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납치·감금 등 범죄 피해 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범행 조직에서 극적으로 탈출 후 캄보디아 측 대처를 고발한 후일담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 | 캄보디아 프놈펜 남서부 시하누크빌 주 한 건물에서 경찰에 체포된 보이스피싱 조직원들, 캄보디아 국영통신사APK가 공개했다. (사진=AP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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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기적적으로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서 탈출해 경찰에 보호를 요청했지만 그들에게도 돈을 주고서야 풀려났다는 경험담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20대 초반 동생 A씨가 허리디스크가 생길 정도로 격렬한 탈출을 감행해 경찰서를 찾았지만 경찰이 피해자 편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제대로된 진료도 받지 못했고 사실상 조사를 이유로 또다시 감금된 것과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빨리 풀려나기 위해 현지 경찰에 돈을 지불했는데 금액은 대략 1만~2만 달러 선이라고 한다. 대사관과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해도 즉각적인 파견이 어려운 현실에서 피해자 가족은 현지 목사를 통해 경찰에 비용을 지불하고 데려오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캄보디아서 활동하는 선교사로부터 “경찰이 납치 조직과 결탁해 피해자를 다시 넘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캄보디아 경찰 일부가 납치 조직에게 매수되어 있다는 의구심을 드러내며, 이로 인해 극적으로 조직에서 탈출한 피해자들은 경찰서 내부에서도 밤새 교대로 불침번을 섰다고 밝혔다.
실제 정명규 캄보디아 한인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탈출에 성공한 듯해도 다시 범죄조직에 끌려가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현지 상황을 전했다. 정 회장은 “이미그레이션이나 공항에서 다시 이들을 데려가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경우는 폭행이 더(심해진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범행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 “단순히 광고를 통해서만 오게 된 것이 아니라 갇혀 있던 친구들을 내보내 준다는 조건으로 ‘새로운 사람들을 유인해 오면 너는 보내줄게’ 라거나 ‘유인해서 데리고 오면 돈을 지급을 해 주겠다’라는 경우도 봤다”고 현황을 알렸다.
그러면서 이렇게 감금된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 마약 운반, 로맨스 스캠, 주식 리딩방, 온라인 카지노 등 다양한 범죄에 얽히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