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부

최훈길

기자

최훈길의 뒷담화

  • 3천억 혈세 투입했는데 ‘IT 참사’ 왜 벌어졌나[최훈길의뒷담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6만1401건. 보건복지부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2차 개통된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신고된 오류 건수입니다. 시스템이 먹통이 됐고, 하루에 많게는 6000건 넘는 오류가 신고됐습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사업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12년 만에 전면 개편하는 것입니다. 8년간 총 3496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됩니다. 이같은 대규모 정부 프로젝트인데 불과 10여일 만에 6만건 넘는 오류가 왜 발생했을까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필요성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4년 2월 당시 송파 세 모녀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 민낯을 보여줬습니다. 이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 후속조치가 잇따랐고, 2018년 5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습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송파 세 모녀가 우리 사회에 남기고 간 ‘유산’이었던 것입니다. 이 시스템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스’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2700만명에 이르는 복지 대상자들은 일일이 서류를 챙겨 복지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내게 필요한 정보를 몰라서 신청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이스템에 일단 한 번만 신청해 놓으면 나머지는 알아서 조치 됩니다. 안내, 처리, 서류 준비 등이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송파 세 모녀처럼 위기가구를 국가가 먼저 찾아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박모씨(61)와 큰딸 김모씨(35), 작은딸(32)이 2014년 2월 26일 오후 9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세 모녀가 집주인에게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남긴 메모와 현금 70만 원이 든 흰색 봉투가 발견됐다. 이들은 월세 38만원에 전기요금 12만원, 건강보험료 4만9000원가량을 지불했는데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은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충격을 안겼다. (사진=서울경찰청)◇준비 미흡했는데 왜 개통 강행했나이렇게 사회적 의미가 크고 수년간 준비했는데, 6만건 넘는 오류가 발생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구축하는 시스템 규모가 커지다 보니 오류도 과거보다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사회보장정보원의 노대명 원장도 지난달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스템 오류 원인을 ‘데이터 규모’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 시스템은 126개 기관과 2700여개의 데이터를 연계합니다. 시스템에 참여한 기업 책임론도 제기됩니다. 이번 시스템은 지자체 공무원용 ‘행복이음’,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용 ‘희망이음’, 대국민 서비스인 ‘복지로’로 구성됐습니다. ‘공공 소프트웨어(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에 따라, 대·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맺었습니다. 한국정보기술이 행복이음, VTW는 희망이음, LG CNS는 복지로 구축을 맡았습니다. 이번 오류는 한국정보기술, VTW가 맡은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이들 중소업체에서 개발자들이 잇따라 퇴사하면서 제때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선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취지로 도입된 ‘공공SW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로 시스템 성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반면 중소기업 측에서는 LG CNS가 담당한 데이터 이관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여파라고 밝혔습니다. 어찌 됐든 대·중소기업 간 팀워크 과정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개통된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신고된 오류가 6만1401건에 달했다. 보건복지부가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힌 지난 16일 이후에도 오류 신고가 2만3106건(파란색 표시 부분) 접수됐다. (사진=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복지부가 무리하게 개통을 강행한 점입니다. 이렇게 준비가 미흡했다면 개통 시기를 늦추는 게 맞습니다. 개통 시기를 늦춰서 철저하게 준비하고 개통했다면 6만건 넘는 오류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실무를 맡은 공무원이나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기업들이 이같은 의견을 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윗선에서 이같은 결정을 선제적으로 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복지 컨트롤타워 부재가 빚은 IT 참사하지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는 현재도 공석입니다. 정호영·김승희 전 후보자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잇따라 지목됐지만, 모두 낙마했습니다. 정호영·김승희 전 후보자 중 누군가가 임명됐더라도 이들 모두 복지 전문가는 아닙니다. IT 시스템을 정비해 위기가구 발굴·구제를 하려면 꼼꼼한 복지 전문성이 필요한데, 그동안 인사가 이를 제대로 고려했는지 의문입니다. 보건복지위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방대한 시스템 개편인데 서로 원활한 조율 없이 각자 자기 업무만 했다”며 “복지부 장관 공석으로 제대로 된 결정을 하지 못하고, 인사이트를 가지고 미리 내다보지 못하고 무리하게 개통하는데 급급했다”고 꼬집었습니다. 개별 공무원·기업의 잘잘못을 넘어 전체를 총괄·조정하는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사진=보건복지부)오는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번 사태 원인, 대책을 놓고 전방위 논의가 될 전망입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인사청문회에서 “기재부 출신이기 때문에 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시계에서 정책을 설계할 수 있다”며 기재부 출신 논란에 선을 그었습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에도 올해 세종·수원 등 곳곳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위기가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IT 기술을 통해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찾고 지원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복지 컨트롤타워가 지금처럼 공석이거나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경우 제2·제3의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재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살림살이가 점점 팍팍해 지는 오늘, 복지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정책 오류와 혼선으로 더이상 이어지지 않길 바랍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최훈길 기자 2022.10.01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6만1401건. 보건복지부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2차 개통된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신고된 오류 건수입니다. 시스템이 먹통이 됐고, 하루에 많게는 6000건 넘는 오류가 신고됐습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사업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12년 만에 전면 개편하는 것입니다. 8년간 총 3496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됩니다. 이같은 대규모 정부 프로젝트인데 불과 10여일 만에 6만건 넘는 오류가 왜 발생했을까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필요성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14년 2월 당시 송파 세 모녀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 민낯을 보여줬습니다. 이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 후속조치가 잇따랐고, 2018년 5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습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송파 세 모녀가 우리 사회에 남기고 간 ‘유산’이었던 것입니다. 이 시스템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스’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2700만명에 이르는 복지 대상자들은 일일이 서류를 챙겨 복지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내게 필요한 정보를 몰라서 신청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이스템에 일단 한 번만 신청해 놓으면 나머지는 알아서 조치 됩니다. 안내, 처리, 서류 준비 등이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송파 세 모녀처럼 위기가구를 국가가 먼저 찾아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박모씨(61)와 큰딸 김모씨(35), 작은딸(32)이 2014년 2월 26일 오후 9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세 모녀가 집주인에게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남긴 메모와 현금 70만 원이 든 흰색 봉투가 발견됐다. 이들은 월세 38만원에 전기요금 12만원, 건강보험료 4만9000원가량을 지불했는데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은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충격을 안겼다. (사진=서울경찰청)◇준비 미흡했는데 왜 개통 강행했나이렇게 사회적 의미가 크고 수년간 준비했는데, 6만건 넘는 오류가 발생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구축하는 시스템 규모가 커지다 보니 오류도 과거보다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사회보장정보원의 노대명 원장도 지난달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스템 오류 원인을 ‘데이터 규모’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 시스템은 126개 기관과 2700여개의 데이터를 연계합니다. 시스템에 참여한 기업 책임론도 제기됩니다. 이번 시스템은 지자체 공무원용 ‘행복이음’,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용 ‘희망이음’, 대국민 서비스인 ‘복지로’로 구성됐습니다. ‘공공 소프트웨어(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에 따라, 대·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맺었습니다. 한국정보기술이 행복이음, VTW는 희망이음, LG CNS는 복지로 구축을 맡았습니다. 이번 오류는 한국정보기술, VTW가 맡은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이들 중소업체에서 개발자들이 잇따라 퇴사하면서 제때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각에선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취지로 도입된 ‘공공SW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로 시스템 성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반면 중소기업 측에서는 LG CNS가 담당한 데이터 이관이 완벽하게 되지 않은 여파라고 밝혔습니다. 어찌 됐든 대·중소기업 간 팀워크 과정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개통된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신고된 오류가 6만1401건에 달했다. 보건복지부가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힌 지난 16일 이후에도 오류 신고가 2만3106건(파란색 표시 부분) 접수됐다. (사진=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복지부가 무리하게 개통을 강행한 점입니다. 이렇게 준비가 미흡했다면 개통 시기를 늦추는 게 맞습니다. 개통 시기를 늦춰서 철저하게 준비하고 개통했다면 6만건 넘는 오류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실무를 맡은 공무원이나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 기업들이 이같은 의견을 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윗선에서 이같은 결정을 선제적으로 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복지 컨트롤타워 부재가 빚은 IT 참사하지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는 현재도 공석입니다. 정호영·김승희 전 후보자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잇따라 지목됐지만, 모두 낙마했습니다. 정호영·김승희 전 후보자 중 누군가가 임명됐더라도 이들 모두 복지 전문가는 아닙니다. IT 시스템을 정비해 위기가구 발굴·구제를 하려면 꼼꼼한 복지 전문성이 필요한데, 그동안 인사가 이를 제대로 고려했는지 의문입니다. 보건복지위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방대한 시스템 개편인데 서로 원활한 조율 없이 각자 자기 업무만 했다”며 “복지부 장관 공석으로 제대로 된 결정을 하지 못하고, 인사이트를 가지고 미리 내다보지 못하고 무리하게 개통하는데 급급했다”고 꼬집었습니다. 개별 공무원·기업의 잘잘못을 넘어 전체를 총괄·조정하는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사진=보건복지부)오는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번 사태 원인, 대책을 놓고 전방위 논의가 될 전망입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27일 인사청문회에서 “기재부 출신이기 때문에 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시계에서 정책을 설계할 수 있다”며 기재부 출신 논란에 선을 그었습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에도 올해 세종·수원 등 곳곳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위기가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IT 기술을 통해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찾고 지원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복지 컨트롤타워가 지금처럼 공석이거나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경우 제2·제3의 송파 세 모녀 사건이 재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살림살이가 점점 팍팍해 지는 오늘, 복지 컨트롤타워의 부재가 정책 오류와 혼선으로 더이상 이어지지 않길 바랍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바이든·구글·IBM은 왜 ‘꿈의 기술’을 준비하나[최훈길의뒷담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우리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사고의 주범인 사람이 없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이 자율주행 연구의 계기가 됐습니다. 세상에 없는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우리는 기존의 혁신 수준보다 10배 이상의 혁신을 추구합니다.”4년 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만났던 구글 관계자는 이처럼 인상적인 얘기를 했습니다. 구글이 뛰어든 자율주행,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이 이같은 상상력과 혁신을 토대로 시도된 분야라는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변화를 추구하는 구글이 이번에는 어떤 미래기술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그것은 바로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y)입니다. 나노보다 작은 양자의 특성을 이용하면 기존 컴퓨터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정보 처리가 가능해집니다. 양자컴퓨터는 현재 컴퓨터보다 30조배 이상 빠른 연산이 가능합니다. 양자 특성을 이용하면 슈퍼컴퓨터로 100만년 이상 걸리는 게 양자컴퓨터로는 10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양자기술은 차세대 첨단 미래기술 ‘끝판왕’으로 불립니다. 양자기술 얘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에 한미 양국이 의미 있는 시도를 시작해서입니다. 미국 백악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양자기술 협력센터 개소식을 열었습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 양자기술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신호탄’을 쏜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여서 주목됩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5월 정상회담에서 신기술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5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밝힌 공동성명에서 양자기술 등 핵심·신흥 기술을 보호하고 진흥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구글이 2019년에 개발한 양자컴퓨터 ‘시커모아’. 절대온도(-273도)에서 작동하는 양자컴퓨터는 전도율이 높은 순금으로 제작된다. (사진=구글)양자 특성을 이용하면 슈퍼컴퓨터로 100만년 이상 걸리는 게 양자컴퓨터로는 10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같은 한미 협력이 주목되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양자기술을 놓고 패권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2018년에 국가양자과학법을 제정해 양자기술을 미국의 안보를 위한 전략기술로 지정하고 1조원 넘게 투자 중입니다. 중국은 2017년에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위성을 발사하고 17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일본은 양자기술, AI, 바이오를 3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했습니다. 민간 기업도 뛰어들었습니다. 구글과 IBM이 앞서 가고 있습니다. 구글은 2019년에 양자컴퓨터 ‘시커모아’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리는 연산을 단 200초 만에 푸는 컴퓨터입니다. IBM은 2019년에 세계 최초로 범용 양자컴퓨터인 IBM ‘퀀텀 시스템 원’(Q System One)을 출시하고 잇따라 후속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현대차(005380)도 양자기술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양자기술이 미래 산업 생태계를 바꿀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컴퓨터보다 30조배 이상 빠른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전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입니다. 수명이 오래가는 배터리, 불치병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 급변하는 시장에 대비한 금융상품 개발, 그린 에너지 개발까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미주 권역 양자기술 협력 거점인 한-미 양자기술 협력센터의 개소식이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왼쪽에서 네번째), 그레첸 캠벨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양자조정실 부국장(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미국 대비 우리나라의 양자기술은 약 81.3% 수준이다. 단위=%.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9년 ICT 기술수준 조사)물론 양자기술이 전면적으로 상용화되기까지는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다만 실현됐을 경우 기존 산업 생태계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습니다. 우리만 넋 놓고 있다가는 양자기술 분야의 지적재산권(IP)과 특허를 모두 뺏길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국제표준을 모두 선점하면 이미 때가 늦습니다. 바이든, 구글, IBM 등이 양자기술 선점에 나선 것을 주목하는 게 필요한 이유입니다.우리나라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양자기술법 제정, 인재 양성, 연구개발(R&D) 투자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200명 정도 수준에 불과한 전문 연구 인력을 늘리는 게 시급합니다. 정부든 민간이든 양자기술을 발전시키려면 전문 인력 양성이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늦어질수록 해외로 인재 유출이 가속화될 우려가 큽니다. 정권에 관계없이 일관성을 가지고 미래기술을 지원하길 기대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최훈길 기자 2022.09.24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우리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사고의 주범인 사람이 없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이 자율주행 연구의 계기가 됐습니다. 세상에 없는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우리는 기존의 혁신 수준보다 10배 이상의 혁신을 추구합니다.”4년 전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만났던 구글 관계자는 이처럼 인상적인 얘기를 했습니다. 구글이 뛰어든 자율주행,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이 이같은 상상력과 혁신을 토대로 시도된 분야라는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변화를 추구하는 구글이 이번에는 어떤 미래기술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그것은 바로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y)입니다. 나노보다 작은 양자의 특성을 이용하면 기존 컴퓨터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정보 처리가 가능해집니다. 양자컴퓨터는 현재 컴퓨터보다 30조배 이상 빠른 연산이 가능합니다. 양자 특성을 이용하면 슈퍼컴퓨터로 100만년 이상 걸리는 게 양자컴퓨터로는 10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양자기술은 차세대 첨단 미래기술 ‘끝판왕’으로 불립니다. 양자기술 얘기를 꺼낸 이유는 최근에 한미 양국이 의미 있는 시도를 시작해서입니다. 미국 백악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양자기술 협력센터 개소식을 열었습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 양자기술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신호탄’을 쏜 것입니다. 이번 연구는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여서 주목됩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5월 정상회담에서 신기술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5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밝힌 공동성명에서 양자기술 등 핵심·신흥 기술을 보호하고 진흥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구글이 2019년에 개발한 양자컴퓨터 ‘시커모아’. 절대온도(-273도)에서 작동하는 양자컴퓨터는 전도율이 높은 순금으로 제작된다. (사진=구글)양자 특성을 이용하면 슈퍼컴퓨터로 100만년 이상 걸리는 게 양자컴퓨터로는 10시간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같은 한미 협력이 주목되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양자기술을 놓고 패권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2018년에 국가양자과학법을 제정해 양자기술을 미국의 안보를 위한 전략기술로 지정하고 1조원 넘게 투자 중입니다. 중국은 2017년에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위성을 발사하고 17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일본은 양자기술, AI, 바이오를 3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했습니다. 민간 기업도 뛰어들었습니다. 구글과 IBM이 앞서 가고 있습니다. 구글은 2019년에 양자컴퓨터 ‘시커모아’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리는 연산을 단 200초 만에 푸는 컴퓨터입니다. IBM은 2019년에 세계 최초로 범용 양자컴퓨터인 IBM ‘퀀텀 시스템 원’(Q System One)을 출시하고 잇따라 후속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현대차(005380)도 양자기술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양자기술이 미래 산업 생태계를 바꿀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컴퓨터보다 30조배 이상 빠른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전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입니다. 수명이 오래가는 배터리, 불치병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 급변하는 시장에 대비한 금융상품 개발, 그린 에너지 개발까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미주 권역 양자기술 협력 거점인 한-미 양자기술 협력센터의 개소식이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왼쪽에서 네번째), 그레첸 캠벨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양자조정실 부국장(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미국 대비 우리나라의 양자기술은 약 81.3% 수준이다. 단위=%.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9년 ICT 기술수준 조사)물론 양자기술이 전면적으로 상용화되기까지는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다만 실현됐을 경우 기존 산업 생태계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습니다. 우리만 넋 놓고 있다가는 양자기술 분야의 지적재산권(IP)과 특허를 모두 뺏길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국제표준을 모두 선점하면 이미 때가 늦습니다. 바이든, 구글, IBM 등이 양자기술 선점에 나선 것을 주목하는 게 필요한 이유입니다.우리나라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양자기술법 제정, 인재 양성, 연구개발(R&D) 투자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200명 정도 수준에 불과한 전문 연구 인력을 늘리는 게 시급합니다. 정부든 민간이든 양자기술을 발전시키려면 전문 인력 양성이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늦어질수록 해외로 인재 유출이 가속화될 우려가 큽니다. 정권에 관계없이 일관성을 가지고 미래기술을 지원하길 기대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구글·메타는 왜 한국인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했나[최훈길의뒷담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1000억4700만원.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가 받은 과징금입니다.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4일 구글·메타에 이같이 처분했습니다. 이번 처분 결과는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역대 최대 과징금입니다. 글로벌 IT 기업의 개인정보(이용자 행태정보) 수집·이용과 관련된 최초 제재이기도 하구요. 우리 정부가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한 건 구글·메타가 중대한 위반을 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일단 개인정보 불법 수집 규모가 상당합니다. 국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가입자 등을 고려하면 4000만명 안팎 한국인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최소 4~6년 이상 무단 수집·활용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년간 사실상 대한민국 전체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게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옵니다.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자사 수익을 위한 광고에도 활용한 게 심각한 범법 행위라는 게 우리 정부 판단입니다. (사진=구글·메타)그렇다면 글로벌 기업인 구글·메타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결국 돈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온라인 이용자들의 행태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려는 목적입니다. 여기서 행태정보는 이용자의 웹사이트·앱 방문 이력, 구매·검색 이력 등입니다. 맞춤형 광고는 이같은 행태정보를 통해 흥미·기호·성향을 분석해 이용자가 관심 가질 만한 광고를 노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캠핑 취미가 있는 철수 씨가 있다고 봅시다. 철수 씨는 주말에 캠핑 가려고 유튜브에 로그인을 한 뒤 캠핑 관련 검색을 했습니다. 그러자 배너 등의 광고로 캠핑 용품 광고가 여기저기에 뜨는 것입니다. 이는 구글이 철수 씨 행태정보를 수집해 광고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캠핑에 관심 많은 철수 씨는 아마도 이 광고를 누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글은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얻어가는 것이구요.이같은 광고 규모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IT 분야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업무 환경이 가속화됐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전문 조사기관인 주니퍼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지출이 올해 4070억달러(565조원)에서 2026년 7530억달러(104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봤습니다. 구글·메타 입장에서는 조만간 1000조원을 돌파하는 디지털 광고 시장이 미래 먹거리인 셈입니다. 이 수익을 위해 이용자 행태정보를 분석해 이용자가 광고를 보도록 유도하려고 하는 것입니다.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구글·메타에 약 1000억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의결했다. 윤 위원장은 “기술을 창조하는 기업은 그 성취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 역시 인정해야 한다”며 “구글과 메타와 같은 개인정보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개인정보 처리자는 이러한 책임성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행태정보를 이용자 몰래 전방위로 수집해 광고에 활용하려는 글로벌 IT 기업의 욕망은 사회적 논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전략과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 침해 우려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을 이용자에게 투명하게 알렸는지를 놓고도 이견이 커질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 법제가 엄격한 유럽을 중심으로 이같은 충돌이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독일 연방대법원은 2020년 6월에 메타가 페북 이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것을 “이용자 선택권을 제한한 착취 행위”라며 경쟁법 위반 판결을 내렸습니다. 프랑스 국가정보자유위원회는 지난 1월 구글과 메타가 인터넷 쿠키 거부 설정을 복잡하게 만들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설정 변경을 어렵게 했다며 구글과 메타에 각각 1억5000만유로(2086억원), 6000만유로(8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구글·메타는 1000조원 디지털 광고 시장, 자사 수익 모델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독일 등 해외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이 문제가 법원으로 갈 수 있습니다. 메타 관계자는 과징금 처분 소식을 접한 직후 이데일리에 “메타는 관련 법안을 모두 준수했다”며 “법원의 판단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사안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적 쟁점은 △구글·메타가 이용자 개인정보 수집·이용 관련해 책임이 있는 개인정보처리자인지 여부 △구글·메타가 이용자들로부터 적법한 유효한 사전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구글·메타는 책임 있는 개인정보처리자인데 이용자들로부터 유효한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구글·메타는 이 발표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입니다. 국내 굴지의 로펌을 통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전을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 등 국내 IT 기업들도 소송 향배를 지켜볼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카카오의 경우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용자 계정정보와 결합하지 않고 이에 대한 동의도 받고 있다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제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같은 네이버·카카오 입장이 사실인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네이버, 카카오는 온라인 광고가 수익이 중심이어서 파장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의 2분기 매출(2조458억원) 중 서치 플랫폼(검색·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이 9055억원(44%)을 차지했습니다. 카카오는 배너광고 지면을 늘리는 동시에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검색광고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수익 창출에 나섰습니다. 향후 소송, 제도 논의가 구글·메타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논의 향배가 중요합니다. 다음 주에도 구글·메타 후속 논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은 경실련·민변·진보네트워크·참여연대 등과 함께 오는 22일 관련 토론회를 엽니다. 익명 처리된 가명정보를 토대로 데이터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 맞춤형 광고로 미래 수익 모델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 전략,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 침해 우려를 제기하는 시민단체 입장 사이에서 균형 있는 묘안이 찾아질지 주목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최훈길 기자 2022.09.17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1000억4700만원.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가 받은 과징금입니다.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4일 구글·메타에 이같이 처분했습니다. 이번 처분 결과는 개인정보보호법 관련 역대 최대 과징금입니다. 글로벌 IT 기업의 개인정보(이용자 행태정보) 수집·이용과 관련된 최초 제재이기도 하구요. 우리 정부가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한 건 구글·메타가 중대한 위반을 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일단 개인정보 불법 수집 규모가 상당합니다. 국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가입자 등을 고려하면 4000만명 안팎 한국인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최소 4~6년 이상 무단 수집·활용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년간 사실상 대한민국 전체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게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옵니다.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자사 수익을 위한 광고에도 활용한 게 심각한 범법 행위라는 게 우리 정부 판단입니다. (사진=구글·메타)그렇다면 글로벌 기업인 구글·메타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결국 돈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온라인 이용자들의 행태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려는 목적입니다. 여기서 행태정보는 이용자의 웹사이트·앱 방문 이력, 구매·검색 이력 등입니다. 맞춤형 광고는 이같은 행태정보를 통해 흥미·기호·성향을 분석해 이용자가 관심 가질 만한 광고를 노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캠핑 취미가 있는 철수 씨가 있다고 봅시다. 철수 씨는 주말에 캠핑 가려고 유튜브에 로그인을 한 뒤 캠핑 관련 검색을 했습니다. 그러자 배너 등의 광고로 캠핑 용품 광고가 여기저기에 뜨는 것입니다. 이는 구글이 철수 씨 행태정보를 수집해 광고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캠핑에 관심 많은 철수 씨는 아마도 이 광고를 누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글은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얻어가는 것이구요.이같은 광고 규모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IT 분야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업무 환경이 가속화됐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전문 조사기관인 주니퍼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지출이 올해 4070억달러(565조원)에서 2026년 7530억달러(1046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봤습니다. 구글·메타 입장에서는 조만간 1000조원을 돌파하는 디지털 광고 시장이 미래 먹거리인 셈입니다. 이 수익을 위해 이용자 행태정보를 분석해 이용자가 광고를 보도록 유도하려고 하는 것입니다.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구글·메타에 약 1000억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의결했다. 윤 위원장은 “기술을 창조하는 기업은 그 성취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 역시 인정해야 한다”며 “구글과 메타와 같은 개인정보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는 개인정보 처리자는 이러한 책임성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행태정보를 이용자 몰래 전방위로 수집해 광고에 활용하려는 글로벌 IT 기업의 욕망은 사회적 논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전략과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사생활’ 침해 우려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을 이용자에게 투명하게 알렸는지를 놓고도 이견이 커질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 법제가 엄격한 유럽을 중심으로 이같은 충돌이 이미 벌어지고 있습니다. 독일 연방대법원은 2020년 6월에 메타가 페북 이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것을 “이용자 선택권을 제한한 착취 행위”라며 경쟁법 위반 판결을 내렸습니다. 프랑스 국가정보자유위원회는 지난 1월 구글과 메타가 인터넷 쿠키 거부 설정을 복잡하게 만들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설정 변경을 어렵게 했다며 구글과 메타에 각각 1억5000만유로(2086억원), 6000만유로(8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내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구글·메타는 1000조원 디지털 광고 시장, 자사 수익 모델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독일 등 해외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이 문제가 법원으로 갈 수 있습니다. 메타 관계자는 과징금 처분 소식을 접한 직후 이데일리에 “메타는 관련 법안을 모두 준수했다”며 “법원의 판단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사안을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적 쟁점은 △구글·메타가 이용자 개인정보 수집·이용 관련해 책임이 있는 개인정보처리자인지 여부 △구글·메타가 이용자들로부터 적법한 유효한 사전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구글·메타는 책임 있는 개인정보처리자인데 이용자들로부터 유효한 사전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구글·메타는 이 발표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입니다. 국내 굴지의 로펌을 통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전을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 등 국내 IT 기업들도 소송 향배를 지켜볼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카카오의 경우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용자 계정정보와 결합하지 않고 이에 대한 동의도 받고 있다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제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같은 네이버·카카오 입장이 사실인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네이버, 카카오는 온라인 광고가 수익이 중심이어서 파장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의 2분기 매출(2조458억원) 중 서치 플랫폼(검색·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이 9055억원(44%)을 차지했습니다. 카카오는 배너광고 지면을 늘리는 동시에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검색광고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수익 창출에 나섰습니다. 향후 소송, 제도 논의가 구글·메타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논의 향배가 중요합니다. 다음 주에도 구글·메타 후속 논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은 경실련·민변·진보네트워크·참여연대 등과 함께 오는 22일 관련 토론회를 엽니다. 익명 처리된 가명정보를 토대로 데이터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 맞춤형 광고로 미래 수익 모델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 전략, 이용자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사생활 침해 우려를 제기하는 시민단체 입장 사이에서 균형 있는 묘안이 찾아질지 주목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1600만 알약 파동…국정원도 놀란 귀신해킹[최훈길의뒷담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1600만명이 사용하는 국산 백신 프로그램 ‘알약’이 오류를 빚는 사태가 지난달 30일 발생했습니다. 정상적인 프로그램을 랜섬웨어로 잘못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알약 업데이트를 하면 컴퓨터가 켜지지도 않는 등 먹통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이는 랜섬웨어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업데이트 시도가 오히려 사태의 ‘불씨’가 된 것입니다. 귀신 랜섬웨어에 감염되면 컴퓨터 화면이 위처럼 바뀌게 된다. (사진=이데일리DB)◇韓 기업만 노리고 자금 탈취 ‘귀신 랜섬웨어’‘알약 파동’의 단초가 된 랜섬웨어는 최근 IT 업계의 최대 골칫거리입니다. 랜섬웨어(Ransomware)는 몸값(Ransom)과 악성코드를 뜻하는 멀웨어(Malware)의 합성어입니다. 시스템을 해킹한 뒤 악성코드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이를 인질 삼아 금전을 요구하는 사이버 공격입니다. 지난 7월에는 대전, 부산, 인천, 춘천 등 30여 지자체에서 운영되는 콜택시 서비스가 랜섬웨어 공격으로 먹통이 됐습니다. 해커는 시스템 파일을 암호화한 뒤 복구해주는 대가로 코인을 달라고 협박했습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 1분기에 70종의 랜섬웨어 신·변종이 출현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기업만을 겨냥해 랜섬웨어 공격을 하고 자금을 갈취하는 해커 집단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귀신(GWISIN)’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국내 의료기관, 제약사, 금융기관 등 불특정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진행 중입니다. 국내 기업만을 겨냥한 대규모 랜섬웨어 공격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귀신 랜섬웨어가 사이버 공격하는 모습. (자료=한국인터넷진흥원)◇“국정원에 신고하지 말라” 협박까지최근 SK쉴더스·KISA 리포트에 따르면, ‘귀신’ 랜섬웨어 공격은 3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빠릅니다. 귀신 랜섬웨어 공격은 기업의 내부 시스템 침투, 내부 구조 확인, 정보 유출, 랜섬웨어 감염까지 평균 21일이 걸렸습니다. 이는 최소 67일이 걸리는 기존 지능형 지속 위협(APT·Advanced Persistence Threat)의 공격 시간보다 3배나 빠른 것입니다. 둘째, 악랄합니다. ‘귀신’ 해커들은 수차례에 걸쳐 돈을 뜯어 갔습니다. 이들은 다크웹을 통해 공격 대상 기업의 임직원 계정 정보, 기업의 영업 정보를 탈취했습니다. 이를 미끼로 ‘돈을 송금하지 않으면 내부 자료를 유출할 것’이라며 수차례 협박, 자금을 갈취했습니다. 돈을 한 번 송금해도 단계별로 계속 뜯어갔습니다. 셋째, 집요합니다. 이들은 랜섬웨어 공격 시 메시지를 남기는 랜섬 노트에 ‘△NPA(경찰청) △SMPA(서울경찰청) △FSC(금융위원회) △KISA(한국인터넷진흥원) △NIS(국정원) △KNPA(경찰청) △SKInfosec(SK쉴더스) 등에 신고하지 말라’는 글도 남겼습니다. 국정원 등 국내 기관들도 놀랄 정도로 한국의 보안 분야 사정을 매우 잘 알고 있어, 집요하게 공격하는 것입니다. 사이버보안 1위 기업인 SK쉴더스는 귀신 랜섬웨어에 대비하기 위해 24시간 365일 모니터링 강화 등을 제안했다. (사진=SK쉴더스)◇尹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 신설 주목국내 보안 전문가들은 이같은 랜섬웨어 공격을 사전에 모두 파악해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태풍, 화재 등 각종 자연재해를 애초에 발생조차 없도록 하는 게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서 각종 사이버 공격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습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SK쉴더스는 “이들은 금전을 획득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24시간 365일 모니터링을 통한 보안관제 운영 △본사뿐 아니라 협력업체 보안·운영 솔루션 점검 등을 제안했습니다. KISA는 “안심할 경우 오히려 공격을 받는다”며 “차세대 모니터링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업 자체적인 노력뿐 아니라 정부 지원도 필요합니다. 윤석열정부는 국정과제에 △대통령 직속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 신설△10만 사이버보안 인재 양성 △보안산업의 전략적 육성(매출액 2021년 12조6000억원→2027년 20조원)을 약속했습니다. 국정원은 지난 7월26일 ‘사이버 안보 민관 합동 협의체’를 발족했습니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민관 협력’으로 사이버 공격을 적극 대비했으면 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최훈길 기자 2022.09.04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1600만명이 사용하는 국산 백신 프로그램 ‘알약’이 오류를 빚는 사태가 지난달 30일 발생했습니다. 정상적인 프로그램을 랜섬웨어로 잘못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알약 업데이트를 하면 컴퓨터가 켜지지도 않는 등 먹통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이는 랜섬웨어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업데이트 시도가 오히려 사태의 ‘불씨’가 된 것입니다. 귀신 랜섬웨어에 감염되면 컴퓨터 화면이 위처럼 바뀌게 된다. (사진=이데일리DB)◇韓 기업만 노리고 자금 탈취 ‘귀신 랜섬웨어’‘알약 파동’의 단초가 된 랜섬웨어는 최근 IT 업계의 최대 골칫거리입니다. 랜섬웨어(Ransomware)는 몸값(Ransom)과 악성코드를 뜻하는 멀웨어(Malware)의 합성어입니다. 시스템을 해킹한 뒤 악성코드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이를 인질 삼아 금전을 요구하는 사이버 공격입니다. 지난 7월에는 대전, 부산, 인천, 춘천 등 30여 지자체에서 운영되는 콜택시 서비스가 랜섬웨어 공격으로 먹통이 됐습니다. 해커는 시스템 파일을 암호화한 뒤 복구해주는 대가로 코인을 달라고 협박했습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 1분기에 70종의 랜섬웨어 신·변종이 출현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기업만을 겨냥해 랜섬웨어 공격을 하고 자금을 갈취하는 해커 집단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귀신(GWISIN)’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국내 의료기관, 제약사, 금융기관 등 불특정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진행 중입니다. 국내 기업만을 겨냥한 대규모 랜섬웨어 공격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귀신 랜섬웨어가 사이버 공격하는 모습. (자료=한국인터넷진흥원)◇“국정원에 신고하지 말라” 협박까지최근 SK쉴더스·KISA 리포트에 따르면, ‘귀신’ 랜섬웨어 공격은 3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빠릅니다. 귀신 랜섬웨어 공격은 기업의 내부 시스템 침투, 내부 구조 확인, 정보 유출, 랜섬웨어 감염까지 평균 21일이 걸렸습니다. 이는 최소 67일이 걸리는 기존 지능형 지속 위협(APT·Advanced Persistence Threat)의 공격 시간보다 3배나 빠른 것입니다. 둘째, 악랄합니다. ‘귀신’ 해커들은 수차례에 걸쳐 돈을 뜯어 갔습니다. 이들은 다크웹을 통해 공격 대상 기업의 임직원 계정 정보, 기업의 영업 정보를 탈취했습니다. 이를 미끼로 ‘돈을 송금하지 않으면 내부 자료를 유출할 것’이라며 수차례 협박, 자금을 갈취했습니다. 돈을 한 번 송금해도 단계별로 계속 뜯어갔습니다. 셋째, 집요합니다. 이들은 랜섬웨어 공격 시 메시지를 남기는 랜섬 노트에 ‘△NPA(경찰청) △SMPA(서울경찰청) △FSC(금융위원회) △KISA(한국인터넷진흥원) △NIS(국정원) △KNPA(경찰청) △SKInfosec(SK쉴더스) 등에 신고하지 말라’는 글도 남겼습니다. 국정원 등 국내 기관들도 놀랄 정도로 한국의 보안 분야 사정을 매우 잘 알고 있어, 집요하게 공격하는 것입니다. 사이버보안 1위 기업인 SK쉴더스는 귀신 랜섬웨어에 대비하기 위해 24시간 365일 모니터링 강화 등을 제안했다. (사진=SK쉴더스)◇尹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 신설 주목국내 보안 전문가들은 이같은 랜섬웨어 공격을 사전에 모두 파악해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태풍, 화재 등 각종 자연재해를 애초에 발생조차 없도록 하는 게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서 각종 사이버 공격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습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SK쉴더스는 “이들은 금전을 획득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24시간 365일 모니터링을 통한 보안관제 운영 △본사뿐 아니라 협력업체 보안·운영 솔루션 점검 등을 제안했습니다. KISA는 “안심할 경우 오히려 공격을 받는다”며 “차세대 모니터링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업 자체적인 노력뿐 아니라 정부 지원도 필요합니다. 윤석열정부는 국정과제에 △대통령 직속 국가사이버안보위원회 신설△10만 사이버보안 인재 양성 △보안산업의 전략적 육성(매출액 2021년 12조6000억원→2027년 20조원)을 약속했습니다. 국정원은 지난 7월26일 ‘사이버 안보 민관 합동 협의체’를 발족했습니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민관 협력’으로 사이버 공격을 적극 대비했으면 합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NFT는 노다지인가, 신기루인가[최훈길의뒷담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이 다시 살아날까요.”최근 만났던 한 기업인은 루나·테라 사태 이후 향후 비즈니스가 고민된다면서 이같이 질문했습니다. 당시 저는 “글쎄요”라고 답했습니다. 거품이 꺼졌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유명 유튜버를 비롯해 각계에서 NFT를 띄웠는데, 불과 몇 개월 만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데이터를 찾아봤습니다. 가상가산 정보제공 플랫폼 더블록의 월간 거래량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지난달 전 세계의 NFT 거래량은 10억달러로 작년 7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습니다. NFT 거래량은 올해 1월 16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세계 NFT 시가총액은 7월3일 현재(오후 6시 기준) 117억 달러로, 1달 전보다 49% 하락했습니다. 한 누리꾼이 오픈씨에 올린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 제목의 NFT 최고가는 35달러(4만원)였다. (사진=오픈씨)유명 정치인들의 NFT도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선 후보 때인 지난 1월28일부터 2월3일까지 NFT 경매를 붙였습니다. 당시 취재 결과 최고 경매가는 555달러(67만원), 경매 참가자는 4명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한 누리꾼이 오픈씨(Opensea)에 올린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 제목의 NFT 최고가는 35달러(4만원)였습니다. ‘우주의 기운 허경영’으로 올라온 NFT를 산 사람은 없었습니다.급기야 대다수 NFT가 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블록체인 기업 체인파트너스의 표철민 대표는 지난달 2일 ‘웹3 코리아 2022’ 행사에서 “유행이 지나면서 NFT 관련 디지털이미지(PFP)와 디지털 아트 대부분이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너도나도 NFT에 뛰어들었는데 지금은 나오지도 못하고 물려 있는 상황”이라며 “후속 구매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첫째는 NFT가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정수호 법무법인 르네상스 대표 변호사는 “희소성을 인정받고 사람들이 갖고 싶어져야 가치가 올라간다”며 “(NFT는 이런 매력이 없다고 판단되다 보니) 어느새 시시해진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파트너 변호사는 “NFT를 비롯한 가상자산에 대한 평가 틀은 있지만 진정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며 “사실상 수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NFT 가격이 떨어진 것은 NFT를 사려는 수요가 그만큼 급감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NFT를 거금을 들여 사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 등이 구매한 ‘보어드 에이프 요트 클럽(BAYC)’인 이른바 ‘지루한 원숭이 NFT’는 116만달러(약 14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둘째는 NFT 비즈니스가 합법·불법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NFT 사업을 하다가 범법자가 될 것이란 업계 우려도 큽니다. 이는 모호한 가이드라인 때문입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케바케)’로 어떤 경우에는 규제를 받고 어떤 경우에는 규제를 받지 않는 ‘이상한’ 상황입니다. 앞서 금융위는 작년 11월23일 NFT에 대해 이같은 ‘케바케’ 입장을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당시 보도설명자료에서 “NFT는 일반적으로 가상자산으로 규정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개별 사안별로 봤을 때 일부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NFT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한 과세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케바케’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윤석열정부에서도 NFT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국제적으로도 NFT 정의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작년 10월 가이드라인에서 “(NFT는) 그 성격상 일반적으로 FATF 정의에 따른 가상자산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지급 또는 투자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에는 FATF가 규정하는 가상자산의 정의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각 국가들은 사례별로 NFT에 FATF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에 NFT가 곳곳에서 출시됩니다. 특히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NFT가 나올 예정입니다. 국내 게임 업계 ‘맏형’격인 넥슨은 NFT를 결합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에 NFT를 결합할 예정입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자회사인 람다256도 NFT 마켓 서비스 ‘사이펄리(CYPHRLY)’를 3분기에 출시합니다. 블록체인 1세대 기술 기업 아이콘루프는 게임사 투바이트와 오는 10월에 게임과 NFT를 결합한 ‘하바(HAVAH)’ 서비스를 선보입니다. 가상가산 정보제공 플랫폼 더블록의 월간 거래량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지난 달 전세계의 NFT 거래량은 10억달러로 작년 7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NFT 거래량은 올해 1월 16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더블록)이처럼 선두 기업들이 차별성을 내세우고 만드는 서비스가 시들해진 NFT 시장을 살릴지 관심사입니다. 현재 침체된 NTF 시장이 앞으로 금광이 있는 노다지로 기사회생할지, 허망한 신기루로 결론이 날지 지켜볼 일입니다. 다만 어떻게 결론이 나든 규제가 불명확한 ‘그레이 존(Gray Zone·회색 지대)’을 줄이려는 노력은 필요해 보입니다. 업계의 자율규제부터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관련해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민간 자율규제를 기반으로 하되, 사고 발생 시 사업자에게 강력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최훈길 기자 2022.07.04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이 다시 살아날까요.”최근 만났던 한 기업인은 루나·테라 사태 이후 향후 비즈니스가 고민된다면서 이같이 질문했습니다. 당시 저는 “글쎄요”라고 답했습니다. 거품이 꺼졌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유명 유튜버를 비롯해 각계에서 NFT를 띄웠는데, 불과 몇 개월 만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데이터를 찾아봤습니다. 가상가산 정보제공 플랫폼 더블록의 월간 거래량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지난달 전 세계의 NFT 거래량은 10억달러로 작년 7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습니다. NFT 거래량은 올해 1월 16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세계 NFT 시가총액은 7월3일 현재(오후 6시 기준) 117억 달러로, 1달 전보다 49% 하락했습니다. 한 누리꾼이 오픈씨에 올린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 제목의 NFT 최고가는 35달러(4만원)였다. (사진=오픈씨)유명 정치인들의 NFT도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선 후보 때인 지난 1월28일부터 2월3일까지 NFT 경매를 붙였습니다. 당시 취재 결과 최고 경매가는 555달러(67만원), 경매 참가자는 4명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한 누리꾼이 오픈씨(Opensea)에 올린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 제목의 NFT 최고가는 35달러(4만원)였습니다. ‘우주의 기운 허경영’으로 올라온 NFT를 산 사람은 없었습니다.급기야 대다수 NFT가 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블록체인 기업 체인파트너스의 표철민 대표는 지난달 2일 ‘웹3 코리아 2022’ 행사에서 “유행이 지나면서 NFT 관련 디지털이미지(PFP)와 디지털 아트 대부분이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너도나도 NFT에 뛰어들었는데 지금은 나오지도 못하고 물려 있는 상황”이라며 “후속 구매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첫째는 NFT가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정수호 법무법인 르네상스 대표 변호사는 “희소성을 인정받고 사람들이 갖고 싶어져야 가치가 올라간다”며 “(NFT는 이런 매력이 없다고 판단되다 보니) 어느새 시시해진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파트너 변호사는 “NFT를 비롯한 가상자산에 대한 평가 틀은 있지만 진정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며 “사실상 수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NFT 가격이 떨어진 것은 NFT를 사려는 수요가 그만큼 급감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NFT를 거금을 들여 사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 등이 구매한 ‘보어드 에이프 요트 클럽(BAYC)’인 이른바 ‘지루한 원숭이 NFT’는 116만달러(약 14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둘째는 NFT 비즈니스가 합법·불법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NFT 사업을 하다가 범법자가 될 것이란 업계 우려도 큽니다. 이는 모호한 가이드라인 때문입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케바케)’로 어떤 경우에는 규제를 받고 어떤 경우에는 규제를 받지 않는 ‘이상한’ 상황입니다. 앞서 금융위는 작년 11월23일 NFT에 대해 이같은 ‘케바케’ 입장을 밝혔습니다. 금융위는 당시 보도설명자료에서 “NFT는 일반적으로 가상자산으로 규정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개별 사안별로 봤을 때 일부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NFT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한 과세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케바케’ 입장을 밝힌 것입니다. 윤석열정부에서도 NFT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국제적으로도 NFT 정의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작년 10월 가이드라인에서 “(NFT는) 그 성격상 일반적으로 FATF 정의에 따른 가상자산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지급 또는 투자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에는 FATF가 규정하는 가상자산의 정의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각 국가들은 사례별로 NFT에 FATF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리스크가 있는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에 NFT가 곳곳에서 출시됩니다. 특히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NFT가 나올 예정입니다. 국내 게임 업계 ‘맏형’격인 넥슨은 NFT를 결합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엔씨소프트도 리니지에 NFT를 결합할 예정입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자회사인 람다256도 NFT 마켓 서비스 ‘사이펄리(CYPHRLY)’를 3분기에 출시합니다. 블록체인 1세대 기술 기업 아이콘루프는 게임사 투바이트와 오는 10월에 게임과 NFT를 결합한 ‘하바(HAVAH)’ 서비스를 선보입니다. 가상가산 정보제공 플랫폼 더블록의 월간 거래량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지난 달 전세계의 NFT 거래량은 10억달러로 작년 7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NFT 거래량은 올해 1월 16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사진=더블록)이처럼 선두 기업들이 차별성을 내세우고 만드는 서비스가 시들해진 NFT 시장을 살릴지 관심사입니다. 현재 침체된 NTF 시장이 앞으로 금광이 있는 노다지로 기사회생할지, 허망한 신기루로 결론이 날지 지켜볼 일입니다. 다만 어떻게 결론이 나든 규제가 불명확한 ‘그레이 존(Gray Zone·회색 지대)’을 줄이려는 노력은 필요해 보입니다. 업계의 자율규제부터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관련해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민간 자율규제를 기반으로 하되, 사고 발생 시 사업자에게 강력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권도형 실패인가, 코인 몰락인가[최훈길의뒷담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테라·루나의 실패일뿐일까요. 아니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했던 것일까요.”이 같은 질문이 나오자 흥미진진한 토론의 장이 펼쳐졌습니다. 고란 알고란TV 대표는 지난 22일 디지털자산 컴플라이언스 포럼(주최 블록체인법학회, 주관 포스텍 크립토블록체인 연구센터)에서 이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이후 패널뿐 아니라 100여명의 청중들은 술렁였습니다. 한쪽에선 이번 사태가 테라·루나의 문제일뿐 가상자산 전반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다른 한쪽에선 실물자산 없이 ‘1테라=1달러’를 고정시키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애초부터 비현실적인 코인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더 나아가 코인 시장 전반의 몰락 신호탄이 터졌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만든 루나 코인은 지난달 초 10만원대에 거래됐다가 1원도 안 되는 ‘휴지 조각’이 됐다. 지난달 52조원을 기록한 루나의 시가 총액은 바닥을 찍었다. (사진=야후파이낸스 유튜브)패널들 입장은 정확하게 둘로 나뉘었습니다. 법조계 인사들은 테라·루나 실패를 넘어 코인 시장의 위험성에 대한 걱정을 쏟아냈습니다. 정수호 법무법인 르네상스 대표 변호사는 루나·테라 코인의 백서에 대해 “조악한 수준”이라며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포문을 열었습니다. 정 변호사는 “테라 창립자들이 투자자들에게 했던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경우) 권도형 대표의 사기 귀속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금융투자 내지 전자결제 기능을 스스로 표방하는 가상자산 서비스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고강도 규제를 하자는 주장입니다.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는 “(디파이 같은) 탈중앙화는 이상적이지만 현실 모델이 쉽지 않다”며 “위장된 불안한 탈중앙화는 법적 책임을 지는 게 합당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파트너 변호사는 “코인을 상장하는 가상자산거래소조차도 코인 정보를 100%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코인 정보를 업데이트 하도록 하고 위반 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5대 가상자산거래소 대표들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열린 ‘5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출범식’에서 업무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협의체 구성은 루나·테라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를 위한 거래소 차원의 후속 대책 첫발을 뗀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 빗썸(빗썸코리아) 이재원 대표, 코인원 차명훈 대표, 고팍스(스트리미) 이준행 대표, 코빗 김재홍 최고전략책임자, 업비트(두나무) 이석우 대표 모습. (사진=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반면 블록체인 업계나 가상자산거래소 측 입장은 달랐습니다. 탄탄하게 설계를 하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가 권도형 대표의 실패일뿐,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실패나 몰락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의 이준행 대표는 “설계하기 나름”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담보 역할을 하는 자산의 신뢰가 크고 담보 비중이 실제 발행량 보다 크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 대표는 “(루나·테라를 비롯해)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빨리 확장을 하고 싶어하는 유혹 때문”이라며 루나·테라의 실패가 가상자산·블록체인 시장 전체의 실패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블록체인 기업 아이콘루프의 김종협 대표도 “루나는 투명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운영돼 실패한 것”이라며 “다른 가상자산은 제도화를 거쳐 계속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기관 투자자 대상 가상자산 운용사인 하이퍼리즘의 오상록 대표는 “가상자산 시장은 이기적인 인간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나 최대 이익을 만들어내는 시장”이라며 “루나·테라 사태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앞으로 가장 확실한 스테이블 코인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처럼 상반된 전망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정부의 입장이 궁금했습니다. 정부가 테라·루나 사태 이후 어떤 수준·방식으로 규제를 할지가 향후 시장의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에 정부는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규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가상자산 담당자들은 금주에 미국 출장을 떠났습니다. 박민우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국장급)을 책임자로 한 이들 관계자들은 미 증권거래소(SEC),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통화감독청(OCC), 금융범죄단속 네크워크(FinCEN), 법무부 현장 방문에 나섰습니다.루나와 테라USD(UST) 코인 가격이 불과 몇일 만에 폭락했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코인마켓캡)현재까지 분위기만 보면 출장 이후 코인시장 전반에 고강도 규제가 몰아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 만난 정부 관계자는 “수익만을 쫓는 코인업계가 제대로 된 담보를 두지 않고 있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코인 시장에서 옥석 가릴 게 있을지, 옥이 있는 게 아니라 전부 돌은 아닐지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루나·테라 사태로 28만명의 투자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시총 52조원이 한순간에 증발했습니다. 코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는 불가피합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등 가상자산 법제화가 이뤄지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윤석열정부, 국회가 가상자산법을 만드는 것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 자체를 죽이는 무리한 규제는 후유증만 남길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IT 인재들 모두를 싸잡아 ‘사기꾼’으로 폄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상자산 전문가인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1990년대 닷컴 붕괴로 수많은 프로젝트가 실패했지만, 이 같은 실패가 없었다면 한국이 IT 강국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사람이 중요합니다. 루나 사태를 보면서 사기라고 몰아세우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사업에 고군분투하는 IT 인재들에 대한 존중은 필요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과제에서 가상자산 범죄는 엄단하되 ‘시장 성장환경 조성’을 약속했습니다. 윤석열정부에서는 IT 인재와 미래 시장을 키우는 정책도 균형 있게 추진되길 기대해봅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최훈길 기자 2022.06.25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테라·루나의 실패일뿐일까요. 아니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했던 것일까요.”이 같은 질문이 나오자 흥미진진한 토론의 장이 펼쳐졌습니다. 고란 알고란TV 대표는 지난 22일 디지털자산 컴플라이언스 포럼(주최 블록체인법학회, 주관 포스텍 크립토블록체인 연구센터)에서 이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이후 패널뿐 아니라 100여명의 청중들은 술렁였습니다. 한쪽에선 이번 사태가 테라·루나의 문제일뿐 가상자산 전반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다른 한쪽에선 실물자산 없이 ‘1테라=1달러’를 고정시키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애초부터 비현실적인 코인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더 나아가 코인 시장 전반의 몰락 신호탄이 터졌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만든 루나 코인은 지난달 초 10만원대에 거래됐다가 1원도 안 되는 ‘휴지 조각’이 됐다. 지난달 52조원을 기록한 루나의 시가 총액은 바닥을 찍었다. (사진=야후파이낸스 유튜브)패널들 입장은 정확하게 둘로 나뉘었습니다. 법조계 인사들은 테라·루나 실패를 넘어 코인 시장의 위험성에 대한 걱정을 쏟아냈습니다. 정수호 법무법인 르네상스 대표 변호사는 루나·테라 코인의 백서에 대해 “조악한 수준”이라며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포문을 열었습니다. 정 변호사는 “테라 창립자들이 투자자들에게 했던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경우) 권도형 대표의 사기 귀속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금융투자 내지 전자결제 기능을 스스로 표방하는 가상자산 서비스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고강도 규제를 하자는 주장입니다.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는 “(디파이 같은) 탈중앙화는 이상적이지만 현실 모델이 쉽지 않다”며 “위장된 불안한 탈중앙화는 법적 책임을 지는 게 합당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파트너 변호사는 “코인을 상장하는 가상자산거래소조차도 코인 정보를 100%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코인 정보를 업데이트 하도록 하고 위반 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5대 가상자산거래소 대표들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열린 ‘5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출범식’에서 업무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협의체 구성은 루나·테라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를 위한 거래소 차원의 후속 대책 첫발을 뗀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 빗썸(빗썸코리아) 이재원 대표, 코인원 차명훈 대표, 고팍스(스트리미) 이준행 대표, 코빗 김재홍 최고전략책임자, 업비트(두나무) 이석우 대표 모습. (사진=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반면 블록체인 업계나 가상자산거래소 측 입장은 달랐습니다. 탄탄하게 설계를 하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가 권도형 대표의 실패일뿐,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실패나 몰락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의 이준행 대표는 “설계하기 나름”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담보 역할을 하는 자산의 신뢰가 크고 담보 비중이 실제 발행량 보다 크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 대표는 “(루나·테라를 비롯해)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빨리 확장을 하고 싶어하는 유혹 때문”이라며 루나·테라의 실패가 가상자산·블록체인 시장 전체의 실패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블록체인 기업 아이콘루프의 김종협 대표도 “루나는 투명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운영돼 실패한 것”이라며 “다른 가상자산은 제도화를 거쳐 계속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기관 투자자 대상 가상자산 운용사인 하이퍼리즘의 오상록 대표는 “가상자산 시장은 이기적인 인간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나 최대 이익을 만들어내는 시장”이라며 “루나·테라 사태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앞으로 가장 확실한 스테이블 코인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처럼 상반된 전망을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정부의 입장이 궁금했습니다. 정부가 테라·루나 사태 이후 어떤 수준·방식으로 규제를 할지가 향후 시장의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에 정부는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규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가상자산 담당자들은 금주에 미국 출장을 떠났습니다. 박민우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국장급)을 책임자로 한 이들 관계자들은 미 증권거래소(SEC),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통화감독청(OCC), 금융범죄단속 네크워크(FinCEN), 법무부 현장 방문에 나섰습니다.루나와 테라USD(UST) 코인 가격이 불과 몇일 만에 폭락했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코인마켓캡)현재까지 분위기만 보면 출장 이후 코인시장 전반에 고강도 규제가 몰아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 만난 정부 관계자는 “수익만을 쫓는 코인업계가 제대로 된 담보를 두지 않고 있어,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코인 시장에서 옥석 가릴 게 있을지, 옥이 있는 게 아니라 전부 돌은 아닐지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루나·테라 사태로 28만명의 투자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시총 52조원이 한순간에 증발했습니다. 코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는 불가피합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등 가상자산 법제화가 이뤄지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윤석열정부, 국회가 가상자산법을 만드는 것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 자체를 죽이는 무리한 규제는 후유증만 남길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IT 인재들 모두를 싸잡아 ‘사기꾼’으로 폄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상자산 전문가인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1990년대 닷컴 붕괴로 수많은 프로젝트가 실패했지만, 이 같은 실패가 없었다면 한국이 IT 강국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사람이 중요합니다. 루나 사태를 보면서 사기라고 몰아세우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사업에 고군분투하는 IT 인재들에 대한 존중은 필요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과제에서 가상자산 범죄는 엄단하되 ‘시장 성장환경 조성’을 약속했습니다. 윤석열정부에서는 IT 인재와 미래 시장을 키우는 정책도 균형 있게 추진되길 기대해봅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28만명 루나 피해, 文 P2P 대책처럼 풀자[최훈길의뒷담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루나 후속 대책이 첫발을 뗐습니다. 5대 가상자산거래소들(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은 지난 13일 당정 논의를 거쳐 자율 개선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들쑥날쑥한 코인 상장·상폐를 통일하고 ‘코인 경보제’ 등을 도입하는 게 골자입니다. 앞으로 윤석열정부에서 후속 대책이 어떻게 이행되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관련해 3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5대 거래소 이외의 거래소는 어떤 대책을 세울지 입니다. 5대 거래소만 당정 간담회에서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어떤 역할을 할 지입니다. 이들 기관들이 뒷짐을 지고 있었다는 비판이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로는 6.1 지방선거 이후 내홍 중인 여야가 제대로 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만들지입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만든 루나 코인은 지난달 초 10만원대에 거래됐다가 1원도 안 되는 ‘휴지 조각’이 됐다. 지난달 52조원을 기록한 루나의 시가 총액은 바닥을 찍었다. (사진=테라 홈페이지)◇文정부 초기부터 3단계 P2P 대책 관련해 문재인정부의 ‘개인 간 거래(P2P)’ 입법 과정은 참고할 만한 선례입니다. P2P는 2014년에 첫선을 보였으나,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부실 대출, 사기, 먹튀 사건이 잇따랐습니다. 다단계, 도박, 사기 논란이 불거진 루나·테라 사태처럼 투자자 피해도 컸습니다. 그러자 P2P 업계와 당정은 3단계 후속 대책을 만들었습니다. 1단계로는 P2P 공동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입니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2월에 ‘P2P 대출 가이드라인’이 시행됐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업계가 지키기로 한 △공시 및 상품정보 공개 강화 △고위험 상품 취급 금지 △불건전 영업행위 제한 △투자광고 시 유의사항 강화 △투자금 관리 강화 방안 등이 담겼습니다. 2단계로는 가이드라인을 계속 업데이트 하고, 엄격한 관리·감독이 추진됐습니다. 금융위는 2017년 8월에 P2P 감독을 강화했습니다. 2018년 12월에는 가이드라인을 보완하는 개정 작업을 했습니다. 개정안에는 강화된 투자자 보호 대책이 반영됐습니다. 당시 정부는 240개에 달하는 P2P 업체의 감사보고서를 제출받는 등 전수조사를 했습니다. 부적격 업체에는 폐업 처분을 내렸습니다. 3단계로는 국회가 적극적으로 P2P 법제화에 나섰습니다. 당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7월에 ‘온라인 대출 중개업에 관한 법률안’을 첫 발의 했습니다. 이후 박광온·김수민·이진복·박선숙 의원 등 여야 모두 투자자 보호 입법에 나섰습니다. 이 결과 2019년 10월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여야가 문재인정부 첫해부터 합심한 결과입니다. 문재인정부 당시 추진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 제정 과정은 루나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하는데 참고할 만한 선례다.◇尹정부 ‘루나 사태’ 방치해선 안 돼하지만 윤석열정부 첫해에 이뤄지는 가상자산 후속 대책은 보완할 점이 많습니다. P2P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을 당시 전체 P2P 업계가 대상이었습니다. 반면 이번 가상자산거래소 개선안은 5대 거래소 대상입니다. 8개 코인거래소(프로비트·코어닥스·플랫타익스체인지·보라비트·비트레이드·BTX·빗크몬·오아시스)는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와 공동 가이드라인 제정을 논의 중입니다. 이들 총 13개 거래소 이외의 나머지 거래소는 가이드라인에 불참한 ‘사각지대’입니다. 금융위·금감원이 철저한 관리·감독에 나설지도 미지수입니다.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당정 간담회에 없었습니다. 김주현 후보자의 청문회 날짜조차 확정되지 못한 상태여서 김소영 부위원장이 참석했습니다. 검찰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이 금융 시장 특성을 고려해 몽둥이가 아니라 메스를 들고 환부만을 예리하게 도려낼지도 의문입니다. P2P 사태 당시 입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루나 사태의 경우 현재까지 당정 간담회조차 열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과제에서 가상자산 범죄는 엄단하되 ‘시장 성장환경 조성’을 약속했습니다. 비트코인은 18일 오후에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만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가 너무 갑자기 세지면 시장은 죽습니다. 그렇다고 28만명, 50조원 투자 피해가 일어난 루나 사태를 방치할 순 없습니다. 투자자를 보호할 ‘방파제’를 이제라도 쌓아야 합니다. 문재인정부 첫해 시작한 P2P 대책처럼 단계적인 투자자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투자자 신뢰를 쌓고 침체된 가상자산 시장을 살리는 길입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최훈길 기자 2022.06.18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루나 후속 대책이 첫발을 뗐습니다. 5대 가상자산거래소들(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은 지난 13일 당정 논의를 거쳐 자율 개선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들쑥날쑥한 코인 상장·상폐를 통일하고 ‘코인 경보제’ 등을 도입하는 게 골자입니다. 앞으로 윤석열정부에서 후속 대책이 어떻게 이행되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관련해 3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5대 거래소 이외의 거래소는 어떤 대책을 세울지 입니다. 5대 거래소만 당정 간담회에서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어떤 역할을 할 지입니다. 이들 기관들이 뒷짐을 지고 있었다는 비판이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로는 6.1 지방선거 이후 내홍 중인 여야가 제대로 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만들지입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만든 루나 코인은 지난달 초 10만원대에 거래됐다가 1원도 안 되는 ‘휴지 조각’이 됐다. 지난달 52조원을 기록한 루나의 시가 총액은 바닥을 찍었다. (사진=테라 홈페이지)◇文정부 초기부터 3단계 P2P 대책 관련해 문재인정부의 ‘개인 간 거래(P2P)’ 입법 과정은 참고할 만한 선례입니다. P2P는 2014년에 첫선을 보였으나,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부실 대출, 사기, 먹튀 사건이 잇따랐습니다. 다단계, 도박, 사기 논란이 불거진 루나·테라 사태처럼 투자자 피해도 컸습니다. 그러자 P2P 업계와 당정은 3단계 후속 대책을 만들었습니다. 1단계로는 P2P 공동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입니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2월에 ‘P2P 대출 가이드라인’이 시행됐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업계가 지키기로 한 △공시 및 상품정보 공개 강화 △고위험 상품 취급 금지 △불건전 영업행위 제한 △투자광고 시 유의사항 강화 △투자금 관리 강화 방안 등이 담겼습니다. 2단계로는 가이드라인을 계속 업데이트 하고, 엄격한 관리·감독이 추진됐습니다. 금융위는 2017년 8월에 P2P 감독을 강화했습니다. 2018년 12월에는 가이드라인을 보완하는 개정 작업을 했습니다. 개정안에는 강화된 투자자 보호 대책이 반영됐습니다. 당시 정부는 240개에 달하는 P2P 업체의 감사보고서를 제출받는 등 전수조사를 했습니다. 부적격 업체에는 폐업 처분을 내렸습니다. 3단계로는 국회가 적극적으로 P2P 법제화에 나섰습니다. 당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 7월에 ‘온라인 대출 중개업에 관한 법률안’을 첫 발의 했습니다. 이후 박광온·김수민·이진복·박선숙 의원 등 여야 모두 투자자 보호 입법에 나섰습니다. 이 결과 2019년 10월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여야가 문재인정부 첫해부터 합심한 결과입니다. 문재인정부 당시 추진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 제정 과정은 루나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하는데 참고할 만한 선례다.◇尹정부 ‘루나 사태’ 방치해선 안 돼하지만 윤석열정부 첫해에 이뤄지는 가상자산 후속 대책은 보완할 점이 많습니다. P2P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을 당시 전체 P2P 업계가 대상이었습니다. 반면 이번 가상자산거래소 개선안은 5대 거래소 대상입니다. 8개 코인거래소(프로비트·코어닥스·플랫타익스체인지·보라비트·비트레이드·BTX·빗크몬·오아시스)는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와 공동 가이드라인 제정을 논의 중입니다. 이들 총 13개 거래소 이외의 나머지 거래소는 가이드라인에 불참한 ‘사각지대’입니다. 금융위·금감원이 철저한 관리·감독에 나설지도 미지수입니다.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당정 간담회에 없었습니다. 김주현 후보자의 청문회 날짜조차 확정되지 못한 상태여서 김소영 부위원장이 참석했습니다. 검찰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이 금융 시장 특성을 고려해 몽둥이가 아니라 메스를 들고 환부만을 예리하게 도려낼지도 의문입니다. P2P 사태 당시 입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루나 사태의 경우 현재까지 당정 간담회조차 열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과제에서 가상자산 범죄는 엄단하되 ‘시장 성장환경 조성’을 약속했습니다. 비트코인은 18일 오후에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만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규제가 너무 갑자기 세지면 시장은 죽습니다. 그렇다고 28만명, 50조원 투자 피해가 일어난 루나 사태를 방치할 순 없습니다. 투자자를 보호할 ‘방파제’를 이제라도 쌓아야 합니다. 문재인정부 첫해 시작한 P2P 대책처럼 단계적인 투자자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투자자 신뢰를 쌓고 침체된 가상자산 시장을 살리는 길입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제2의 루나 사태 못 막는다[최훈길의뒷담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대로 가면 루나 사태는 소리만 요란할 뿐 변죽만 울리다 끝날 겁니다.”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루나 사태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업계에는 이대로 가면 뚜렷한 후속대책도 없이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합니다. 5대 가상자산거래소가 루나 거래중지를 했고 피해자들의 고소·고발이 잇따르지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루나2 코인 발행까지 예고했습니다. “제2의 루나 사태가 터져도 못 막을 것”이라는 말이 시장에서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이데일리DB)당정이 예고한 루나 사태의 해법은 투트랙입니다. 첫째는 제도개선을 통한 재발방지입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하고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게 골자입니다. 둘째는 엄정한 수사입니다. 최대 50조원 코인 피해를 입힌 혐의로 고소당한 권도형 대표를 비롯해 문제·부실 코인을 상장한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수사입니다. 그런데 투트랙 모두 신통치 않습니다. 제도개선부터 불투명합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하려면 원내 과반수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루나 사태 이후 민주당은 관련 간담회나 토론회조차 열지 않았습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통화에서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코인 논의를 할 수가 있나”고 반문했습니다. 6·1 선거 이후에도 선거 후폭풍 때문에 루나 후속대책 관련 국회 논의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특금법 시행령 개정도 쉽지 않습니다. 시행령 소관부처인 금융위는 선뜻 총대를 메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입니다. 신임 금융위원장이 임명되지도 않은 데다, 시행령을 개정해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특금법은 자금세탁방지에 초점을 맞춘 법안이기 때문에, 루나 사태에서 불거진 스테이블코인(‘1달러는 1테라’처럼 코인 가격을 달러에 고정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시행령에 담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루나와 테라USD(UST) 코인 가격이 불과 몇일 만에 폭락했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코인마켓캡)수사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투자 피해 때문에 유야무야 넘어갈 수 없는데, 혐의 입증이 어려워 신속한 수사가 힘든 딜레마입니다. 경찰청은 지난 24일 당정 간담회에 루나 사태에 대한 처벌과 보상 모두 어렵다고 보고했습니다. 가상자산법이 없어 코인을 ‘금전’으로 보는 게 불명확한데 유사수신행위법 위반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입니다. 투기 아닌 실질적 피해를 감별해 범죄수익금을 모두 환수하는 것도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이미 시장은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해 침체한 상태입니다. 루나 사태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났는데도 코인 시장은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29일(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2만9030달러로 여전히 3만달러를 밑돌았습니다. 업계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루나 사태로 코인,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등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무엇보다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국제사회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23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루나 사태를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프랑스 등의 피해 사례도 외신에 보도됐습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은행보다는 루나 등 코인에 자금을 묻어둔 한 우크라이나인은 “자살까지 고민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인 지난 1월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상자산 개미투자자 안심투자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윤 당선인은 “디지털산업진흥청(가칭)을 설립해 코인·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개념 디지털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해법이 복잡한 듯 보이지만 어찌보면 단순하기도 합니다. 산업은 진흥하되, 범법 행위는 엄단하는 것입니다. 당정은 할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제도개선안을 추진해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는 들쑥날쑥한 상장·상폐 기준부터 정비하면 됩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가 당정 간담회에서 재발방지를 위한 거래소 차원의 공동대응 협의체 구성을 시사한 것도 주목됩니다. (참조 <이석우 두나무 대표 “루나 사태 엄중…거래소 공동대응할 것”>, <“제2 루나 막으려면 상장 기준부터 통일해야”>, <“루나는 조직적 사기…권도형 코인 카르텔 깨야”>)윤석열 대통령은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 국정과제에서 투자자가 안심하고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특히 법무부와 금융위는 국정과제에서 자본시장 교란사범 및 가상자산 관련 사범을 엄단하고 범죄 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라는 국정목표에 따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최대 50조원 코인 피해에 엄정한 수사를 할지 주목됩니다. 흐지부지되면 결국 ‘제2의 루나 사태’가 터져도 속수무책일 겁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최훈길 기자 2022.05.29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대로 가면 루나 사태는 소리만 요란할 뿐 변죽만 울리다 끝날 겁니다.”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루나 사태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업계에는 이대로 가면 뚜렷한 후속대책도 없이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합니다. 5대 가상자산거래소가 루나 거래중지를 했고 피해자들의 고소·고발이 잇따르지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루나2 코인 발행까지 예고했습니다. “제2의 루나 사태가 터져도 못 막을 것”이라는 말이 시장에서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이데일리DB)당정이 예고한 루나 사태의 해법은 투트랙입니다. 첫째는 제도개선을 통한 재발방지입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하고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게 골자입니다. 둘째는 엄정한 수사입니다. 최대 50조원 코인 피해를 입힌 혐의로 고소당한 권도형 대표를 비롯해 문제·부실 코인을 상장한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수사입니다. 그런데 투트랙 모두 신통치 않습니다. 제도개선부터 불투명합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하려면 원내 과반수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루나 사태 이후 민주당은 관련 간담회나 토론회조차 열지 않았습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통화에서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코인 논의를 할 수가 있나”고 반문했습니다. 6·1 선거 이후에도 선거 후폭풍 때문에 루나 후속대책 관련 국회 논의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특금법 시행령 개정도 쉽지 않습니다. 시행령 소관부처인 금융위는 선뜻 총대를 메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입니다. 신임 금융위원장이 임명되지도 않은 데다, 시행령을 개정해도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특금법은 자금세탁방지에 초점을 맞춘 법안이기 때문에, 루나 사태에서 불거진 스테이블코인(‘1달러는 1테라’처럼 코인 가격을 달러에 고정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시행령에 담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루나와 테라USD(UST) 코인 가격이 불과 몇일 만에 폭락했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코인마켓캡)수사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투자 피해 때문에 유야무야 넘어갈 수 없는데, 혐의 입증이 어려워 신속한 수사가 힘든 딜레마입니다. 경찰청은 지난 24일 당정 간담회에 루나 사태에 대한 처벌과 보상 모두 어렵다고 보고했습니다. 가상자산법이 없어 코인을 ‘금전’으로 보는 게 불명확한데 유사수신행위법 위반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입니다. 투기 아닌 실질적 피해를 감별해 범죄수익금을 모두 환수하는 것도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이미 시장은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해 침체한 상태입니다. 루나 사태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났는데도 코인 시장은 가라앉은 상태입니다. 29일(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2만9030달러로 여전히 3만달러를 밑돌았습니다. 업계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루나 사태로 코인,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등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무엇보다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국제사회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23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루나 사태를 “다단계 피라미드 사기”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프랑스 등의 피해 사례도 외신에 보도됐습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은행보다는 루나 등 코인에 자금을 묻어둔 한 우크라이나인은 “자살까지 고민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인 지난 1월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상자산 개미투자자 안심투자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윤 당선인은 “디지털산업진흥청(가칭)을 설립해 코인·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개념 디지털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해법이 복잡한 듯 보이지만 어찌보면 단순하기도 합니다. 산업은 진흥하되, 범법 행위는 엄단하는 것입니다. 당정은 할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제도개선안을 추진해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는 들쑥날쑥한 상장·상폐 기준부터 정비하면 됩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가 당정 간담회에서 재발방지를 위한 거래소 차원의 공동대응 협의체 구성을 시사한 것도 주목됩니다. (참조 <이석우 두나무 대표 “루나 사태 엄중…거래소 공동대응할 것”>, <“제2 루나 막으려면 상장 기준부터 통일해야”>, <“루나는 조직적 사기…권도형 코인 카르텔 깨야”>)윤석열 대통령은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 국정과제에서 투자자가 안심하고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특히 법무부와 금융위는 국정과제에서 자본시장 교란사범 및 가상자산 관련 사범을 엄단하고 범죄 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라는 국정목표에 따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최대 50조원 코인 피해에 엄정한 수사를 할지 주목됩니다. 흐지부지되면 결국 ‘제2의 루나 사태’가 터져도 속수무책일 겁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 오세훈은 왜 제로페이와 싸우나[최훈길의뒷담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향후 발생하는 모든 피해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한결원)을 겨냥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에 한결원은 서울시의 ‘책임 떠넘기기’라며 반발했습니다. 한결원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법적 대응을 할 경우, 법적으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법적 분쟁이 불가피합니다. 업계에선 뒷말이 무성합니다. 오세훈 시장은 왜 제로페이와 싸우는 걸까요?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이후 제로페이 운영사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과 서울사랑상품권 협약을 종료하고 신한컨소시엄과 ‘서울페이플러스(+)’ 앱을 추진했다.(사진=이데일리DB)◇자료 일체 넘기라는 서울시, 곤혹스런 제로페이이번 사태는 오 시장이 취임한 뒤 서울시가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의 운영사업자를 변경한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시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사업자로 선정된 한결원은 작년 12월31일자로 협약 기간이 종료됐습니다. 대신에 서울시는 공모를 통해 신한카드, 신한은행, 티머니, 카카오페이 등 4곳이 참여한 신한컨소시엄을 새 판매대행점으로 선정했습니다. 판매대행점을 바꾸면서 상품권 구매·결제도 ‘서울페이플러스(+)’ 앱으로 통합했습니다. 문제는 서울페이+가 적용된 지난달 24일부터 불거졌습니다. “결제가 안 돼 분통이 터진다”, “도둑놈 취급 받았다”는 민원이 쇄도했습니다. 지난 24~27일 나흘간 제로페이 고객센터 등에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장애가 발생했다는 민원이 3884건에 달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제로페이 QR 코드를 찍은 소비자들이 주로 결제 장래를 겪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사랑상품권 10만원을 구입한 A씨는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물건을 산 뒤 자신의 스마트폰의 제로페이 앱으로 상점에 설치된 기기에 QR 코드를 찍었습니다. 이후 A씨 폰에는 상품권 결제 완료 정보가 뜹니다. 그런데 상점 주인인 가맹점주의 스마트폰 등 기기에는 표시가 안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결제가 됐다고 하고, 가맹점주는 결제가 안 됐다며 양측의 실랑이가 벌어진 것입니다. 이는 제로페이가 차단됐기 때문입니다. 전국 139만곳에 달하는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는 A씨 사례처럼 서울페이+ 앱이 연동되지 않습니다. 가맹점주는 결제 표시를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가맹점주가 QR로 결제된 내역을 확인하려면 서울페이+ 앱을 새로 다운로드 받아 설치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결제 방식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가맹점 측에서도 ‘서울시가 미리 제대로 공지를 했어야 하지 않나’, ‘번거롭게 앱을 또 깔아야 하나’는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시는 한결원의 비협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8일 “(한결원이) 가맹점에게 안내할 수 있는 핵심정보인 가맹점 식별번호, 대표자 고객번호, 대표자명, 대표자 전화번호 등을 제공하지 않아, 시민에게 충분히 안내하기 어려웠다”며 “가입자 일체 자료를 서울시에 제공해 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결원이 보유하고 있는 제로페이 가맹점 주요 정보를 이번에 모두 넘기면 해결된다는 뜻입니다. 서울시는 서울시(발행기관), 한결원(가맹점 운영사), 비즈플레이(판대대행점) 협약에 따라 자료 일체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약 등에 대한 법률 자문 결과 한결원에 위탁을 맡겼을뿐 가맹점 데이터 주인은 서울시”라며 “서울시가 자료 일체를 요구했는데도 위탁사업자인 한결원이 이를 거부하면서 결제 장애가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한결원 입장은 다릅니다. 한결원은 지난달 28일 “법률 검토를 거쳐 서울시에 제공 가능한 가맹점 정보 전부를 이관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결원 관계자는 “가맹점주 전화번호 등을 제공하려면 가맹점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제로페이 참여 기관에만 가맹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데 신한컨소시엄의 카카오페이는 참여 기관이 아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료 일체를 제출하면 한결원이 개인정보보호법 및 제로페이 참여기관 공동규약을 위반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기존에 쓰던 제로페이를 연동하는 게 가장 간단한 해법입니다. 가맹점주들이 앱을 새로 깔지 않아도 되고, 소비자들도 쓰던 대로 쓰면 되니까요. 한결원은 이 같은 불상사가 우려돼 제로페이 QR 또는 앱을 활용해 연동하는 방안을 작년부터 서울시와 신한컨소시엄에 수차례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달 20일 “제로페이와의 연동 결제를 협의할 필요가 없다”고 한결원에 최종 통보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로페이와 연동하려면 가맹점주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관련 시스템 개발까지 하려면 2~3개월이 더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신한컨소시엄 고객센터 직원들이 향후 2주간 가맹점(서울 27만곳)에 개별 연락을 해 서울페이+ 앱 설치를 안내하고 독려하기로 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제로페이의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에 최근 결제 장애를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제로페이 가맹점은 현재 139만곳에 달한다. (사진=한국간편결제진흥원)◇오세훈 선택은? 마이웨이냐 상생이냐법적 쟁점도 이슈이지만, 업계에선 속내를 놓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서울시-신한컨소시엄과 한결원은 체급 차이가 커 ‘다윗과 골리앗’ 싸움 같습니다. 그런데도 서울시가 한결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까지 엄포를 놓는 속내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선 두 가지 해석이 나옵니다. ‘박원순 지우기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경제적으로 보면 가맹점과 소비자들이 잘 쓰고 있던 제로페이와의 연동을 거절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앞서 제로페이는 박원순 전 시장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며 제로 수준의 수수료 공약을 낸 뒤 출시됐습니다. 만약 한결원이 가입자 일체 자료를 넘길 경우, 제로페이 서비스 경쟁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제로페이가 사라지면 박원순 전 시장의 공약도 사라집니다.둘째로는 데이터 전쟁입니다. 서울페이+ 앱을 운용하는 신한컨소시엄에는 신한카드·신한은행·카카오·티머니가 참여 중입니다. 신한카드·신한은행·카카오(035720)는 지난달 시행된 마이데이터에 공을 쏟고 있습니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모아 보여주고 금융상품 등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마이데이터 경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 데이터’ 확보입니다. 신한컨소시엄의 입장에선 제로페이 참여기관으로 들어가 한결원과 데이터 공유를 하기보다는 독자적인 데이터를 구축하고 싶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제로페이와 연동하지 않고 데이터를 받아내면 ‘남는 장사’입니다. 하지만 한결원 입장에선 곤혹스럽습니다. 제로페이가 2018년 12월 출시된 뒤 우여곡절을 거쳐 가맹점을 늘리고 3년여간 데이터를 쌓았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신한컨소시엄이 날로 먹으려고 하느냐’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입니다. 거대 금융기관, 빅테크가 소상공인 결제 시장도 잠식할 것이란 주장도 합니다.설 연휴가 지나면서 이 싸움은 더 격화할 전망입니다. 서울시는 한결원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데드라인을 2월3일로 정했습니다. 한결원은 “줄 수 있는 자료는 이미 줬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법적 분쟁이 예상됩니다. 서울시와 신한컨소시엄은 예정대로 강행할 전망입니다. 한결원은 제로페이와 연동 없이 서울페이+ 앱이 활성화될수록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어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양측이 부딪힐수록 모두가 피해자가 됩니다. 한결원에 민원이 계속 쇄도할수록 제로페이 이미지만 나빠지게 됩니다. 서울시는 “제로페이 무력화나 대형기업이나 은행 도우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논란도 여전합니다.논란이 커질수록 신한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가맹점주들은 앱을 새로 깔아야 하는 등 번거롭게 결제를 해야 합니다. 소상공인들이 불편할수록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부담도 커집니다. 앞으로 서울시장이 바뀔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서울시민 입장에선 고통스런 일입니다. 오세훈 시장이 3일 이후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과거 무상급식 논란 때처럼 마이웨이로 갈지, 아니면 이번엔 융통성 있게 쟁점을 풀어나갈지가 관심사입니다. 오 시장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최훈길 기자 2022.02.03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향후 발생하는 모든 피해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한결원)을 겨냥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에 한결원은 서울시의 ‘책임 떠넘기기’라며 반발했습니다. 한결원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법적 대응을 할 경우, 법적으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법적 분쟁이 불가피합니다. 업계에선 뒷말이 무성합니다. 오세훈 시장은 왜 제로페이와 싸우는 걸까요?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이후 제로페이 운영사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과 서울사랑상품권 협약을 종료하고 신한컨소시엄과 ‘서울페이플러스(+)’ 앱을 추진했다.(사진=이데일리DB)◇자료 일체 넘기라는 서울시, 곤혹스런 제로페이이번 사태는 오 시장이 취임한 뒤 서울시가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의 운영사업자를 변경한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시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사업자로 선정된 한결원은 작년 12월31일자로 협약 기간이 종료됐습니다. 대신에 서울시는 공모를 통해 신한카드, 신한은행, 티머니, 카카오페이 등 4곳이 참여한 신한컨소시엄을 새 판매대행점으로 선정했습니다. 판매대행점을 바꾸면서 상품권 구매·결제도 ‘서울페이플러스(+)’ 앱으로 통합했습니다. 문제는 서울페이+가 적용된 지난달 24일부터 불거졌습니다. “결제가 안 돼 분통이 터진다”, “도둑놈 취급 받았다”는 민원이 쇄도했습니다. 지난 24~27일 나흘간 제로페이 고객센터 등에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장애가 발생했다는 민원이 3884건에 달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제로페이 QR 코드를 찍은 소비자들이 주로 결제 장래를 겪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사랑상품권 10만원을 구입한 A씨는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물건을 산 뒤 자신의 스마트폰의 제로페이 앱으로 상점에 설치된 기기에 QR 코드를 찍었습니다. 이후 A씨 폰에는 상품권 결제 완료 정보가 뜹니다. 그런데 상점 주인인 가맹점주의 스마트폰 등 기기에는 표시가 안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결제가 됐다고 하고, 가맹점주는 결제가 안 됐다며 양측의 실랑이가 벌어진 것입니다. 이는 제로페이가 차단됐기 때문입니다. 전국 139만곳에 달하는 제로페이 가맹점에서는 A씨 사례처럼 서울페이+ 앱이 연동되지 않습니다. 가맹점주는 결제 표시를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가맹점주가 QR로 결제된 내역을 확인하려면 서울페이+ 앱을 새로 다운로드 받아 설치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결제 방식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가맹점 측에서도 ‘서울시가 미리 제대로 공지를 했어야 하지 않나’, ‘번거롭게 앱을 또 깔아야 하나’는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시는 한결원의 비협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8일 “(한결원이) 가맹점에게 안내할 수 있는 핵심정보인 가맹점 식별번호, 대표자 고객번호, 대표자명, 대표자 전화번호 등을 제공하지 않아, 시민에게 충분히 안내하기 어려웠다”며 “가입자 일체 자료를 서울시에 제공해 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결원이 보유하고 있는 제로페이 가맹점 주요 정보를 이번에 모두 넘기면 해결된다는 뜻입니다. 서울시는 서울시(발행기관), 한결원(가맹점 운영사), 비즈플레이(판대대행점) 협약에 따라 자료 일체를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약 등에 대한 법률 자문 결과 한결원에 위탁을 맡겼을뿐 가맹점 데이터 주인은 서울시”라며 “서울시가 자료 일체를 요구했는데도 위탁사업자인 한결원이 이를 거부하면서 결제 장애가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한결원 입장은 다릅니다. 한결원은 지난달 28일 “법률 검토를 거쳐 서울시에 제공 가능한 가맹점 정보 전부를 이관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결원 관계자는 “가맹점주 전화번호 등을 제공하려면 가맹점주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제로페이 참여 기관에만 가맹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데 신한컨소시엄의 카카오페이는 참여 기관이 아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료 일체를 제출하면 한결원이 개인정보보호법 및 제로페이 참여기관 공동규약을 위반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기존에 쓰던 제로페이를 연동하는 게 가장 간단한 해법입니다. 가맹점주들이 앱을 새로 깔지 않아도 되고, 소비자들도 쓰던 대로 쓰면 되니까요. 한결원은 이 같은 불상사가 우려돼 제로페이 QR 또는 앱을 활용해 연동하는 방안을 작년부터 서울시와 신한컨소시엄에 수차례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달 20일 “제로페이와의 연동 결제를 협의할 필요가 없다”고 한결원에 최종 통보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로페이와 연동하려면 가맹점주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관련 시스템 개발까지 하려면 2~3개월이 더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신한컨소시엄 고객센터 직원들이 향후 2주간 가맹점(서울 27만곳)에 개별 연락을 해 서울페이+ 앱 설치를 안내하고 독려하기로 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제로페이의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에 최근 결제 장애를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제로페이 가맹점은 현재 139만곳에 달한다. (사진=한국간편결제진흥원)◇오세훈 선택은? 마이웨이냐 상생이냐법적 쟁점도 이슈이지만, 업계에선 속내를 놓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서울시-신한컨소시엄과 한결원은 체급 차이가 커 ‘다윗과 골리앗’ 싸움 같습니다. 그런데도 서울시가 한결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까지 엄포를 놓는 속내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선 두 가지 해석이 나옵니다. ‘박원순 지우기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경제적으로 보면 가맹점과 소비자들이 잘 쓰고 있던 제로페이와의 연동을 거절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앞서 제로페이는 박원순 전 시장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낮추겠다’며 제로 수준의 수수료 공약을 낸 뒤 출시됐습니다. 만약 한결원이 가입자 일체 자료를 넘길 경우, 제로페이 서비스 경쟁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제로페이가 사라지면 박원순 전 시장의 공약도 사라집니다.둘째로는 데이터 전쟁입니다. 서울페이+ 앱을 운용하는 신한컨소시엄에는 신한카드·신한은행·카카오·티머니가 참여 중입니다. 신한카드·신한은행·카카오(035720)는 지난달 시행된 마이데이터에 공을 쏟고 있습니다. 마이데이터는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모아 보여주고 금융상품 등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마이데이터 경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 데이터’ 확보입니다. 신한컨소시엄의 입장에선 제로페이 참여기관으로 들어가 한결원과 데이터 공유를 하기보다는 독자적인 데이터를 구축하고 싶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제로페이와 연동하지 않고 데이터를 받아내면 ‘남는 장사’입니다. 하지만 한결원 입장에선 곤혹스럽습니다. 제로페이가 2018년 12월 출시된 뒤 우여곡절을 거쳐 가맹점을 늘리고 3년여간 데이터를 쌓았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신한컨소시엄이 날로 먹으려고 하느냐’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입니다. 거대 금융기관, 빅테크가 소상공인 결제 시장도 잠식할 것이란 주장도 합니다.설 연휴가 지나면서 이 싸움은 더 격화할 전망입니다. 서울시는 한결원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데드라인을 2월3일로 정했습니다. 한결원은 “줄 수 있는 자료는 이미 줬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법적 분쟁이 예상됩니다. 서울시와 신한컨소시엄은 예정대로 강행할 전망입니다. 한결원은 제로페이와 연동 없이 서울페이+ 앱이 활성화될수록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어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양측이 부딪힐수록 모두가 피해자가 됩니다. 한결원에 민원이 계속 쇄도할수록 제로페이 이미지만 나빠지게 됩니다. 서울시는 “제로페이 무력화나 대형기업이나 은행 도우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논란도 여전합니다.논란이 커질수록 신한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가맹점주들은 앱을 새로 깔아야 하는 등 번거롭게 결제를 해야 합니다. 소상공인들이 불편할수록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 부담도 커집니다. 앞으로 서울시장이 바뀔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서울시민 입장에선 고통스런 일입니다. 오세훈 시장이 3일 이후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과거 무상급식 논란 때처럼 마이웨이로 갈지, 아니면 이번엔 융통성 있게 쟁점을 풀어나갈지가 관심사입니다. 오 시장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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