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사고 싶어도 못 사”…금거래소도 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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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폭등에 골드바 수요 폭발]
금 온스당 4100달러 …g당 21만9360원
은도 덩달아 인기 …가격 5개월새 80%↑
시중銀 9월 실버바 판매 40억원대 돌파
"당분간 투자 쏠림 …금리 흐름에 주목"
  • 등록 2025-10-14 오후 5:57:50

    수정 2025-10-14 오후 6:58: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값 급등 여파로 시중은행의 골드바 판매가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한국조폐공사가 지난 10월부터 납품을 멈춘 데 이어 대체 공급처인 한국금거래소마저 수급 차질을 이유로 은행 공급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금 실물 확보 경쟁이 심화하면서 올 초 발생한 ‘골드바 품귀 사태’가 재연될 조짐이다.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커지며 일부는 은 등 대체 투자처로 이동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챗GPT)
조폐공사, 연말까지 은행 납품 중단…금거래소도 중단 검토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9월 23일 은행권에 공문을 보내 골드바의 한시적 판매중단을 요청한 뒤 이달 1일부터 모든 납품을 중단했다. 조폐공사는 금값 급등으로 실물 수요가 폭발하면서 생산 일정이 밀려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판매 재개 계획이 없으며 공급 재개는 내년 1월 2일로 예정돼 있다. 이 영향으로 KB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조폐공사 골드바 실물 판매가 줄줄이 멈췄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현재 시중은행은 한국금거래소 제품만 한정적으로 판매 중이지만 이마저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는 지난해 10월 30일부터 10g·100g 제품 판매를 중단했고, 현재 1㎏ 제품만 남아 있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본점 기준으로 1㎏ 골드바를 구입하면 약 4주가 소요되며 은행을 통한 주문은 물류 절차를 포함해 4주 이상 걸린다”며 “금거래소는 수요가 더 늘어나면 은행 납품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금값 급등의 배경에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달러 강세, 글로벌 ETF 자금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으로 달러 가치가 높아졌음에도 중동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가 안전자산으로 회귀했다. 국제 금 선물가격은 이날 기준 온스당 4100달러를 돌파했고,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맞물리며 국내 금 시세를 끌어 올렸다.

월가에서는 달러 약세와 재정 불안 속에 금을 ‘국채 대체 자산’으로 매입하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기준 99.99% 순도 1㎏ 금 시세는 전장보다 4.5% 오른 1g당 21만 936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자 수익이 없는 금이 올해 모든 자산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수단이자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지만 최근에는 주가와 함께 오르는 이례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값 상승의 핵심은 유동성 확대와 국채 대체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부각한 데 있고 이는 유동성의 ‘탐욕’과 재정 신뢰성 약화에 대한 ‘공포’가 결합한 결과다”며 “단기적으로는 금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하겠지만 앞으로 금리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골드바 품귀에 실버 인기도 급증…“조정 리스크 유의”

금 실물 수급이 경색되자 투자자들은 ‘은’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3.75g(1돈) 기준 은값은 5월 중순 6000원대에서 현재 1만 1000원대로 치솟아 5개월 새 80% 가까이 급등했다. 전기차·태양광 산업 수요 확대에 더해 금의 대체재로 은을 매입하는 개인투자자가 급증한 결과다.

주요 시중은행의 9월 한 달 실버바 판매액은 42억 7000만원으로 처음으로 40억원대를 돌파했다. 이달 들어서만 이틀 만에 20억원이 팔리며 지난해 연간 판매액(8억원)의 2.5배를 이미 넘어섰다. 올해 누적 판매액은 104억 5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배 이상 증가했다. 신한·KB국민·우리은행 등은 판매 지점과 물량을 확대하고 있으나 일부 품목은 예약이 몰리며 이틀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편 금 실물 대신 계좌로 거래하는 ‘골드뱅킹’ 상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금 시세가 급등하면서 현물보다는 세제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을 선호하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 잔액은 이달 초 기준 1조 5130억원으로, 지난해 말(7822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에서는 실물 없이 은 시세에 투자할 수 있는 ‘실버뱅킹’ 상품도 확산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운영 중인 ‘실버리슈(실버테크)’ 계좌의 잔액은 현재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초 발생했던 골드바 판매 중단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폐공사와 금 거래소 모두 공급이 막히면 시중은행 골드바 판매는 전면 중단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상황은 이미 그 직전 단계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물량 확보가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라 고객 대기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금 실물보다는 비 실물 투자나 은 상품으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은 조폐공사 납품 재개 일정과 금값 조정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귀금속 투자 쏠림 현상이 지속할 것이다”며 “국제 유동성 축소나 금리 인상 재개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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