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 ETF는 애플, 엔비디아, 메타 등 미국 빅테크에 투자하지만, 일간 변동률을 음의 1배수로 추종한다. 즉 빅테크 하락에 베팅하는 ETF다. 통상 인버스 상품은 변동성을 헤지(위험 회피)하는 용도로 포트폴리오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인다.
미국 증시 하락을 빅테크가 주도하면서 미국 대표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KODEX 미국 나스닥 100선물 인버스(H)’는 최근 한 달간 5.50% 상승했고, ‘TIGER S&P500 선물 인버스(H)’는 4.86% 올랐다.
미국 대표지수, 미국 빅테크에 대한 숏 베팅의 수익률이 높아도, 수요가 많지 않은 이유는 미국 증시가 결국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이 글로벌 증시를 덮친 2022년에도 미국 인버스 ETF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았다고 운용업계에선 입을 모았다.
게다가 인버스 상품은 보통 실시간 대응을 하는 상품인데 대응이 비교적 어려운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ETF로 투자하기보다는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되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인버스 상품을 사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실제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나스닥이 3% 가까이 빠졌음에도 ‘KODEX 미국나스닥100’에는 871억원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됐고, ‘TIGER 미국나스닥100’에도 479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KODEX 미국 S&P500’에도 835억원 규모의 돈이 몰리면서 하락장에도 추가 매수세가 들어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함께 경기 침체가 고개를 들어도, 이 같은 투자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백데이터를 봤을 때 미국 증시는 늘 우상향했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결국 미국 증시는 버티면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미국 증시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