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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피 찾다 하루 끝…육군, 사격훈련 개혁 어디까지 왔나[김관용의 軍界一學]
    탄피 찾다 하루 끝…육군, 사격훈련 개혁 어디까지 왔나
    김관용 기자 2026.03.07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 사격훈련에서 한때 가장 중요한 과업은 ‘사격’이 아니라 ‘탄피 찾기’였습니다. 훈련 중 탄피 하나라도 사라지면 사격은 즉시 중단됐고, 사격장은 순식간에 수색 현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장병들은 사격보다 바닥을 뒤지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이 때문에 많은 부대는 소총에 ‘탄피받이’를 장착한 채 사격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탄피가 튀어 나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장비입니다. 그러나 이 장비는 실제 전투에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탄피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약실이나 노리쇠 사이에 끼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전과 동떨어진 훈련이라는 지적이 이어진 이유입니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육군은 2024년 ‘사격훈련 실전성 제고’를 내세워 교육훈련 체계 개편에 착수했습니다. 실전에서 사용하지 않는 장비와 절차를 과감히 줄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개혁의 출발점은 탄피 관리 규정이었습니다. 육군은 규정 제46조의 ‘탄피 100% 회수’ 문구를 ‘회수한 탄피 반납’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이에 따라 특전사와 군단 특공부대, 전방 사단 수색대대 등을 중심으로 탄피받이를 사용하지 않는 사격훈련을 시범적으로 실시했습니다.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제도 보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탄피 100% 회수’ 규정 못없애그러나 탄피 관리 규정 개정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탄약 관리와 장병 안전 문제가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사격장에서 탄피 수량을 정확히 확인하는 절차는 실탄 유출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관리 기준입니다. 특히 사격장이 숲이나 야지에 위치한 경우 탄피 분실 가능성이 큽니다. 탄피 수량이 맞지 않으면 실탄이 외부로 유출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집니다.탄피받이 없는 사격 훈련 모습. 사격 위치에 매트를 깔아 탄피를 쉽게 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출처=국방일보)사격장 환경도 변수였습니다. 일부 사격장은 잔디나 수풀이 많아 탄피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관리 기준을 완화 할 경우 오히려 탄약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습니다.탄피 규정 개정은 멈췄지만, 사격훈련 방식 자체는 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사격술 훈련은 50·100·200m 거리별 표적이 일정한 순서로 등장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수는 표적이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 미리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숙달 훈련에는 유용하지만 실제 전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이에 육군은 ‘무작위 임의표적’, 이른바 돌연 표적 사격을 도입했습니다. 표적이 임의의 순서로 나타나도록 해 전투 현장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방식입니다. 또 근접전투 사격 훈련도 확대했습니다. 적과 예상치 못한 거리에서 갑작스럽게 마주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입니다.일부 부대에서는 분대 단위 지정 사수 운용 개념도 도입했습니다. 원거리 조준경을 장착한 보병 분대 소총수를 사실상 지정 사수로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현대전에서 분대 단위 정밀 사격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입니다.탄피 관리 규정이 유지되면서 육군은 다른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CCTV 설치와 매트 도입 등 사격장 환경 개선입니다. CCTV를 통해 탄 사용과 회수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사격장 바닥에 매트를 설치해 탄피가 흙이나 수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사격장 현대화가 진행된 일부 부대에서는 현재도 탄피받이 없이 사격훈련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육군 설명입니다. 특공연대 장병들이 개선된 훈련방법에 따른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육군)◇“개인 사격술, 보병 전투력의 근간”첨단 무기체계와 네트워크 중심전, 인공지능 기반 전장관리체계가 강조되는 시대에 웬 개인 사격술이냐 하겠지만, 개인의 사격 능력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미 육군 교범은 개인화기 사격훈련 관련 내용에서 “개인의 사격술이 보병 살상력(전투력)의 근간(Individual marksmanship is the foundation of infantry lethality)”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상전의 최종 승패는 적을 정확히 조준해 무력화할 수 있는 개별 보병의 숙련도에 달렸다는 본질을 설명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정지 표적 사격만이 아니라 △이동 △상황 판단 △다수 표적 대응을 포함한 전투사격 개념을 제시합니다. 도시전 경험이 많은 이스라엘군 역시 근거리 교전 상황을 가정한 사격훈련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갑작스럽게 적을 마주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일반적입니다. 사격과 이동, 엄폐, 팀 단위 전술이 동시에 이뤄집니다. 육군의 사격훈련 개혁은 아직 진행형입니다. 돌연표적 사격과 근접전투 사격, 분대 지정사수 운용 등 변화는 분명 의미 있는 시도입니다. 하지만 훈련 방식만 바뀐다고 해서 실전성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격장 환경, 탄약 운용, 안전 규정, 평가 방식 등 제도와 인프라가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특히 우리 군 사격훈련은 여전히 ‘점수 중심’ 문화가 강합니다. “사격 1급 몇 명 나왔느냐”가 부대 성과처럼 여겨집니다. 사격 점수는 개인 숙련도를 측정하는 지표가 될 수는 있지만 전투력 그 자체는 아닙니다. 실제 전투에서는 정지 표적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얼마나 빠르게 표적을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 그리고 분대 단위 전술 속에서 화력을 운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최근 전장의 변화는 이러한 문제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타난 소형 드론과 근거리 무인기 위협은 보병 개인의 사격 능력과 대응 속도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 군의 사격훈련이 단순히 ‘총을 쏘는 훈련’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 침상마다 칸막이·화장실 밖 세탁기…육군은 '공간력' 실험중[김관용의 軍界一學]
    침상마다 칸막이·화장실 밖 세탁기…육군은 '공간력' 실험중
    김관용 기자 2026.02.2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공간은 행동을 바꾼다. 그리고 문화를 만든다.”육군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공간력(空間力)’ 개념의 출발점입니다. 단순히 낡은 건물을 보수하거나 도색하는 수준을 넘어, 장병이 생활하고 훈련하고 소통하는 모든 공간을 전략적으로 설계해 전투력과 조직문화를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발상입니다. ◇육군 “공간은 과소평가된 전력 요소”육군의 공간력 정의는 이렇습니다. 사람을 모으고 머물게 하는 공간의 매력이 곧 힘이고, 공간 개선을 통해 장병을 모으고 머물게 해 소통과 변화, 단결을 촉진하는 역량입니다. 환경미화가 아니라 ‘전투력과 직결된 인프라 혁신’이라는 얘기입니다.공간력 사업을 통해 개선된 11사단 시범부대의 쉼터에서 장병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육군)육군은 공간을 ‘가장 핵심적이지만 가장 과소평가된 요소’라고 판단했습니다. 좁고 어두운 공간은 행동을 위축시키고 사기를 저하시키지만, 반대로 밝고 개방적인 공간은 협력과 집중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군에서 공간의 의미는 더욱 직접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좋은 생활·교육·훈련 환경이 교육 몰입도와 무기 숙련도를 높이고, 사기와 단결력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전투력 상승으로 이어진다는게 육군의 판단입니다. 공간은 복지 차원이 아니라 ‘전력 요소’라는 얘기입니다.실제로 공간은 구조를 바꾸고, 구조는 문화를 바꾼다는 명제는 일부 증명됩니다. 영국 킹스데일 고등학교 사례는 공간 개선 이후 무단결석 감소, 시험 합격률 증가, 우발적 사고 90% 감소라는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민간은 이미 공간을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공간혁신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학교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도 매년 공간혁신 우수사례집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공간력 사업, 2036년까지 전 대대 확대이에 따라 육군도 수도방위사령부와 미사일전략사령부, 36사단 등에서 일부 공간력 혁신을 추진했습니다. 기존 화장실에 세탁기를 두던 것에서 탈피해 세탁 공간을 분리시키고 이를 민간 세탁시설 수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활용도 낮은 다용도실을 개방형 소통 공간으로 전환하는가 하면, 도서관·체력단련실·의무실의 조도·동선·가구 배치 개선을 통해 이용률과 체감 만족도를 향상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4개 대대의 사고발생 건수가 기존 110건에서 59건으로 46% 감소했고, 인력획득도 기존 10명 수준에서 25명으로 증가했다는게 육군 설명입니다. 공간력을 통해 개선된 11사단 시범부대의 생활관 침실 공간의 모습. 현재는 6인 1실로 장기적으로는 4인 1실로 바뀔 예정이다. (사진=육군)공간력을 통해 개선된 11사단 시범부대의 생활관 침실 외부 공간 모습 (사진=육군)공간력을 통해 개선된 11사단 시범부대의 생활관 전투준비실 모습. 과거에는 군장 및 장구류도 개인 침상에 비치했지만, 혁신 사업을 통해 별도 공간으로 분리됐다. (사진=육군)지난 25일 찾은 육군 공간력 혁신 시범부대 중 하나인 11기갑사단 예하 철마대대는 개인 휴식 및 취침 공간과 전투 장구 착용 등의 임무 공간을 분리해 완전히 다른 병영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TV와 공용 의자·테이블, 전투장구 비치 장소와 침실을 분리시킨 것입니다. 또 개인 침상 마다 버티컬을 설치해 독립 공간을 보장하는가 하면, 병영생활관 조도를 높여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부대 행정실 역시 민간 회사 수준의 사무실 배치와 조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육군은 2036년 완료를 목표로 공간력 혁신 10개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6년에는 215억4000만 원을 투입해 7개 시범부대를 외부 전문업체 주도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설계 단계부터 해당 부대 장병이 참여하는 ‘사용자 중심’ 방식입니다. 이후 2027년부터 2036년까지 매년 30개 부대씩, 총 797개 대대급 부대를 국방중기계획에 반영해 확대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우려와 괴리, 투자 우선순위 논란도그러나 일부 현장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공간력 취지는 이해하지만, 예하부대에서는 없는 예산을 끌어다 쓰거나 간부들이 직접 도배·용접·페인트 작업까지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육군참모총장의 지휘 방침을 따르느라 일부 지휘관들이 예산을 먼저 확보하기보다 자체적으로 공사를 서두르거나, 간부들이 사실상 ‘인테리어 인력’처럼 동원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육군 측은 “공간력 사업은 해당 부대 요구사항을 종합해 외부 전문업체를 통해 설계·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해명합니다. 지휘 의도와 현장 집행 사이의 괴리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공간력을 통해 개선된 11사단 시범부대의 세탁방에서 장병들이 대기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 뿐만 아니라 휴식 공간이 함께 마련돼 민간 세탁방 이상의 수준을 자랑한다. (사진=육군)공간력을 통해 개선된 11사단 시범부대의 세탁방 모습 (사진=육군)사실 상급 지침이 내려오면 현장에서는 이를 지금 당장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산이 본격 반영되기 전 단계에서 자체 개선을 서두르거나, 보여주기식 정비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전문업체 시공과 예산 반영을 전제로 하는 제도적 사업인지, 아니면 부대별 자율적 환경정비 경쟁으로 변질되고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재확인과 현장 점검이 필요합니다. 안 그래도 빠듯한 국방 예산 상황에서 공간 개선에 재원을 투입하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력 증강, 장비 현대화, 훈련 강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 시점에 ‘공간’에 예산을 쓰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입니다. 육군은 공간 개선이 장비 투자와 대립되는 항목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장비 숙련도와 훈련 몰입도, 사고 예방은 결국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논리입니다. 안전한 체력단련 환경은 부상 감소로 이어지고, 쾌적한 교육 환경은 숙련도 향상으로 연결되며, 안정된 생활 환경은 간부 이탈률 감소와 인력 확보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공간력을 통해 개선된 11사단 시범부대의 쉼터에서 장병들이 토의를 하고 있다. (사진=육군)◇“강한 육군, 무기에서만 나오지 않는다”공간력 사업이 전투력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다는 정량적 지표와 경험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는다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고 감소, 인력획득 증가, 민원 감소, 부대 만족도 등이 수치로 입증된다면 투자 논리는 힘을 얻게 됩니다. 결국 제기되는 문제점의 핵심은 공간력 사업은 전투력과의 직접적 연계성, 성과 검증 체계, 본연 임무에 부담을 주지 않는 집행 방식 등에 좌우될 가능성이 큽니다. 육군이 강조하는 공간력의 취지가 현장에서 전투력 향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비용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증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그래도 육군의 이번 실험은 나름의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을 존중하는 공간, 머물고 싶은 공간, 소통이 자연스러운 공간은 사기와 신뢰를 만들고 신뢰는 전투력으로 환산될 것이라는 철학적 고민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강한 육군은 무기에서만 나오지 않고, 결국은 사람을 품는 공간에서 시작된다는 명제가 어떻게 증명될지 기대됩니다.
  • 李대통령이 던진 국군의 화두…특정 군 아닌 하나의 군으로[김관용의 軍界一學]
    李대통령이 던진 국군의 화두…특정 군 아닌 하나의 군으로
    김관용 기자 2026.02.2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해·공군, 해병대라는 각자의 영역을 넘어 ‘하나의 군’이 될 때 영토와 국민 수호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임관식에서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합동성 강화를 우리 군 목표로 제시한 것입니다. 이날 임관식 주제도 ‘국가수호의 선봉, 하나되어 미래로’ 였습니다.◇대통령, 9년 만에 합동임관식 주관장교 임관식은 역대 정부를 거치며 정권의 국방 철학에 따라 달랐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각 사관학교 졸업·임관식이 날짜를 달리해 열렸고, 대통령이 순환 방문하는 방식이 관례였습니다. 반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 일정 부담 등을 이유로 통합임관식 체제가 도입됐습니다. 2011년부터는 계룡대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국군간호사관학교, 육군3사관학교, 학군·학사 장교를 포함한 합동임관식이 진행됐습니다. 박근혜 정부도 이를 유지했습니다.20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신임 장교들이 이재명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2018년부터 다시 개별 임관식 참석으로 전환했습니다. 합동성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던 통합 방식이 사실상 대통령 일정 편의를 위한 측면이 컸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육·해·공 및 간호사관학교와 3사관학교 졸업식을 모두 방문해 사상 처음으로 5개 사관학교 졸업식을 모두 찾은 대통령으로 기록됐습니다.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했고, 2024년에는 학군장교 임관식을 주관했습니다. 2025년에는 12·3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 직무 정지 상황에서 최상목 권한대행이 공군사관학교에서 임관식을 주관했습니다.이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2017년 이후 9년 만에 개최한 통합임관식은 군종 간 벽을 허물어 합동성을 강화하고 대한민국 국군의 미래 변화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다. 대선 공약이었던 사관학교 통합 구상도 재차 언급하며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해 미래 전장을 주도할 국방 인재를 더욱 체계적으로 양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군종 탈피·민주적 통제·미래전 대응합동성은 이미 법적으로 규정돼 있다. 국군조직법 제2조와 제9조는 국군이 합동작전 수행 체제를 지향하고, 합동참모의장이 각 군을 통합 지휘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육군 중심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북한과 육로로 맞닿은 안보 환경과 대규모 지상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지상 전력 유지가 우선시되면서 전체 병력의 75% 이상이 육군으로 구성됐습니다. 한미 연합 작전 체제에서 공군과 해군은 미군의 지원을 받는 구조였기에, 한국군은 상대적으로 지상군 유지에 집중해 온 측면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합참과 국방부 주요 보직 역시 육군 장성이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0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모자를 던지며 임관을 자축하는 신임 장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 같은 편중 구조는 특정 군종 중심의 권력화 논란과 맞물려 군 내부 균형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군의 정치적 중립성과 지휘 체계의 독립성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도 커졌습니다.합동성 최우선이라는 메시지는 군이 특정 세력이나 군종의 이익이 아닌, 국가 전체의 통합된 방위 역량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군 내부의 견제와 균형을 맞추고, 시스템에 의한 ‘합동 지휘 체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민주적 통제의 표현입니다. 이에 더해 합동성은 미래전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미래전은 다영역 작전(MDO)입니다. 우주, 사이버, 해양 전력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육군 위주의 비대해진 구조는 오히려 비효율적입니다. ‘합동성’을 명분으로 인력 중심의 지상군 구조를 효율화하고, 첨단 전력 중심의 해·공군 비중을 높이는 국방 구조 개혁의 신호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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