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차” 러-우 중재자였는데, 미·러 회담에 뒷선 물러난 中

미 루비오 장관, 사우디서 러 외무장관과 종전 협상
中 외교부 “모든 평화 노력 환영”…표면적으론 긍정적
영향력 감소 우려 “美 주도 협상 어려울 것” 평가도
  • 등록 2025-02-19 오전 10:35:04

    수정 2025-02-19 오전 10:35:04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미국이 러시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에 나서면서 중국의 위치가 애매해졌다.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인 중국은 지금까지 국제사회로부터 러-우 전쟁 중재자를 맡아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적극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러시아와 대화에 나서면서 관련 문제에서 한발 멀어지게 됐다.

지난 2017년 11월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뒷줄 오른쪽 첫번째) 당시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뒷줄 가운데)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앞줄 왼쪽 첫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FP)


19일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종전 협상과 관련해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평화 회담을 포함한 모든 노력을 환영한다”며 “중국측은 모든 당사자와 이해관계자가 적시에 평화 회담 과정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은 미국과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두고 협상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대해 “매우 잘 진행됐고 (종전에 대해) 더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달 중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마도”라고 답해 미·러 정상회담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과 러시아가 대화에 나서면서 상황이 어색해진 곳은 중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도 푸틴 대통령과 지속 만나며 깊은 관계를 맺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그동안 중국이 러-우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국은 러-우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바란다면서도 러시아가 포함되지 않은 평화 협상엔 부정적 입장을 보이며 적극적인 개입을 미뤘다.

하지만 미국이 러시아와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중국의 역할론이 약해진 것이다.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평화적인 해결 노력을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 주도 협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러가 중대한 교류를 했지만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미국의 러시아 억제 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등 러시아 통신사의 보도를 인용했다. 또 미·러 협상에 우크라이나와 EU 국가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함께 전했다.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디리야 궁전에서 마르코 루비오(왼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보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이 주도권을 쥔 것처럼 보였던 러-우 전쟁에서 미국이 종전 협상을 이끌 경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와의 연대가 강해지면 중국의 입지는 그만큼 좁혀질 수밖에 없다. 이에 미국 주도 협상에 대한 유럽측의 부정적 영향을 언급하는 등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GT)는 전문가를 인용해 “미·러 입장이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수렴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러한 합의는 실현될 수 없다”며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당사자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미국의 접근 방식은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상하이협력기구 국제교류·사법협력연구소의 취헝 교수는 GT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러시아와 합의에 도달한 다음 협상 칩이 거의 없는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며 “EU는 외교적 자율성이 충분하지 않고 분열돼 그 결과에 직면해야 하는 취약한 위치”라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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