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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내 1440원 초반대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점심 무렵 하락 폭을 확대하며 1440원선을 하회했다. 오후 1시 11분께 환율은 1438.2원을 터치했다.
이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에 약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고, 이르면 4월 2일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주에 언급한 내용과 크게 다를 것 없었기에 외환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다.
관세 우려가 완화되면서 달러화도 고점에서 내려온 상황이지만,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조로 인해 달러 내림 폭은 크지 않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주요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드러내고 있다. 이에 연준은 상반기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연내 2회 인하를 전망했으나, 현재 시장에선 하반기 1회 인하 혹은 연내 동결까지 내다보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인해 위안화는 약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28위안대로 오름세다. 반면 달러·엔 환율은 151엔대로, 엔화는 강세다.
달러화가 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수급에 의해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 1440원 초중반대에서는 수출업체가 달러를 매도하면서 환율 상단을 누르고 있다.
또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증시에서 순매수 우위를 나타내면서 환율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500억원대를 순매수하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1200억원대를 순매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가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 이코미스트는 “달러의 하방 경직성이 이어질 걸로 보고 있다”면서도 “달러 가치가 방어된다면 환율은 추가적으로 낙폭이 확대된다기 보다는 현재의 박스권 장세를 보일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스권 하단은 1430원이고, 1420원대까지 내려가려면 달러 힘이 좀 더 꺾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최근의 좁은 박스권을 머지않아 벗어날텐데,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정책 완급조절에 달러화가 안정된 국면을 조금 더 유지하리라 예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