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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최대 원조국인 미국이 제공한 1750억 달러 규모 원조만큼 기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불평하며 “우리는 이 어리석은 전쟁을 멈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 대선 전 미국을 방문해 제시한 ‘승리 계획’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제안에는 미국과 우라늄, 티타늄, 리튬 광산에 대한 투자 협정을 맺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 참석하자 파리로 달려가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매장량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접근권을 원한다고 언급한 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으로, 가격 결정에 중국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또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희토류 수출 제한 수위를 높이며 자원 무기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외교전이 통한 건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세계 광물 공급량의 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국가다. 다만 주요 광물 중 상당수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차가운 참호와 지뢰밭 아래에 있으며 그마저도 전쟁 중인 러시아의 손에 넘어갈 위험에 처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원 발언에 러시아는 “(미국이) 원조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원조를 사겠다는 제안일 뿐”이라며 깎아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