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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AI가 미국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은 매우 작고 정확히 계산하기도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그 흔적은 점점 또렷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액세서리’ 항목이다. 1990년대 후반 미국 정부가 집계를 시작한 이래 이 항목 가격은 거의 늘 꾸준히 떨어져 왔다. 그런데 올해 들어 가격이 치솟으면서 최근 1년간 상승률이 약 14%에 달했다. 사상 최고치다.
AI 관련 부품 상당수가 해외에서 생산되는 탓에 미국 기업들의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컴퓨터 수입액은 올해 1분기 930억달러(약 139조6000억원)로 지난해 1분기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의 기록적 급증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수입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입은 40%, 컴퓨터 액세서리 수입은 37% 각각 증가했다.
AI 혁명은 좀처럼 식을 기미가 없다. AI 컴퓨터 칩의 절대 강자인 엔비디아는 미국 증시 마감 후 또 한 번 깜짝 호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심한 수요는 가격이 쉽게 안정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애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선 또 하나의 골칫거리다. 실제로 일부 연준 인사들은 이미 우려를 드러냈다. 연준은 5월 회의 의사록에서 “여러 참석자가 강력한 AI 투자 지출과 관련된 가격 압력이 여러 산업의 투입 비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역설적인 것은 AI가 그동안 고물가를 잡을 핵심 해법으로 여겨져 왔다는 점이다. 노동자와 기업의 효율을 높여 사업 비용을 낮추고, 나아가 물가까지 떨어뜨릴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될 수 있어도, 지금 당장은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서에서 “AI 기술이 궁극적으로 생산 비용을 낮춘다면 그 결과는 물가 하락(디플레이션)으로 나타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재 AI 인프라 구축은 경제에 물가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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