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김정남

기자

미국은 지금

  •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스타트…트럼프 대세론 꺾일까[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11월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이 15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에서 시작된다. 이변이 없는 한 ‘도널드 트럼프(77) 대세론’이 현실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작년 말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대사의 추격전도 만만치 않다. 특히 선명한 반(反)트럼프 기조로 선거운동을 해온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전격 사퇴하면서 공화당 경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의 한 호텔에서 TV프로그램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AFP)◇아이오와 코커스에선 ‘트럼프 대세론’ 드러날듯오는 15일(현지시간) 공화당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10개월간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된다. 오후 7시(미 중부시간)부터 주 내의 1637개 관구에서 당원들의 투표가 시작된다. 아이오와의 인구는 310만명으로 미국 전체의 1%도 안 되는 작은 주(州)로, 배정된 대의원수도 공화당 전체 2429명 중 40명(1.6%)에 불과하다. 여기에 백인 인구가 90%에 달하기 때문에 미국인 민심을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선 첫 경선이라는 상징성에다 미디어의 집중 조명까지 받기 때문에 향후 선거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지역이다. 1위를 할 경우 단숨에 전국적 인지도를 쌓게 돼 아이오와 결과는 ‘대선 풍향계’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로서는 이변이 없는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된다. 이날 아이오와 유력 지역 언론인 디모인 레지스터가 NBC뉴스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1월7~12일 705명 공화당 등록 당원 대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대학 학위 미소지자, 등록 공화당원, 복음주의 기독교인, 첫 코커스 투표자 등 주요 그룹에서 고르게 5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20%,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6%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와 두 후보 간 격차가 약 30%포인트 가량 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반 트럼프 기치로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경선 개막 직전 사퇴했는데, 이 표가 헤일리 전 대사 또는 디샌티스 주지사에 쏠릴 경우 트럼프와 격차를 줄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세론이 처음부터 굳어질지, 2위 주자의 추격전이 경선 내내 이어질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날씨를 이유로 이번 주말 대부분 유세 행사를 취소하는 등 여유를 보이고 있다. 그는 1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아이오와로 가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글을 올리며, 자신이 아이오와 여론조사에서 역대급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반면 헤일리 전 대사는 충성 지지자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이날 오전 연설에서 “월요일(코커스 당일) 춥다고 하지만 시간을 내서 사람들을 데리고, 옷을 껴입고, 신분증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해달라”며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역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아이오와 코커스 당일 영하 30℃ 안팎의 맹추위가 예고된 만큼 투표소를 향한 충성 지지자들을 충분히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는 이날 선거 유세장에서 “나는 공화당이 계속 패배하는데 지쳤다. 너무 많은 이들이 그(트럼프 전 대통령)를 반대한다”며 “우리는 표를 낭비할 수 없다. 내가 여러분의 최고의 선택인 이유”라고 강조했다.공화당 대선 후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1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데이븐포트 썬더 베이 그릴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공화당 대선 후보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카운실 블러프스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습니다. (사진=AFP)◇2위 헤일리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서 트럼프 바짝 추격헤일리 전 대사는 아이오와에서 동력을 얻는다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하겠다는 공산이다. 프라이머리는 주 정부가 주관하는데 유권자나 당원입장에서 본선 투표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헤일리 전 대사 입장에서 아이오와보다 유리한 주다. 이곳은 중도층 유권자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트럼프가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지만, 이 지역은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와 지지율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힐 정도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CNN·뉴햄프셔대가 지난 4~8일 조사한 뉴햄프셔 지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39%, 헤일리 32%로 7%포인트 차였다. 지난해 11월 같은 기관 조사보다 헤일리가 12%포인트 상승했다. 이외 사퇴한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12%, 기업인인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는 8%,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5% 지지율을 얻고 있다. 크리스틴 전 주지사의 표가 헤일리 전 대사에게 쏠릴 경우 트럼프의 독주 체제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상윤 기자 2024.01.1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11월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이 15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에서 시작된다. 이변이 없는 한 ‘도널드 트럼프(77) 대세론’이 현실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작년 말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니키 헤일리(51) 전 유엔대사의 추격전도 만만치 않다. 특히 선명한 반(反)트럼프 기조로 선거운동을 해온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전격 사퇴하면서 공화당 경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의 한 호텔에서 TV프로그램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AFP)◇아이오와 코커스에선 ‘트럼프 대세론’ 드러날듯오는 15일(현지시간) 공화당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10개월간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된다. 오후 7시(미 중부시간)부터 주 내의 1637개 관구에서 당원들의 투표가 시작된다. 아이오와의 인구는 310만명으로 미국 전체의 1%도 안 되는 작은 주(州)로, 배정된 대의원수도 공화당 전체 2429명 중 40명(1.6%)에 불과하다. 여기에 백인 인구가 90%에 달하기 때문에 미국인 민심을 대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선 첫 경선이라는 상징성에다 미디어의 집중 조명까지 받기 때문에 향후 선거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지역이다. 1위를 할 경우 단숨에 전국적 인지도를 쌓게 돼 아이오와 결과는 ‘대선 풍향계’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로서는 이변이 없는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된다. 이날 아이오와 유력 지역 언론인 디모인 레지스터가 NBC뉴스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1월7~12일 705명 공화당 등록 당원 대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대학 학위 미소지자, 등록 공화당원, 복음주의 기독교인, 첫 코커스 투표자 등 주요 그룹에서 고르게 5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헤일리 전 대사는 20%,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6%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와 두 후보 간 격차가 약 30%포인트 가량 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반 트럼프 기치로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였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경선 개막 직전 사퇴했는데, 이 표가 헤일리 전 대사 또는 디샌티스 주지사에 쏠릴 경우 트럼프와 격차를 줄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세론이 처음부터 굳어질지, 2위 주자의 추격전이 경선 내내 이어질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날씨를 이유로 이번 주말 대부분 유세 행사를 취소하는 등 여유를 보이고 있다. 그는 1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아이오와로 가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글을 올리며, 자신이 아이오와 여론조사에서 역대급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반면 헤일리 전 대사는 충성 지지자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이날 오전 연설에서 “월요일(코커스 당일) 춥다고 하지만 시간을 내서 사람들을 데리고, 옷을 껴입고, 신분증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해달라”며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역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아이오와 코커스 당일 영하 30℃ 안팎의 맹추위가 예고된 만큼 투표소를 향한 충성 지지자들을 충분히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는 이날 선거 유세장에서 “나는 공화당이 계속 패배하는데 지쳤다. 너무 많은 이들이 그(트럼프 전 대통령)를 반대한다”며 “우리는 표를 낭비할 수 없다. 내가 여러분의 최고의 선택인 이유”라고 강조했다.공화당 대선 후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1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데이븐포트 썬더 베이 그릴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공화당 대선 후보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카운실 블러프스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습니다. (사진=AFP)◇2위 헤일리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서 트럼프 바짝 추격헤일리 전 대사는 아이오와에서 동력을 얻는다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하겠다는 공산이다. 프라이머리는 주 정부가 주관하는데 유권자나 당원입장에서 본선 투표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헤일리 전 대사 입장에서 아이오와보다 유리한 주다. 이곳은 중도층 유권자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트럼프가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지만, 이 지역은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와 지지율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힐 정도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CNN·뉴햄프셔대가 지난 4~8일 조사한 뉴햄프셔 지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39%, 헤일리 32%로 7%포인트 차였다. 지난해 11월 같은 기관 조사보다 헤일리가 12%포인트 상승했다. 이외 사퇴한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12%, 기업인인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는 8%,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5% 지지율을 얻고 있다. 크리스틴 전 주지사의 표가 헤일리 전 대사에게 쏠릴 경우 트럼프의 독주 체제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차 끌고 온다고? 돈 내"…뉴욕 '혼잡통행료' 물린다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최대 도시 뉴욕시가 내년 봄부터 핵심 상업지구인 맨해튼 중심가에 진입하는 승용차에 혼잡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본격화하자 뉴욕시와 인근 뉴저지주 등 간 격렬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혼잡 통행료 부과로 교통체증 및 공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반면, 지나친 요금에 따른 부담증가와 함께 타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뉴욕시 맨해튼 상업지구 일대에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AFP)◇맨해튼 중심부 진입 시 15달러…택시·우버도 물린다10일(현지시간) 뉴욕주에 따르면 뉴욕시 교통국(MTA)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뉴욕시는 맨해튼 60번가 남쪽의 타임스퀘어, 월가(街) 등을 포함하는 중심부로 진입하는 길목마다 톨게이트를 설치해 혼잡 통행료를 받는 안을 승인했다. CBS가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MTA는 이 지역에 진입하는 승용차 한대당 15달러의 통행료를 매번 부과한다. 소형트럭은 24달러, 대형트럭은 36달러다. 대중교통인 버스와 경찰·구급차 등만 제외될 뿐, 택시나 우버 등 승차 공유 서비스에도 각각 1.25달러, 2.5달러 통행료를 물린다. 미 도시 중 최초의 혼잡 통행료다. 4개월간 공개 의견수렴 기간을 거치면 내년 4월께 시행될 예정이다.뉴욕시가 혼잡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맨해튼으로 유입되는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악명 높은 교통 체증과 매연·소음 등을 줄이면서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뉴욕시는 연간 10억달러 가량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를 노후화된 지하철 정비사업과 학교 공기청정기 설치 등에 투입하겠다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하지만 맨해튼으로 출근하는 대부분 직장인은 뉴욕시 외곽과 인근 뉴저지·코네티컷주에 살고 있어 반발이 심하다. “또 하나의 세금이 추가됐다”며 볼멘소리를 나올 정도다. 현재 맨해튼으로 가기 위해서는 교량·터널을 지날 때마다 17달러를 내고, 여기에 도심 주차료만 반나절에 40~60달러를 내고 있는데 혼잡 통행료까지 더해지면 많게는 하루 100달러 이상을 지출할 수도 있다. 혼잡 통행료 승인 직후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뉴욕시의 돈 강탈(money grab)”이라고 거세게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특히 하루에 여러번 배송을 해야 하는 트럭의 경우 중심부로 진입할 때마다 혼잡 통행료를 내야 하는 만큼 배송료가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뉴욕시의 의도와 달리, 맨해튼을 거치는 대신 뉴욕 브롱크스, 퀸스로 돌아가면서 해당 지역의 교통난이 심화하고 오염물질 배출도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미 경제사회정책 연구기관인 어번 인슈티튜트(Urban Institute)의 유나 프리마크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일부 모델에 따르면 맨해튼의 통행료 부과로 운전자들이 중심가를 회피하는 대신 브롱크스 등 외각 지역에 더 많은 교통량과 공기오염을 초해할 수 있다는 데이터가 있다”며 “맨해튼과 주변의 교통패턴이 어떤 식으로 재구성될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뉴욕시 교통국(MTA)이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게 되면 뉴욕시 맨해튼에서 가장 붐비는 60번가 이하를 통과할 때마다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그래픽=CBS)◇런던, 우버·배달 트럭에 다시 교통체증혼잡 통행료는 ‘교통지옥’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과 스웨덴 스톡홀름, 싱가포르 등에서 이미 도입했다. 2006년 혼잡 통행료를 도입한 스톡홀름은 역시 시민과 기업, 소상공인들의 강한 항의가 빗발쳤지만, 시행 1년 후 교통량이 전년대비 22%나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이후 스톡홀름은 2007년 국민투표를 통해 혼잡 통행료 부과를 영구 제도화했다.런던은 2003년 혼잡 통행료를 도입했고, 초기에는 교통량을 줄여 교통체증을 완화하는 동시에 오염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입증됐다. 시행 후 1년간 교통량이 18% 줄었고, 교통체증도 30% 감소했다. 하지만 이후 우버 등 차량공유서비스가 늘고 배달 트럭이 증가하면서 결국 교통체증은 다시 심화한 상황이다. 도입 당시에 혼잡 통행료는 6.32달러인데 현재는 최대 18달러95센트까지 치솟으면서 국민지지도 다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싱가포르의 경우 가장 빠른 1970년대에 혼잡 통행료를 도입했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싱가포르대 경제학 교수인 월터 테세이라는 “차량이 상당히 늘어났지만, 혼잡 통행료가 도로의 교통 흐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다만 혼잡 통행료만으로는 교통체증을 줄일 수 없고, 자동차 구매 대수를 제한하거나 위성을 통해 혼잡 지역을 계속 모니터링하며 다양한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부과하는 게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서울시도 지난 4월 17일부터 남산 1·3호 터널에 부과되던 혼잡 통행료 2000원을 한 달간 면제하는 실험을 진행했고, 이 기간 남산 1·3호 터널 통행량이 14% 늘어나 혼잡 통행료가 교통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른 지자체도 도심 안에서 혼잡 통행료 징수 구간을 늘리거나 기존 통행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상윤 기자 2023.12.1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최대 도시 뉴욕시가 내년 봄부터 핵심 상업지구인 맨해튼 중심가에 진입하는 승용차에 혼잡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본격화하자 뉴욕시와 인근 뉴저지주 등 간 격렬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혼잡 통행료 부과로 교통체증 및 공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반면, 지나친 요금에 따른 부담증가와 함께 타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뉴욕시 맨해튼 상업지구 일대에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AFP)◇맨해튼 중심부 진입 시 15달러…택시·우버도 물린다10일(현지시간) 뉴욕주에 따르면 뉴욕시 교통국(MTA)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뉴욕시는 맨해튼 60번가 남쪽의 타임스퀘어, 월가(街) 등을 포함하는 중심부로 진입하는 길목마다 톨게이트를 설치해 혼잡 통행료를 받는 안을 승인했다. CBS가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MTA는 이 지역에 진입하는 승용차 한대당 15달러의 통행료를 매번 부과한다. 소형트럭은 24달러, 대형트럭은 36달러다. 대중교통인 버스와 경찰·구급차 등만 제외될 뿐, 택시나 우버 등 승차 공유 서비스에도 각각 1.25달러, 2.5달러 통행료를 물린다. 미 도시 중 최초의 혼잡 통행료다. 4개월간 공개 의견수렴 기간을 거치면 내년 4월께 시행될 예정이다.뉴욕시가 혼잡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맨해튼으로 유입되는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악명 높은 교통 체증과 매연·소음 등을 줄이면서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뉴욕시는 연간 10억달러 가량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를 노후화된 지하철 정비사업과 학교 공기청정기 설치 등에 투입하겠다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하지만 맨해튼으로 출근하는 대부분 직장인은 뉴욕시 외곽과 인근 뉴저지·코네티컷주에 살고 있어 반발이 심하다. “또 하나의 세금이 추가됐다”며 볼멘소리를 나올 정도다. 현재 맨해튼으로 가기 위해서는 교량·터널을 지날 때마다 17달러를 내고, 여기에 도심 주차료만 반나절에 40~60달러를 내고 있는데 혼잡 통행료까지 더해지면 많게는 하루 100달러 이상을 지출할 수도 있다. 혼잡 통행료 승인 직후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뉴욕시의 돈 강탈(money grab)”이라고 거세게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특히 하루에 여러번 배송을 해야 하는 트럭의 경우 중심부로 진입할 때마다 혼잡 통행료를 내야 하는 만큼 배송료가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뉴욕시의 의도와 달리, 맨해튼을 거치는 대신 뉴욕 브롱크스, 퀸스로 돌아가면서 해당 지역의 교통난이 심화하고 오염물질 배출도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미 경제사회정책 연구기관인 어번 인슈티튜트(Urban Institute)의 유나 프리마크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일부 모델에 따르면 맨해튼의 통행료 부과로 운전자들이 중심가를 회피하는 대신 브롱크스 등 외각 지역에 더 많은 교통량과 공기오염을 초해할 수 있다는 데이터가 있다”며 “맨해튼과 주변의 교통패턴이 어떤 식으로 재구성될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뉴욕시 교통국(MTA)이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게 되면 뉴욕시 맨해튼에서 가장 붐비는 60번가 이하를 통과할 때마다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그래픽=CBS)◇런던, 우버·배달 트럭에 다시 교통체증혼잡 통행료는 ‘교통지옥’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과 스웨덴 스톡홀름, 싱가포르 등에서 이미 도입했다. 2006년 혼잡 통행료를 도입한 스톡홀름은 역시 시민과 기업, 소상공인들의 강한 항의가 빗발쳤지만, 시행 1년 후 교통량이 전년대비 22%나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이후 스톡홀름은 2007년 국민투표를 통해 혼잡 통행료 부과를 영구 제도화했다.런던은 2003년 혼잡 통행료를 도입했고, 초기에는 교통량을 줄여 교통체증을 완화하는 동시에 오염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입증됐다. 시행 후 1년간 교통량이 18% 줄었고, 교통체증도 30% 감소했다. 하지만 이후 우버 등 차량공유서비스가 늘고 배달 트럭이 증가하면서 결국 교통체증은 다시 심화한 상황이다. 도입 당시에 혼잡 통행료는 6.32달러인데 현재는 최대 18달러95센트까지 치솟으면서 국민지지도 다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싱가포르의 경우 가장 빠른 1970년대에 혼잡 통행료를 도입했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싱가포르대 경제학 교수인 월터 테세이라는 “차량이 상당히 늘어났지만, 혼잡 통행료가 도로의 교통 흐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다만 혼잡 통행료만으로는 교통체증을 줄일 수 없고, 자동차 구매 대수를 제한하거나 위성을 통해 혼잡 지역을 계속 모니터링하며 다양한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부과하는 게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서울시도 지난 4월 17일부터 남산 1·3호 터널에 부과되던 혼잡 통행료 2000원을 한 달간 면제하는 실험을 진행했고, 이 기간 남산 1·3호 터널 통행량이 14% 늘어나 혼잡 통행료가 교통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른 지자체도 도심 안에서 혼잡 통행료 징수 구간을 늘리거나 기존 통행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잘 안 팔릴까봐 겁난다"…'블프' 눈앞인데 매장 '썰렁'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포드에 위치한 최대 복합 쇼핑센터 아메리칸드림 몰(American Dream). 블랙프라이데이(블프·11월24)를 한주 앞뒀지만 예상과 달리 한산했다. 뉴저지주는 신발, 의류, 식품류에 대해 면세를 적용하기 때문에 이곳은 뉴욕시티나 다른 주에서 쇼핑객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세일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청바지 업체인 리바이스 매장 등에는 손님이 아예 없기도 했다. 아메리칸드림 몰 직원인 엘리사 리델린은 “아직 블프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아니지만, 작년보다는 덜 붐비는 것 같긴 하다”며 “수요 둔화를 우려해 일부 매장들은 작년보다 파격 세일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뉴욕 맨하튼의 한 의류매장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안내문을 붙여놨다. (사진=AFP)◇연말 소비 작년보다 3~4% 늘 뿐…팬데믹 이후 최저치최대 쇼핑 시즌 블프를 앞두고 미국 유통업계에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쌓아둔 저축이 소진되고 있는데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장기간 고금리에 모기지, 자동차대출 등에서 이자 부담이 늘면서 소비자들이 소비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이미 소비둔화 시그널은 조금씩 나오고 있다. 미국의 소비상황을 엿볼 수 있는 소매판매는 지난달 전월대비 0.1% 감소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현실화했다. 소매판매는 4월(0.4%), 5월(0.7%), 6월(0.2%), 7월(0.6%), 8월(0.8%), 9월(0.9%) 등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가 7개월 만에 역성장하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미 최대 온라인쇼핑업체 아마존은 10월초 ‘아마존 데이’ 자체 프로모션을 하기도 했지만, 소매판매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소매 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중 상품 판매 실적을 집계하는데,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소매판매가 꺾이면서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졌다. 실제 대형 유통업체인 타겟은 지난 8~10월 3개월 동안 동일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9% 감소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코넬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는 여전히 지출하고 있지만, 고금리와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신용카드 연체 증가, 저축률 감소와 같은 여러 압력 탓에 의류, 오락 등 재량재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고 설명했다.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도 연말 소비 둔화가 심상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이 지난달 하순부터 식료품과 생필품 영역에서도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더그 맥밀런 CEO도 “(수요 둔화에) 식품과 소모품 가격이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미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올 11~12월 쇼핑 시즌 매출 증가율은 2020년 이후 가장 낮을 낮을 전망이다. 2021년 쇼핑 시즌에는 매출이 전년대비 12.7%, 지난해에는 5.4% 늘었지만, 올해는 3~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리테일 분석업체 센서매틱 솔루션즈는 올해 연말연시 매장내 방문객수는 지난해 보다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미 투자회사인 뱅크레이트의 수석 산업 분석가인 테드 로스먼은 미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유통업체들이 세일에 나서면서 쇼핑객 10명 중 약 8명이 물건을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의 고금리, 신용카드 연체 등 추세를 분석하면 소비자들이 매우 가격에 민감하다”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월마트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한주가량 앞두고 할인행사를 미리 시작하고 있다. (사진=AFP)◇블프 전에 미리 세일…소비 앞당기는 유통업체이에 따라 일부 소매업체들은 수요 정체 우려에 사전 특별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사전 블프 딜(Early Balck Friday Deals)을 하는 식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내 10월 한달간 의류, 전자제품, 장난감, 스포츠용품, 뷰티상품에 대한 할인율은 평균 24.1%로, 2019년(16.7%), 2021년(12.9%)보다 높았다.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 백화점 메이시스, 패스트패션(SPA)업체인 H&M 등은 벌써부터 최대 30%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며 소비자 지갑 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메이시스 CEO인 제프 제네트는 로이터에 “과거와 달리 경쟁사들이 블프 이전에 세일을 먼저 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고객들도 소비를 앞당겨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소비자행동전문가인 세인트루이스 대학교의 다니엘 루빈 교수는 CNBC에 “올해 할인율이 높은 것은 유통업체들이 연말 휴가철 소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더 많은 세일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김상윤 기자 2023.11.19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포드에 위치한 최대 복합 쇼핑센터 아메리칸드림 몰(American Dream). 블랙프라이데이(블프·11월24)를 한주 앞뒀지만 예상과 달리 한산했다. 뉴저지주는 신발, 의류, 식품류에 대해 면세를 적용하기 때문에 이곳은 뉴욕시티나 다른 주에서 쇼핑객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세일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청바지 업체인 리바이스 매장 등에는 손님이 아예 없기도 했다. 아메리칸드림 몰 직원인 엘리사 리델린은 “아직 블프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아니지만, 작년보다는 덜 붐비는 것 같긴 하다”며 “수요 둔화를 우려해 일부 매장들은 작년보다 파격 세일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뉴욕 맨하튼의 한 의류매장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안내문을 붙여놨다. (사진=AFP)◇연말 소비 작년보다 3~4% 늘 뿐…팬데믹 이후 최저치최대 쇼핑 시즌 블프를 앞두고 미국 유통업계에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쌓아둔 저축이 소진되고 있는데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장기간 고금리에 모기지, 자동차대출 등에서 이자 부담이 늘면서 소비자들이 소비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이미 소비둔화 시그널은 조금씩 나오고 있다. 미국의 소비상황을 엿볼 수 있는 소매판매는 지난달 전월대비 0.1% 감소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현실화했다. 소매판매는 4월(0.4%), 5월(0.7%), 6월(0.2%), 7월(0.6%), 8월(0.8%), 9월(0.9%) 등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가 7개월 만에 역성장하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미 최대 온라인쇼핑업체 아마존은 10월초 ‘아마존 데이’ 자체 프로모션을 하기도 했지만, 소매판매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소매 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중 상품 판매 실적을 집계하는데,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소매판매가 꺾이면서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졌다. 실제 대형 유통업체인 타겟은 지난 8~10월 3개월 동안 동일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9% 감소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코넬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는 여전히 지출하고 있지만, 고금리와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신용카드 연체 증가, 저축률 감소와 같은 여러 압력 탓에 의류, 오락 등 재량재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고 설명했다.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도 연말 소비 둔화가 심상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이 지난달 하순부터 식료품과 생필품 영역에서도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더그 맥밀런 CEO도 “(수요 둔화에) 식품과 소모품 가격이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미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올 11~12월 쇼핑 시즌 매출 증가율은 2020년 이후 가장 낮을 낮을 전망이다. 2021년 쇼핑 시즌에는 매출이 전년대비 12.7%, 지난해에는 5.4% 늘었지만, 올해는 3~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리테일 분석업체 센서매틱 솔루션즈는 올해 연말연시 매장내 방문객수는 지난해 보다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미 투자회사인 뱅크레이트의 수석 산업 분석가인 테드 로스먼은 미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유통업체들이 세일에 나서면서 쇼핑객 10명 중 약 8명이 물건을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의 고금리, 신용카드 연체 등 추세를 분석하면 소비자들이 매우 가격에 민감하다”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월마트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한주가량 앞두고 할인행사를 미리 시작하고 있다. (사진=AFP)◇블프 전에 미리 세일…소비 앞당기는 유통업체이에 따라 일부 소매업체들은 수요 정체 우려에 사전 특별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사전 블프 딜(Early Balck Friday Deals)을 하는 식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내 10월 한달간 의류, 전자제품, 장난감, 스포츠용품, 뷰티상품에 대한 할인율은 평균 24.1%로, 2019년(16.7%), 2021년(12.9%)보다 높았다.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 백화점 메이시스, 패스트패션(SPA)업체인 H&M 등은 벌써부터 최대 30%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며 소비자 지갑 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메이시스 CEO인 제프 제네트는 로이터에 “과거와 달리 경쟁사들이 블프 이전에 세일을 먼저 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며 “고객들도 소비를 앞당겨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소비자행동전문가인 세인트루이스 대학교의 다니엘 루빈 교수는 CNBC에 “올해 할인율이 높은 것은 유통업체들이 연말 휴가철 소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더 많은 세일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 대선 D-1년…역대급 인기 없는 바이든 vs 사법리스크 트럼프[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내년 11월 5일 치러지는 미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81)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7)이 재대결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리스크에 인플레이션 피로감,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여파까지 불거지면서 역대 대통령 중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사법리스크에도 불구 바이든 대통령보다 근소하게 앞서면서 미 정계와 국제사회에선 ‘트럼프 2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5일(현지시간) 선거분석업체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9.3%에 불과했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7%로 떨어지는 등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대통령 취임 후 1000일째 기준으로 역대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해보면 1977~1981년 재임한 지미 카터(33.0%) 전 대통령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바이든이 인기가 떨어진 배경엔 우선 경제문제가 있다. 카터 전 대통령 역시 1970년대 후반 미국 경제불황으로 인기가 바닥을 친 것과 비슷하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4.9%로 역대급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2년여간 고질병이 된 인플레이션에 국민의 피로감이 상당히 커졌다. 물가상승률이 9.1% 정점에서 3.7%까지 내려가긴 했지만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여전히 버겁다는 불만이 많다. 특히나 저성장·고금리 기조에 국제유가 불안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의 경제 정책과 인플레이션 대처에 대한 지지율은 절반을 밑돌고 있다.여기에 이스라엘에 대한 단호한 지지 표명이 지지층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반유대주의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커졌고, 미국내 이슬람교도와 아랍계 미국인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여론조사 및 컨설팅 기관 갤럽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단호한 지지 표명이 지지층 일부의 이탈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질적으로 나오는 고령리스크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로이터통신ㆍ입소스의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응답이 77%에 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재산 부풀리기 사기 혐의를 재판하는 뉴욕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AFP)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확고한 유력주자인데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추월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1%,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6%였다. 지난달 초 블룸버그 통신이 경합주 대상으로 조사한 지지율도 각각 43%, 47%를 나타내고 있다. 기밀문건 유출혐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등 4차례 형사기소로 사법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미 정계와 국제사회에선 트럼프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트럼프가 복귀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거나 바이든 대통령의 에너지, 탄소중립 정책을 모두 180도 되돌릴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역대급 비호감 대선에 미국인들이 제3의 인물을 지지하는 기류도 강해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이탈해 무소속으로 나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지지율은 20% 내외서 움직이고 있다. 환경 변호사 출신으로 ‘정치 명문’ 케네디 가(家)의 일원이자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인 젊은층과 무당파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사진=AFP)
    김상윤 기자 2023.11.0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내년 11월 5일 치러지는 미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81)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7)이 재대결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리스크에 인플레이션 피로감,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여파까지 불거지면서 역대 대통령 중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사법리스크에도 불구 바이든 대통령보다 근소하게 앞서면서 미 정계와 국제사회에선 ‘트럼프 2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5일(현지시간) 선거분석업체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9.3%에 불과했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7%로 떨어지는 등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대통령 취임 후 1000일째 기준으로 역대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해보면 1977~1981년 재임한 지미 카터(33.0%) 전 대통령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바이든이 인기가 떨어진 배경엔 우선 경제문제가 있다. 카터 전 대통령 역시 1970년대 후반 미국 경제불황으로 인기가 바닥을 친 것과 비슷하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4.9%로 역대급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2년여간 고질병이 된 인플레이션에 국민의 피로감이 상당히 커졌다. 물가상승률이 9.1% 정점에서 3.7%까지 내려가긴 했지만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여전히 버겁다는 불만이 많다. 특히나 저성장·고금리 기조에 국제유가 불안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의 경제 정책과 인플레이션 대처에 대한 지지율은 절반을 밑돌고 있다.여기에 이스라엘에 대한 단호한 지지 표명이 지지층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반유대주의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커졌고, 미국내 이슬람교도와 아랍계 미국인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여론조사 및 컨설팅 기관 갤럽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단호한 지지 표명이 지지층 일부의 이탈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질적으로 나오는 고령리스크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로이터통신ㆍ입소스의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응답이 77%에 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재산 부풀리기 사기 혐의를 재판하는 뉴욕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AFP)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확고한 유력주자인데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추월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1%,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6%였다. 지난달 초 블룸버그 통신이 경합주 대상으로 조사한 지지율도 각각 43%, 47%를 나타내고 있다. 기밀문건 유출혐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등 4차례 형사기소로 사법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미 정계와 국제사회에선 트럼프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트럼프가 복귀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거나 바이든 대통령의 에너지, 탄소중립 정책을 모두 180도 되돌릴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역대급 비호감 대선에 미국인들이 제3의 인물을 지지하는 기류도 강해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이탈해 무소속으로 나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의 지지율은 20% 내외서 움직이고 있다. 환경 변호사 출신으로 ‘정치 명문’ 케네디 가(家)의 일원이자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인 젊은층과 무당파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사진=AFP)
  • 고개드는 美 장기국채금리…성장주· 부동산 악영향 미칠까[미국은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재정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미 채권시장이 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 때 4.2%까지 근접해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금리(수익률) 상승에 따른 ‘꼬리 위험’(tail risk)이 커지고 있다. 장기금리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며 10년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성장주, 부동산 시장에 여파가 미칠지 주목된다.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미 장기국채 금리 9개월 만에 최고치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3일 장중 4.198%까치 치솟았다. 2022년 11월 8일 4.224%를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날 고용지표가 일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긴축 부담이 완화돼 다시 4.042%까지 내려가긴 했지만, 월가에선 언제든 금리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 목소리가 나온다. 또다른 장기금리인 미 국채 30년물 금리도 3일 장중 4.326%까지 뛰어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미국의 장기금리는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28일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하면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일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아진 자국 국채로 투자처를 옮기기 위해 미 국채를 팔아치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깜짝’ 강등해 변동성이 확대했다. 신용등급 강등 자체보다 강등 원인, 즉 미 정부의 재정건전성 우려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미 재무부가 발표한 차입계획과 채권발행 계획에 따르면 3분기 차입 규모는 1조70억달러다. 지난 5월 발표한 계획(7330억달러)보다 무려 2740억달러 증가한 규모로, 시장 예상치(8000~900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미 재무부는 또 오는 15일 만기되는 840억달러 규모 중기·장기 국채 차환 발행을 위해 1030억달러어치 국채를 입찰한다고 발표했다. 종전 960억달러 대비 발행액이 늘어난 것이다. 공급이 늘어 가격이 하락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상승한 것이다. 국채 발행 물량이 늘어난 건 재정적자 때문이다. 세출보다 세입이 적어 적자가 확대했고 미 정부는 이를 국채 발행을 통해 메우고 있다. 또 앞서 저금리에 발행했던 국채에 대해서도 만기도래시 금리가 높아진 국채로 차환해 이자부담이 커졌고, 이 역시 국채 발행으로 해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나랏빚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의미여서 피치의 지적처럼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는 ‘미 국채 쓰나미’라는 보고서에서 “미 재무부 차입금 전망치가 상향조정된 건 정부 재정 여건이 악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며 “앞으로 미 국채 공급이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도 “미 국채 30년물에 대한 숏 포지션(공매도)을 취하고 있다”며 “30년물 금리가 곧 5.5%에 이를 것이다. 장기채는 과매수 상태로 더 높은 금리를 보장하지 않으면 정부 발행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성장주에 악영향 미치나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모든 자산가격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이나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학자금대출을 비롯해 상업용 부동산 부채, 미 달러로 표시해 발행되는 다른 나라의 중·장기 채권금리까지 미 국채 10년물에 연동돼 있다. 즉 10년물 금리가 오르면 미 가계와 기업의 차입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글로벌 자산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특히 차입비용 상승은 AI(인공지능) 열풍 등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성장주들에 독이 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 네트 전략가는 “채권금리가 치솟은 상황에서 경기침체 우려는 여전히 위험요소”라며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하락했다. 이에 1%포인트가 넘었던 10년물과 2년물 간 장·단기 금리 역전 스프레드도 지난 3일 0.7%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이는 침체 우려가 완화했다기보다 불확실성을 우려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진단이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침체에 베팅하며 장기 국채 보유에 대한 보상을 더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상윤 기자 2023.08.0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재정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미 채권시장이 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한 때 4.2%까지 근접해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금리(수익률) 상승에 따른 ‘꼬리 위험’(tail risk)이 커지고 있다. 장기금리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며 10년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성장주, 부동산 시장에 여파가 미칠지 주목된다.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미 장기국채 금리 9개월 만에 최고치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3일 장중 4.198%까치 치솟았다. 2022년 11월 8일 4.224%를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날 고용지표가 일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긴축 부담이 완화돼 다시 4.042%까지 내려가긴 했지만, 월가에선 언제든 금리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 목소리가 나온다. 또다른 장기금리인 미 국채 30년물 금리도 3일 장중 4.326%까지 뛰어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미국의 장기금리는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28일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하면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일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아진 자국 국채로 투자처를 옮기기 위해 미 국채를 팔아치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깜짝’ 강등해 변동성이 확대했다. 신용등급 강등 자체보다 강등 원인, 즉 미 정부의 재정건전성 우려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미 재무부가 발표한 차입계획과 채권발행 계획에 따르면 3분기 차입 규모는 1조70억달러다. 지난 5월 발표한 계획(7330억달러)보다 무려 2740억달러 증가한 규모로, 시장 예상치(8000~900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미 재무부는 또 오는 15일 만기되는 840억달러 규모 중기·장기 국채 차환 발행을 위해 1030억달러어치 국채를 입찰한다고 발표했다. 종전 960억달러 대비 발행액이 늘어난 것이다. 공급이 늘어 가격이 하락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상승한 것이다. 국채 발행 물량이 늘어난 건 재정적자 때문이다. 세출보다 세입이 적어 적자가 확대했고 미 정부는 이를 국채 발행을 통해 메우고 있다. 또 앞서 저금리에 발행했던 국채에 대해서도 만기도래시 금리가 높아진 국채로 차환해 이자부담이 커졌고, 이 역시 국채 발행으로 해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나랏빚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의미여서 피치의 지적처럼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는 ‘미 국채 쓰나미’라는 보고서에서 “미 재무부 차입금 전망치가 상향조정된 건 정부 재정 여건이 악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며 “앞으로 미 국채 공급이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헤지펀드 거물 빌 애크먼도 “미 국채 30년물에 대한 숏 포지션(공매도)을 취하고 있다”며 “30년물 금리가 곧 5.5%에 이를 것이다. 장기채는 과매수 상태로 더 높은 금리를 보장하지 않으면 정부 발행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성장주에 악영향 미치나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모든 자산가격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이나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학자금대출을 비롯해 상업용 부동산 부채, 미 달러로 표시해 발행되는 다른 나라의 중·장기 채권금리까지 미 국채 10년물에 연동돼 있다. 즉 10년물 금리가 오르면 미 가계와 기업의 차입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글로벌 자산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특히 차입비용 상승은 AI(인공지능) 열풍 등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성장주들에 독이 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 네트 전략가는 “채권금리가 치솟은 상황에서 경기침체 우려는 여전히 위험요소”라며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하락했다. 이에 1%포인트가 넘었던 10년물과 2년물 간 장·단기 금리 역전 스프레드도 지난 3일 0.7%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이는 침체 우려가 완화했다기보다 불확실성을 우려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진단이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침체에 베팅하며 장기 국채 보유에 대한 보상을 더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마지막 인상일까…파월의 정책 판단, 기로에 섰다[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번이 마지막 인상일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번달 기준금리 결정에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이번 금리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 그 이후 추가로 올릴지에 대한 신호를 줄 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제공)◇연준 5.50% 인상 기정사실화22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25~26일 여는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을 99.2%로 보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이후 1년여 만에 500bp 이상 강경 긴축을 해 왔다.연준이 또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그동안 연내 2회 인상을 천명해 왔던 만큼 이번달은 어떻게든 올릴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연준 FOMC는 이번달 외에 9월, 11월, 12월 세 차례밖에 남지 않았다.연준이 대외적으로 매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끈적해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0%를 기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랐다. 연준 목표치(2.0%)보다 한참 높다. 이번달 미시건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4%로 전월(3.3%) 대비 오히려 상승했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3.1%를 기록했다.다만 시장의 시선은 ‘이번달 이후’에 더 쏠려 있다. 9월에도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인지 여부다. CME 페드워치 집계를 보면, 시장은 연준이 9월, 11월, 12월 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데 각각 15.9%, 27.8%, 24.7% 베팅하고 있다. 연내 1회 인상에 그칠 것이라는데 기울어 있는 것이다.주된 이유는 인플레이션 둔화에서 찾을 수 있다. CPI가 지난해 6월 9.0%까지 치솟은 뒤 하향 안정화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CIBC 캐피털 마켓츠의 에이버리 센펠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 CPI에서 매우 강한 인상을 받았다”며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TD증권의 오스카 무뇨즈 거시전략가는 “이번달은 이번 사이클의 마지막 인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이번이 인상 사이클의 마지막‘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황) 낙관론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물가가 떨어지는 와중에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가능한데, 굳이 2회 인상에 나서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살 콰티에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 대다수 위원들이 2회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기는 계속 둔화할 것으로 본다”며 “이는 올해 남은 기간 영구적인 인상 중단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최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개최한 웨비나에서 “향후 6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은 3.0~3.5% 범위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이번 인상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9월 회의 때는 매우 열려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때부터는 동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뜻이다.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2회 인상을 강하게 강조했던 만큼 추후 인상 중단 신호를 직접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추가 긴축을 시사하고, 그 이후 파월 의장이 나와 데이터를 계속 지켜보겠다는 식으로 언급할 것 같다”고 전했다.다만 2회 인상 가능성이 아예 닫힌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노동시장이 ‘건강’과 ‘과열’의 경계에서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역대 최저 수준인 20만건 초반대에서 계속 머무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실업수당 청구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이 뜨겁다는 의미다. 또 다른 월가 고위인사는 “근원물가는 아직 4~5%대”라며 “벌써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겼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정남 기자 2023.07.23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번이 마지막 인상일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번달 기준금리 결정에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이번 금리 인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 그 이후 추가로 올릴지에 대한 신호를 줄 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제공)◇연준 5.50% 인상 기정사실화22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25~26일 여는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을 99.2%로 보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이후 1년여 만에 500bp 이상 강경 긴축을 해 왔다.연준이 또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그동안 연내 2회 인상을 천명해 왔던 만큼 이번달은 어떻게든 올릴 타이밍이기 때문이다. 연준 FOMC는 이번달 외에 9월, 11월, 12월 세 차례밖에 남지 않았다.연준이 대외적으로 매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끈적해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0%를 기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랐다. 연준 목표치(2.0%)보다 한참 높다. 이번달 미시건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4%로 전월(3.3%) 대비 오히려 상승했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3.1%를 기록했다.다만 시장의 시선은 ‘이번달 이후’에 더 쏠려 있다. 9월에도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인지 여부다. CME 페드워치 집계를 보면, 시장은 연준이 9월, 11월, 12월 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데 각각 15.9%, 27.8%, 24.7% 베팅하고 있다. 연내 1회 인상에 그칠 것이라는데 기울어 있는 것이다.주된 이유는 인플레이션 둔화에서 찾을 수 있다. CPI가 지난해 6월 9.0%까지 치솟은 뒤 하향 안정화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CIBC 캐피털 마켓츠의 에이버리 센펠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달 CPI에서 매우 강한 인상을 받았다”며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TD증권의 오스카 무뇨즈 거시전략가는 “이번달은 이번 사이클의 마지막 인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이번이 인상 사이클의 마지막‘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황) 낙관론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물가가 떨어지는 와중에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가능한데, 굳이 2회 인상에 나서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살 콰티에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 대다수 위원들이 2회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경기는 계속 둔화할 것으로 본다”며 “이는 올해 남은 기간 영구적인 인상 중단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최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개최한 웨비나에서 “향후 6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은 3.0~3.5% 범위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이번 인상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9월 회의 때는 매우 열려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때부터는 동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뜻이다.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2회 인상을 강하게 강조했던 만큼 추후 인상 중단 신호를 직접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추가 긴축을 시사하고, 그 이후 파월 의장이 나와 데이터를 계속 지켜보겠다는 식으로 언급할 것 같다”고 전했다.다만 2회 인상 가능성이 아예 닫힌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노동시장이 ‘건강’과 ‘과열’의 경계에서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에서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역대 최저 수준인 20만건 초반대에서 계속 머무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실업수당 청구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시장이 뜨겁다는 의미다. 또 다른 월가 고위인사는 “근원물가는 아직 4~5%대”라며 “벌써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겼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 연준 긴축 고장났나…금리 올려도 돈 계속 쓴다[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직장인 앤드루(46)씨는 올해 독립기념일 여행 계획을 한 달 전부터 세우면서 깜짝 놀랐다.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에서 3박4일간 쉬다 오려고 미리 예약하려 했는데, 4인 가족의 비행기 가격만 7000달러(약 910만원)를 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텔, 렌트카, 외식, 엔터테인먼트 등을 더하면 1만달러를 훨씬 넘길 게 뻔했다.앤드루씨는 “긴 연휴여서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비쌀 줄은 몰랐다”며 “비행기 가격이 계속 오르니 예약할까 했지만 올해 서부는 가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대신 자동차를 직접 몰고 동부 메릴랜드주, 델라웨어주 등을 둘러보고 왔고, 그 가격은 캘리포니아주와 비교해 3분의1에도 못 미쳤다. 그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데도 그 돈을 내고 여행을 간다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게 신기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긴축에도 노동시장 ‘활활’연방준비제도(Fed)의 초강경 긴축에도 미국 경제가 식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가격을 아무리 올려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이를 따라잡는 이상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사업을 확장하고자 사람을 더 뽑으려 하는데도 구하지 못하는 노동시장 과열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 긴축 정책이 고장 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있다.8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를 분석해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20만9000개로 상반기 월 평균 증가 폭(27만8000개)을 밑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4만개) 역시 하회했다. 지난 2020년 12월 이후 2년반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복잡미묘한 수치라고 해석했다. 무엇보다 20만개가 넘는 규모 자체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통상 미국 경제가 매달 필요로 하는 신규 일자리는 7만~9만개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전략가는 “20만9000명의 신규 일자리를 약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심지어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가 공개한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은 49만7000개 급증했다.게다가 임금 상승 속도는 예상을 웃돌았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4.4% 각각 증가했다. 높은 임금 상승세는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실업률은 전월보다 낮은 3.6%로 나타났다.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이다. 뉴욕시의 한 중소형 유통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하는 A씨는 “사람을 새로 뽑는 것도 어렵고 기존 직원들을 붙잡아두는 것도 어렵다”며 “급여를 계속 높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코메리카뱅크의 빌 애덤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노동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며 “아직도 일손이 부족하다”고 했다. 특히 건설업계의 선전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건설 분야의 신규 고용은 4월 1만1000개→5월 2만3000개→6월 2만3000개 등으로 늘고 있다. WSJ는 “과거 건설업계는 금리 인상기 때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지만, 요즘은 인프라 사업 등이 호황을 보이고 있다”며 “연준의 긴축 노력을 무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정-통화 ‘엇박자’ 우려이 때문에 연준의 초강경 긴축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연준이 올해 많으면 2~3회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받고 있는데, 정작 그 수준까지 올려도 인플레이션이 잡힐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월가의 한 고위인사는 “이대로 가다가 갑자기 급격한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의견부터 침체 자체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까지 너무 다양하다”며 “통화정책이 이렇게 불확실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라고 했다.그 기저에는 재정정책은 방만하게 가져가는 ‘엇박자’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5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 연방정부 재정적자 규모는 1조5000억달러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CBO의 전망인 셈이다. 내년 대선까지 겹쳐 있다는 점에서 재정적자는 계속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쪽에서는 돈줄을 조이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줄줄 새는 형국이다.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빠르게 인상했지만 물가 안정 효과는 확실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BIS는 그러면서 “정부가 재정적자를 일부 축소했지만 여전히 과도하다”며 “재정의 긴축 기조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남 기자 2023.07.09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직장인 앤드루(46)씨는 올해 독립기념일 여행 계획을 한 달 전부터 세우면서 깜짝 놀랐다.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에서 3박4일간 쉬다 오려고 미리 예약하려 했는데, 4인 가족의 비행기 가격만 7000달러(약 910만원)를 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텔, 렌트카, 외식, 엔터테인먼트 등을 더하면 1만달러를 훨씬 넘길 게 뻔했다.앤드루씨는 “긴 연휴여서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비쌀 줄은 몰랐다”며 “비행기 가격이 계속 오르니 예약할까 했지만 올해 서부는 가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대신 자동차를 직접 몰고 동부 메릴랜드주, 델라웨어주 등을 둘러보고 왔고, 그 가격은 캘리포니아주와 비교해 3분의1에도 못 미쳤다. 그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데도 그 돈을 내고 여행을 간다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게 신기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긴축에도 노동시장 ‘활활’연방준비제도(Fed)의 초강경 긴축에도 미국 경제가 식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가격을 아무리 올려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이를 따라잡는 이상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사업을 확장하고자 사람을 더 뽑으려 하는데도 구하지 못하는 노동시장 과열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 긴축 정책이 고장 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있다.8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를 분석해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20만9000개로 상반기 월 평균 증가 폭(27만8000개)을 밑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4만개) 역시 하회했다. 지난 2020년 12월 이후 2년반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복잡미묘한 수치라고 해석했다. 무엇보다 20만개가 넘는 규모 자체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통상 미국 경제가 매달 필요로 하는 신규 일자리는 7만~9만개다. 프린시펄 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전략가는 “20만9000명의 신규 일자리를 약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심지어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가 공개한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은 49만7000개 급증했다.게다가 임금 상승 속도는 예상을 웃돌았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4.4% 각각 증가했다. 높은 임금 상승세는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실업률은 전월보다 낮은 3.6%로 나타났다.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이다. 뉴욕시의 한 중소형 유통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하는 A씨는 “사람을 새로 뽑는 것도 어렵고 기존 직원들을 붙잡아두는 것도 어렵다”며 “급여를 계속 높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코메리카뱅크의 빌 애덤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노동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며 “아직도 일손이 부족하다”고 했다. 특히 건설업계의 선전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건설 분야의 신규 고용은 4월 1만1000개→5월 2만3000개→6월 2만3000개 등으로 늘고 있다. WSJ는 “과거 건설업계는 금리 인상기 때는 가장 큰 타격을 입었지만, 요즘은 인프라 사업 등이 호황을 보이고 있다”며 “연준의 긴축 노력을 무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정-통화 ‘엇박자’ 우려이 때문에 연준의 초강경 긴축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연준이 올해 많으면 2~3회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받고 있는데, 정작 그 수준까지 올려도 인플레이션이 잡힐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월가의 한 고위인사는 “이대로 가다가 갑자기 급격한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의견부터 침체 자체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까지 너무 다양하다”며 “통화정책이 이렇게 불확실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라고 했다.그 기저에는 재정정책은 방만하게 가져가는 ‘엇박자’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5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 연방정부 재정적자 규모는 1조5000억달러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CBO의 전망인 셈이다. 내년 대선까지 겹쳐 있다는 점에서 재정적자는 계속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쪽에서는 돈줄을 조이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줄줄 새는 형국이다.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빠르게 인상했지만 물가 안정 효과는 확실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BIS는 그러면서 “정부가 재정적자를 일부 축소했지만 여전히 과도하다”며 “재정의 긴축 기조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 곰과 황소 신경전…제동 걸린 美 강세장 향방은[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더 가라앉을까, 아니면 다시 반등할까. 미국 뉴욕 증시 초강세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추후 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 침체 신호를 무시하고 초강세를 이어왔던 만큼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약세론과 함께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시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만큼 지금은 건강한 조정이라는 강세론이 혼재해 있다. 곰(약세론자)과 황소(강세론자)가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변곡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사진=AFP 제공)◇약세론자 “침체 공포 심상찮다”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주 1.67% 하락했다(3만4299.12→3만3727.43).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9% 내렸다(4409.59→4348.33). S&P 지수는 5주 연속 이어진 상승장을 마감했다. 8주 연속 올랐던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주 1.44% 떨어졌다(1만3689.57→1만3492.52).뉴욕 증시가 갑자기 하락한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올해 들어 예상을 깨고 오를 대로 오른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와중에 경기 침체 우려가 급부상하며 낙폭이 더 커진 것이다. S&P 지수는 올해 들어 여전히 14% 가까이 뛰었다. 지난 15일(4425.84) 4400선을 훌쩍 뚫기도 했다.최대 관심사는 추후 증시 향방이다. 특히 최근 각종 지표들의 부진 탓에 경기 침체론이 급부상하면서 큰 폭의 조정을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게 나온다.미국 경제분석업체 컨퍼런스보드가 지난 22일 내놓은 경기선행지수가 침체론이 불을 지폈다.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7% 하락한 106.7을 기록했다. 최근 1년2개월 연속 하락세다. 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선행지수와 S&P 지수가 올해처럼 아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과 함께 대기성 자금이 줄면 S&P 지수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월가 내에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정도를 제외하면 대다수 기관들은 결국 경기 침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뉴욕채권시장 역시 이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23일 글로벌 장기물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연준 통화정책과 사실상 연동돼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보다 97bp(1bp=0.01%포인트) 낮아졌다. 10년물 금리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장기 성장 전망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를 시사하는 주요 풍향계로 여겨지는 이유다. 특히 지난달 초 40bp에 못 미쳤던 역전 폭이 확 커졌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월가 한 고위인사는 “금리 역전 폭이 벌어진다는 것은 침체는 사라진 게 아니라 미뤄졌다는 의미”라고 했다.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이 하루만에 멈추고 철수하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재료다.◇강세론자 “AI발 기술주 상승장” 그러나 지금은 더 큰 상승장을 위한 건강한 조정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초강세장을 이끌던 AI의 성장성이 길게 봐도 유효하다는 것이다.미국 투자자문사 오디세이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제이슨 스나이프 창립자는 최근 CNBC에 나와 “위험 관리차 엔비디아 주식을 일부 팔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만 195% 가까이 폭등했다. 연초 140달러대 주식에서 이제는 420~430달러대로 올라섰다. AI 수혜주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올해 상승률이 40%에 육박했다. 스나이프 창립자는 “AI 성장세와 관련해 근본적으로 순풍이 있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며 “(AI 수혜주들은) 여전히 포트폴리오의 핵심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 폭등해 잠시 비중을 줄이는 것일뿐이라는 얘기다. 이는 곧 연준 초강경 긴축과 경기 침체 가시화 등 거시 환경이 흔들려도 기술주 상승장은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시장에서는 현재 증시가 변곡점에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에서 나온다. US뱅크 자산운용의 테리 샌드벤 수석주식전략가는 “증시는 현재 일시 정지 모드에 있는 것 같다”며 “강세 진영과 약세 진영간(between bull and bear market camps) 줄다리기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변동성 증가를 뜻한다”고 전했다.이 때문에 일단 이번주 증시는 ‘더 지켜보자’는 기류가 흐를 것으로 보인다. 월가 투자자문사의 한 채권분석가는 “오는 30일 나오는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많이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 전반은 소강 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지난달 PCE 근원물가 예상치는 전년 동월 대비 4.6%다.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미 공개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유사한 맥락의 지표가 나올 것이라는 뜻이다.
    김정남 기자 2023.06.2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더 가라앉을까, 아니면 다시 반등할까. 미국 뉴욕 증시 초강세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추후 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 침체 신호를 무시하고 초강세를 이어왔던 만큼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약세론과 함께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시 환경을 이겨낼 수 있는 만큼 지금은 건강한 조정이라는 강세론이 혼재해 있다. 곰(약세론자)과 황소(강세론자)가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변곡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사진=AFP 제공)◇약세론자 “침체 공포 심상찮다”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한주 1.67% 하락했다(3만4299.12→3만3727.43).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9% 내렸다(4409.59→4348.33). S&P 지수는 5주 연속 이어진 상승장을 마감했다. 8주 연속 올랐던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주 1.44% 떨어졌다(1만3689.57→1만3492.52).뉴욕 증시가 갑자기 하락한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올해 들어 예상을 깨고 오를 대로 오른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는 와중에 경기 침체 우려가 급부상하며 낙폭이 더 커진 것이다. S&P 지수는 올해 들어 여전히 14% 가까이 뛰었다. 지난 15일(4425.84) 4400선을 훌쩍 뚫기도 했다.최대 관심사는 추후 증시 향방이다. 특히 최근 각종 지표들의 부진 탓에 경기 침체론이 급부상하면서 큰 폭의 조정을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게 나온다.미국 경제분석업체 컨퍼런스보드가 지난 22일 내놓은 경기선행지수가 침체론이 불을 지폈다.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7% 하락한 106.7을 기록했다. 최근 1년2개월 연속 하락세다. 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선행지수와 S&P 지수가 올해처럼 아예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과 함께 대기성 자금이 줄면 S&P 지수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월가 내에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정도를 제외하면 대다수 기관들은 결국 경기 침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뉴욕채권시장 역시 이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 23일 글로벌 장기물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연준 통화정책과 사실상 연동돼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보다 97bp(1bp=0.01%포인트) 낮아졌다. 10년물 금리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장기 성장 전망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를 시사하는 주요 풍향계로 여겨지는 이유다. 특히 지난달 초 40bp에 못 미쳤던 역전 폭이 확 커졌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월가 한 고위인사는 “금리 역전 폭이 벌어진다는 것은 침체는 사라진 게 아니라 미뤄졌다는 의미”라고 했다.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무장 반란이 하루만에 멈추고 철수하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재료다.◇강세론자 “AI발 기술주 상승장” 그러나 지금은 더 큰 상승장을 위한 건강한 조정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초강세장을 이끌던 AI의 성장성이 길게 봐도 유효하다는 것이다.미국 투자자문사 오디세이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제이슨 스나이프 창립자는 최근 CNBC에 나와 “위험 관리차 엔비디아 주식을 일부 팔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만 195% 가까이 폭등했다. 연초 140달러대 주식에서 이제는 420~430달러대로 올라섰다. AI 수혜주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올해 상승률이 40%에 육박했다. 스나이프 창립자는 “AI 성장세와 관련해 근본적으로 순풍이 있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며 “(AI 수혜주들은) 여전히 포트폴리오의 핵심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 폭등해 잠시 비중을 줄이는 것일뿐이라는 얘기다. 이는 곧 연준 초강경 긴축과 경기 침체 가시화 등 거시 환경이 흔들려도 기술주 상승장은 이어질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시장에서는 현재 증시가 변곡점에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부에서 나온다. US뱅크 자산운용의 테리 샌드벤 수석주식전략가는 “증시는 현재 일시 정지 모드에 있는 것 같다”며 “강세 진영과 약세 진영간(between bull and bear market camps) 줄다리기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변동성 증가를 뜻한다”고 전했다.이 때문에 일단 이번주 증시는 ‘더 지켜보자’는 기류가 흐를 것으로 보인다. 월가 투자자문사의 한 채권분석가는 “오는 30일 나오는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많이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 전반은 소강 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지난달 PCE 근원물가 예상치는 전년 동월 대비 4.6%다.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미 공개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유사한 맥락의 지표가 나올 것이라는 뜻이다.
  • 바이든·트럼프 재대결하나…월가 "둘 다 싫다" 변수[미국은 지금]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또 이뤄질까. 미국 차기 대선판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내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혔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전선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는 기류다.그러나 두 인사 모두를 꺼리는 움직임이 월가를 중심으로 일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월가는 정치 후원금을 지원하며 정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등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FP 제공)◇바이든-트럼프 리턴매치 가능성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최신 로이터·입소스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1% 이상 지지율을 얻은 주자를 보면, 미국 민주당 후보군은 바이든(80) 대통령, 작가 마리앤 윌리엄슨(70), 변호사 로버트 케네디(69) 등 3명이 꼽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독주하는 양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80대 고령이라는 약점에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처럼 굵직한 법을 처리하고 부채 한도 상한 협상을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등 공화당을 상대하는 정치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번 대선판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시동을 걸었다. 그가 오는 17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한 노조 관련 행사에서 재선 도전 선언 이후 첫 공식 유세를 하기로 하면서 차기 대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정치 기반 중 하나인 노조와 함께 첫 유세를 한다는 점은 공화당과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특히 대통령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는 역대 선거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꼽혀 왔다.더 주목받는 곳은 공화당이다. 로이터통신은 공화당 후보군으로 트럼프(76) 전 대통령,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주 주지사, 팀 스콧(57)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방 상원의원, 니키 헤일리(51) 전 주유엔 미국대사,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37), 마이크 펜스(64) 전 부통령, 크리스 크리스티(60) 전 뉴저지주 주지사,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 등을 거론했다. 총 8명에 달한다. 리즈 체니(57) 전 와이오밍주 연방 하원의원 등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이들까지 더하면 경선 주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유력 주자는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그런 만큼 다수 주자들의 타깃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춰져 있는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 4년간 부통령을 지낸 펜스 전 부통령마저 이례적으로 비난 대열에 나섰을 정도다. 그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헌법보다 자신의 이익을 내세워 지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 나설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보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된 주장이다. 다만 정작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즐기는 기류다. AP통신은 “트럼프 측은 디샌티스 정도를 제외한 어떤 후보도 반발 표심을 결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라이벌이 많을수록 좋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이외에 그는 기밀 유출 등 37건의 혐의로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연방검찰로부터 형사 기소를 당했는데, 이 역시 강성 지지층 결집 수단으로 삼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둘 모두 싫다”…다이먼 등 주목변수는 리턴매치 가능성 자체를 경계하는 움직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월가 내 고위인사 2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당수는 둘의 재대결을 원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WSJ에 “모두가 기적을 바라고 있다”며 “아무도 바이든과 트럼프를 바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월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반독점 규제 강화 기조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혼란을 각각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점에서 근래 트위터에서 일론 머스크와 대담을 통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디샌티스 주지사가 월가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수년간 대권 유력 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월가 황제’ 다이먼(67) 회장 역시 주요 변수로 꼽힌다. 월가 한 고위인사는 “다이먼은 월가에서 이제 이룰 게 없다”며 “양당 중 어디인지 정치 성향이 불분명하다는 것은 약점이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전했다.차기 리턴매치 관측은 고령의 나이로도 주목받고 있다. 1942년 11월 20일생인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2024년 11월 5일) 때는 거의 82세에 이른다. 재선 임기를 다 채운다면 86세에 가깝다. 나이에 무던한 미국마저 80대 중후반 대통령 가능성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46년 6월 14일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퇴임할 때 82세다.
    김정남 기자 2023.06.11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또 이뤄질까. 미국 차기 대선판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내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혔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전선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는 기류다.그러나 두 인사 모두를 꺼리는 움직임이 월가를 중심으로 일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월가는 정치 후원금을 지원하며 정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등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AFP 제공)◇바이든-트럼프 리턴매치 가능성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최신 로이터·입소스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1% 이상 지지율을 얻은 주자를 보면, 미국 민주당 후보군은 바이든(80) 대통령, 작가 마리앤 윌리엄슨(70), 변호사 로버트 케네디(69) 등 3명이 꼽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독주하는 양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80대 고령이라는 약점에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처럼 굵직한 법을 처리하고 부채 한도 상한 협상을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등 공화당을 상대하는 정치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번 대선판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시동을 걸었다. 그가 오는 17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한 노조 관련 행사에서 재선 도전 선언 이후 첫 공식 유세를 하기로 하면서 차기 대선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정치 기반 중 하나인 노조와 함께 첫 유세를 한다는 점은 공화당과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특히 대통령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는 역대 선거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로 꼽혀 왔다.더 주목받는 곳은 공화당이다. 로이터통신은 공화당 후보군으로 트럼프(76) 전 대통령, 론 디샌티스(44) 플로리다주 주지사, 팀 스콧(57)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방 상원의원, 니키 헤일리(51) 전 주유엔 미국대사,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37), 마이크 펜스(64) 전 부통령, 크리스 크리스티(60) 전 뉴저지주 주지사,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 등을 거론했다. 총 8명에 달한다. 리즈 체니(57) 전 와이오밍주 연방 하원의원 등 아직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이들까지 더하면 경선 주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유력 주자는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그런 만큼 다수 주자들의 타깃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춰져 있는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 4년간 부통령을 지낸 펜스 전 부통령마저 이례적으로 비난 대열에 나섰을 정도다. 그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헌법보다 자신의 이익을 내세워 지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 나설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보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된 주장이다. 다만 정작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즐기는 기류다. AP통신은 “트럼프 측은 디샌티스 정도를 제외한 어떤 후보도 반발 표심을 결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라이벌이 많을수록 좋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이외에 그는 기밀 유출 등 37건의 혐의로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연방검찰로부터 형사 기소를 당했는데, 이 역시 강성 지지층 결집 수단으로 삼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둘 모두 싫다”…다이먼 등 주목변수는 리턴매치 가능성 자체를 경계하는 움직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월가 내 고위인사 2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당수는 둘의 재대결을 원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WSJ에 “모두가 기적을 바라고 있다”며 “아무도 바이든과 트럼프를 바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월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반독점 규제 강화 기조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혼란을 각각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점에서 근래 트위터에서 일론 머스크와 대담을 통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디샌티스 주지사가 월가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수년간 대권 유력 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월가 황제’ 다이먼(67) 회장 역시 주요 변수로 꼽힌다. 월가 한 고위인사는 “다이먼은 월가에서 이제 이룰 게 없다”며 “양당 중 어디인지 정치 성향이 불분명하다는 것은 약점이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전했다.차기 리턴매치 관측은 고령의 나이로도 주목받고 있다. 1942년 11월 20일생인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2024년 11월 5일) 때는 거의 82세에 이른다. 재선 임기를 다 채운다면 86세에 가깝다. 나이에 무던한 미국마저 80대 중후반 대통령 가능성에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46년 6월 14일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퇴임할 때 82세다.

더보기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