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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건 한국에 대해 점진적인 독재화 경로를 걷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한국을 독재화가 진행 중인 나라로 소개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로 ‘독재화가 더욱 진행중인 국가’로 2년 연속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까진 한국을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했지만, 올해는 ‘선거 민주주의’로 강등했다. 이 연구소는 국가 정치체제를 △자유 민주주의 △ 선거 민주주의 △ 선거 독재체제 △ 폐쇄된 독재체제 등 네 단계로 나누고 있는데, 한국을 한 단계 하향시킨 것이다.
연구소는 선거 민주주의 국가를 ‘다당제 선거와 자유롭고 만족스러울 정도의 표현의 자유, 참정권 등이 보장된 사회’라고 봤다. 다만 자유 민주주의 국가 요건인 ‘시민 자유를 포함한 민권 보호, 법 앞에서의 평등, 행정부에 대한 사법적·입법적 통제’ 수준은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는 전체 순위에선 41위였지만, ‘심의 민주주의 지수’에선 가장 낮은 48위로 평가받았다. 심의 민주주의는 특정 정책이나 사안에 대한 공공의 논의가 얼마나 포용적인지, 반대 의견을 내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있는지,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논쟁이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에 따라 지수를 측정한다.
한국의 민주주의 지수가 낮아진 보고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7일 나온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보고서에서도 한국은 민주주의 지수에서 지난해보다 무려 10계단 하락한 32위를 기록했으며,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