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꽃으로 피어나, K-콘텐츠 명소로 우뚝 선 익산 [여행]

미륵사지, 백제 시대 불교 문화의 찬란함
이상한 교도소: K-콘텐츠 명소로 떠올라
익산 산림문화체험관, 자연 속 힐링의 장소
보글하우스: 라면을 테마로 한 미식 여행
'2025 반려동물 친화도시'로 선정되기도
  • 등록 2025-03-07 오전 6:00:00

    수정 2025-03-07 오전 6:00:00

7세기 백제 무왕 대에 만든 미륵사지 석탑. 인근의 백제문화체험관에서 백제 시대 복식과 관을 대여해서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익산(전북)=글·사진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전라북도 익산은 백제의 찬란한 역사를 간직한 유적지와 현대적인 K-컬처가 나란히 공존하는 곳이다. 미륵사지에서 백제의 빛나는 문화적 성취를 마주하고,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을 품은 녹차 밭에서는 힐링을, MZ세대 ‘핫플’인 교도소 세트장에서는 자유로운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올해 관광객 1000만 명 유치가 목표인 익산의 매력 넘치는 여행지는 언제나 푸근하게 여행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익산의 보물, 미륵사지에서 만나는 백제의 숨결

미륵사지 동탑에서 바라본 국보 제11호 미륵사지 석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미륵사지’는 익산을 찾는 여행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명소다. 7세기에 창건된 사찰인 미륵사지는 백제 무왕의 왕후인 선화공주의 제안으로 세워졌다고 전해진다.

미륵사지의 하이라이트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석탑이자, 동아시아 최대 규모인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이다. 일제강점기에 고증 없이 콘크리트로 덧씌워져 볼품없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샀으나, 1999년 해체보수가 결정되면서 길고 긴 복원 과정을 거쳐 2019년 마침내 옛 모습을 되찾았다.

과거 콘크리트에 기대어 겨우 버티던 볼품없는 미륵사지 석탑은 20년에 걸쳐 정교하게 복원됐다. 원래 석재의 약 81%를 재사용해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도 극대화했다. 온갖 풍파를 견뎌내며 변색된 백제 시대의 돌과 복원을 위해 추가된 현대의 돌이 어우러진 모습은 과거와 현재가 빚어낸 거대한 퍼즐을 연상케 한다.

미륵사 창건의 주역인 선화공주는 최근 들어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2009년 미륵사지 서탑 해체 복원 과정에서 발견된 사리봉안기에서 무왕의 왕후가 ‘사택적덕의 딸’이라는 기록이 발견되면서다. 사택적덕은 백제 말기 유력한 고위 귀족으로 알려져 있는데, 신라 진평왕의 딸인 선화공주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역사학자들 사이에선 사택왕후가 선화공주 이후 들인 후처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륵사지 인근의 백제문화체험관
미륵사지를 좀 더 특별하게 둘러보고 싶다면 도보 7분 거리에 있는 백제문화체험관에 들러보자. 이곳에서는 백제 시대 복식과 관을 대여해줘 왕족과 귀족, 평민 등 다양한 신분의 의상을 입어볼 수 있다. 체험관 내부에는 흥미와 재미를 더해줄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몰입형 전시와 인생네컷 촬영관, 다도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색 체험 여행지로 인기…‘이상한 교도소’

국내 유일의 교도소 세트장인 ‘이상한 교도소’의 잔디밭에서 뛰노는 반려견. ‘2025년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로 선정된 익산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곳이 늘어날 예정이다.
높다란 담장, 을씨년스러운 감시탑, 커다란 철문, 담장에 적힌 ‘법 질서 유지’ 문구. 영락없는 교도소를 연상케 하는 이곳은 전북 익산시 성당면에 자리한 ‘이상한 교도소’다.

국내에서 유일한 교도소 세트장으로 2005년 폐교된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 부지에 세워졌다. 영화 ‘7번방의 선물’, ‘신과 함께’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쓰이며 ‘K콘텐츠 명소’로 떠오른 곳이기도 하다.

실제 교도소처럼 지은 ‘이상한 교도소’의 내부
세트장 내부에는 취조실, 다인실, 독방 등이 조성돼 있는데 실제 교도소 분위기를 그대로 전한다. 2000원을 내고 의상을 대여하면 더 풍성한 체험이 가능하다. 죄수복과 교도관복 중에서 선택해 지인과 ‘감옥 퍼포먼스’를 벌이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수갑 하트, 호송차 등 다양한 소품을 활용한 포토존을 배경으로 재미난 포즈와 콘셉트의 인증샷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

하늘에서 본 ‘이상한 교도소’ 전경
밖에 보이는 높다란 망루는 전망대 역할을 해 올라가면 교정과 주변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운동장에 해당하는 넓은 잔디밭에서 뛰노는 강아지들은 넓고 평탄한 곳이 처음인 양 이리저리 신나게 달린다. 올해 ‘반려동물 친화 도시’로 선정된 만큼 머지않아 익산 곳곳에선 귀여운 반려동물이 맘껏 뛰노는 모습을 쉽게 마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익산 산림문화체험관, 자연 속 힐링 여행지로 각광

‘익산 산림문화체험관’의 데크길
도심을 벗어나면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힐링 여행지도 있다. 함라산에 자리한 ‘익산 산림문화체험관’은 국내 최북단 녹차 자생지로, 보성이나 하동 같은 남부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녹차 밭 감상이 가능한 장소다.

겨울에 은은한 빛깔을 띠는 차밭은 봄이 되면 푸른 새순으로 물들고, 가을에는 하얀 녹차 꽃이 만개해 눈이 쌓인 듯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방문객들은 직접 찻잎을 따고 덖는 제다 체험, 전통 다도 체험, 나무 공예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목적 없이 그저 한가롭게 거닐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녹차의 생육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나무 산책로를 걷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사색에 잠기다 보면, 몸과 마음이 한층 가벼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익산 산림문화체험관’ 전망대
익산 보글하우스, 라면과 떠나는 미식 여행

보글하우스 포토존
익산은 삼양식품과 하림이 위치한 ‘라면의 도시’이기도 하다. 삼양식품 창립자인 고 전중윤 회장은 한국전쟁 때 익산으로 피난을 왔던 인연으로 익산에 라면공장을 지었다. 익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종합식품기업 하림도 2021년 라면시장에 진출했다. 라면을 테마로 한 복합문화공간 ‘보글하우스’가 지난해 익산에 들어선 이유다.

보글하우스의 라면 전시관
보글하우스 1층에는 다양한 라면 테마 포토존과 체험형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2층에선 자신만의 라면을 만들어보는 ‘보글키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개성과 취향에 맞춰 용기를 꾸민 후 3층 옥상 정원에 비치된 즉석 라면 조리기를 이용해 자신만의 라면을 맛볼 수 있다. 야외에서 먹는 라면은 더욱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보글하우스 바로 옆에는 ‘익산 근대역사관’이 있다. 독립운동가 김병수 선생이 1922년 설립해 원래 병원으로 쓰이던 건물이다. 근대 초기 건축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내부 1층에는 해방 이후 사용된 흥업은행과 국민은행 금고문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 색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1922년에 건설되어 병원으로 쓰였던 건물을 사용하는 익산 근대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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