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다운증후군 장애가 있는 20대 청년이 세상을 떠나며 3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1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8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김준혁(22)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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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지난 1월 13일 자택에서 호흡 곤란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활동 보조사가 발견하여 응급실로 이송하여 치료하였으나 뇌사상태가 됐다.
김씨의 가족들은 다시 회복하여 일어나길 간절히 원했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몸 일부분이라도 어디선가 살아 숨 쉬면 우리와 함께 있는 것으로 생각해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씨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었지만, 6살 때까지는 걸어 다니기도 하고 장난도 좋아하는 활달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6살 이후 원인 모를 뇌출혈이 와서 몸을 가누기 힘들어하고 자꾸 넘어져 몸에 상처가 늘어났다.
7살부터 휠체어를 타기 시작한 김씨는 특수학교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10년 넘게 활동 보조사가 집으로 찾아와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했다. 시각과 청각의 기능이 안 좋아서 시각은 왼쪽 눈의 20%만 볼 수 있는 상태였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몸을 만져주면 행복해했다.
 |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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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어머니 김미경 씨는 “준혁이가 장애인으로서 20년 동안 나라의 혜택을 받아왔으니, 당연히 그 감사한 마음을 다시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먼저 의료진에게 장기기증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며 “생명나눔을 통해 한 분이라도 더 많은 환자가 새 생명을 얻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준혁아. 엄마가 하얀 한복을 사서 입혀줬는데 네가 너무 예쁘더라. 꼭 웃고 있는 거 같았어. 엄마가 곧 보러 갈 테니까.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잘 놀고 있어. 항상 엄마가 준혁이 생각할게.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