 담보로 화마 앞에 맞서는 소방관들의 노고를 진정성있게 담기 위해 곽경택 감독이 내렸던 결정이었다. 이에 대해 주원은 “이건 연기할 때도 100% 도움이 된 듯하다. 처음에는 ‘이렇게 불을 많이 지핀다고?’ 무서워서 못 들어가겠더라. 안의 열기가 워낙 뜨겁기도 했고 스태프들이 살이 타지 않게 안전한 크림 같은 것을 바라주시기도 했지만 막상 큰 불을 눈 앞에서 봤을 땐 ‘괜찮을까?’란 걱정이 앞섰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이 철웅이 입장으로 연기할 때 많이 도움된 거 같다. 실제로도 정말 리얼했다. 우리가 촬영하는 그 짧은 시간 안에 불이 그렇게 크게 번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니까. 소방관분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들을 하시는지 와닿더라. 다만 제가 촬영하며 느낀 건 감독님은 절대 억지로 배우에게 주문하지 않으신다. 그게 저는 너무 감사했다”고도 강조했다.

자신 역시 CG를 택하지 않은 곽경택 감독의 소신에 동의한다고도 전했다. 주원은 “저도 사실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CG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실제 인간이 만들어낸 것 보다는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정말 많은 돈을 투자해서 실감나는 CG도 있고, 요즘 CG가 안 들어간 작품이 없다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말 실제로 구현한 것보다 리얼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생각에 저 역시 동의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오히려 불에 대한 두려움보단 함께 불에 노출돼있는 현장 스태프들의 안전이 더 걱정됐었다고도 털어놨다. 주원은 “사실 저희 배우들은 오히려 실제 불을 맞닥뜨린 게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장 안에 있는 스태프들이 더 걱정이 됐다”라며 “저희들은 배역 때문에 산소 마스크도 착용하고 그랬는데 스태프 분들은 조금 비싼 마스크를 착용하신 채 촬영에 함께했다. 화재 진압 장면 한 컷이 끝날 때마다 스태프분들이 착용한 흰 마스크가 까매져있더라. 너무 걱정이 많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컷 사인이 끝나자마자 다 같이 현장에서 나와 맑은 공기 마시며 다시 리프레시 하고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며 “그냥 함께하겠다는 그런 마음으로 두려움을 이겨냈다. 저만의 일은 아니었으니까”라고 부연했다.

한편 ‘소방관’은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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