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승현 최오현 기자 성가현 수습기자] 순직해병 사건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사건의 정점으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오는 23일 조사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조사 후 사망한 공무원과 관련해 김건희 특검팀은 고개를 숙였다.
 | |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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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해병 특검팀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윤 전 대통령에게 특검 조사 출석을 요청하는 요구서를 보냈다. 출석 요청일은 23일 오전 10시다. 정민영 순직해병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특검의 주요 수사대상인 수사외압, 이종섭 전 장관 호주대사 도피와 관련해 최종 의사결정권자로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해 반드시 조사해야 할 핵심 피의자”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른바 ‘VIP 격노설’과 관련해 공직자들에게 권리가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직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VIP 격노설은 2023년 7월 집중호우 당시 경북 예천군에 투입된 해병 대원 순직 사건과 관련 해병대 수사결과를 보고받은 윤 전 대통령이 크게 화를 내며 국방부 장관 등을 질책한 것을 의미한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크게 화를 냈다는 사실과 사건 기록 경찰 이첩 보류 지시, 기록 회수 등 수사 외압으로 볼 수 있는 경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며 윤 전 대통령의 자진 출석을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가급적 1회로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 조사와 재판 출석에 모두 불응하고 있는 상태다.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관련해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운명을 달리한 공무원을 향해서 조의를 표했다. 김건희 특검 관계자는 “고인이 되신 양평군 공무원 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조의를 표한다”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든 사건 수사 상황과 수사 방식을 면밀히 재점검해 사건 관계자들의 인권 보호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양평군청 소속 개발부담금 담당 부서 공무원 A(57)씨는 지난 10일 오전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A씨는 김건희 일가가 공흥지구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돼 지난 2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검팀은 이날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 대해 15일과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내란 특검팀의 박지영 특별검사보(특검보)는 이날 “실제 출석이 돼야 출석인 상황이고 언제든 일정 변경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다만 조 전 원장의 경우 조사량을 고려해 두 번 정도 일정이 협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원장은 윤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계엄 전후 사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