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송길호

기자

김지현의 IT세상

  • [김지현의 IT세상] AI 윤리강령 고민할 때
    AI 윤리강령 고민할 때
    송길호 기자 2021.07.22
    [김지현 IT칼럼니스트]법률가나 의사, 기자들에겐 그들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으로 인해 윤리강령이 존재한다. 그만큼 사회적 영향력이 큰 직업은 그에 수반하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컴퓨터 개발자에게도 요구되는 윤리 강령이 있다. 다만, 사회적으로 공론화될 수준은 아니며 단체나 기업 내부의 가이드 수준으로 운영될 뿐이다. 그런 윤리강령의 내용에는 공익과 보안, 지구환경 및 개인정보 취급 등에 대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개인정보와 보안 관련 이슈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각 기업들이 이와 관련된 윤리강령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그런데, 소프트웨어 개발 윤리 강령보다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윤리 의식 그리고 사회적으로 강력한 준수 의무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 이유는 일반 소프트웨어보다 AI가 우리 사회에 주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은행, 집, 군사 보안 시설 등에 사용되는 생체 인증이나 자율주행, 상품과 뉴스 추천 그리고 보험 상품 추천과 대출을 위한 심사 및 금융 투자, 의료 등의 여러 산업 분야에 인공지능이 사용된다. 그런 인공지능이 인간이 의도적으로 편향된 판단을 하도록 설계된 알고리즘에 의해 불공정한 추천을 하거나 결정을 하면 그것은 고스란히 우리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추호의 의심없이 인공지능이 결정하고 추천한 정보에 길들여지면서 우리 사회는 지독한 편견에 사로 잡힐 수도 있는 것이다.인간이 관여해서 내린 판단이나 결정은 인간이기에 잘못할 수 있다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그래서, 곧이 곧대로 그 결정을 믿지 않고 심사숙고의 시간을 거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흔히 공정하고 공평한 그리고 객관적 판단을 하리라 신뢰하는 AI가 판단한 정보에 대해서는 그런 의심이 희석된다. 그것이 두 세번 반복되면서 길들여지게 되면 AI의 선택을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게 된다. 일례로 AI가 좋은 기사라고 추천하는 뉴스와 영상만을 기계적으로 보고 듣다보면 그것이 뉴스의 전부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AI가 가장 빠른 길이라고 추천하는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고 따르다보면 눈 앞에 뻔히 막히는 길을 보고도 대안을 생각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따르게 되는 것이다.이렇게 AI가 주는 영향력이 남다르다보니 그 AI를 개발하는 윤리 의식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AI는 인간과 다르게 정확한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하는 것은 맞지만, 그 AI가 그런 지능을 가지게 되는 과정에는 인간이 제공해준 데이타가 핵심적 역할을 한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고 어떤 데이타를 제공해 AI를 고도화했느냐에 따라서 그 AI의 판단 기준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만일 개발자가 의도적으로 고양이를 개라고 하고, 개를 고양이라고 태깅을 해서 데이타를 AI에게 제공하거나, 수 천만개의 실제 현장의 데이타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의도를 가지고 특정한 영역의 정보를 제외해서 100만개의 데이터만을 AI에 공급하게 되면 실제 현장과 괴리된 판단을 하는 AI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이렇게 AI에 어떤 AI를 제공해서 고도화하느냐는 사람, 즉 개발자의 선택이다. 그 과정에서 공정한 AI가 아닌 편협한 AI가 길러질 수 있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그런 AI를 공정하다고 믿고 절대신으로 추종하며 비판과 자성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의도적이든 모르고 했든 잘못된 데이터로 길러진 AI를 심사하고 진단하는 기회를 놓치고 무한 신뢰를 가지면 앞으로 계속 더 공정하지 못한 AI로 가속화될 수 있다. 물론 공정한 AI라 할지라도 기술의 오류를 의심하고 재점검하려는 노력을 해야만 더 공정한 AI로 진화될 수 있기에 AI 알고리즘에 대한 평가는 중요하다.더 나아가 아주 잘 만들어진 AI를 악용, 오용해서 발생되는 사회적 문제도 있다. 딥페이크라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기술을 이용하면 특정인의 목소리와 얼굴을 조작해 실제 발언하지도 않고 행동도 하지 않았던 것을 마치 한 것처럼 영상을 조작할 수 있다. 실존하는 사람의 얼굴과 음성을 기반으로 실제 행동과 표정, 목소리를 조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긍정적으로 이용하면 배우가 출현한 영화에서 영어로 발음하는 것을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배우의 목소리와 입모양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온라인 팬 미팅에서 동시에 팬들이 각자 보는 화상 통화 화면에서 팬의 이름을 다르게 불러주며 인사하는 연출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면 정치인이 거짓말을 한 것처럼 녹취 음성을 조작할 수 있고, 유명 연예인의 얼굴로 포르노 영상을 만들 수도 있다. AI를 범죄에 악용하는 것이나 다를바 없는 것이다. 디지털 휴먼, 메타 휴먼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 인간의 얼굴과 음성을 새롭게 창작해 진짜보다 더 리얼한 인간을 창조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상의 인간이 노래도 부르고 고객 응대와 상담도 한다면 좋은 기술(Good tech)이다. 하지만, 이것을 보이스 피싱이나 사기에 악용하게 되면 범죄가 되는 것이다.또, 선의의 AI를 만든답시고 개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개인 정보를 갈취해 인공지능을 고도화하는 데이타로 활용할 수도 있다. 보다 공정한 대출 심사를 한답시고 기존의 대출심사 관련 금융 정보를 각 개인의 허락없이 이용한다면 아무리 공정한 금융 AI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그렇게 비윤리적으로 만들어진 AI를 떳떳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올초 있었던 이루다 사태만 해도(이루다라는 20대 여성을 부캐로 채팅 서비스를 제공한 AI에게 성희롱과 편견을 유도하는 대화를 하고 이를 SNS에 실어 나르면서 사회적 문제가 된 사건) 핵심은 이루다를 만드는 과정에서 카카오톡의 개인 정보를 사용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임의로 사용했다는 개발자의 윤리 문제였다. 또한, AI와 인간의 대화를 들여다보거나 AI를 악용해 인간을 특정한 생각을 가지도록 유인하고 상품을 강매하는 목적으로 이용된다면 이 또한 문제다. 이같은 AI의 악용이 문제인 것은 그 파급력이 우리 상상을 뛰어 넘을 만큼 크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이제 AI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우리 사회에서 AI를 만들고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이전과 남다른 윤리 의식이 요구되고 있다.
  • [김지현의 IT세상]ESG경영 필수요소 '테크'
    ESG경영 필수요소 '테크'
    송길호 기자 2021.06.24
    [김지현 IT칼럼니스트] ESG(환경·사회가치·지배구조) 경영은 지속 가능한 기업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 스스로 사업 비전과 전략, 실행체계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행동 강령이자 이념이다.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것이 바로 디지털 테크(Digital Tech)이다. 즉,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ESG 경영을 만족스럽게 추진할 수 있다.RE100(Renewable Energy 100) 즉,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해 사업을 전개하고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업을 경영하는 환경(Environment) 중심의 경영에 있어 기술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이 크다.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전력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절감할 수 있는 소비 방안을 찾는데 사물인터넷과 센서 기술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이 이용될 수 있다. 또한, 태양광 발전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ESS(Energy Storage System)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효율적으로 사용하거나 거래하는데 클라우드, AI 등의 기술이 이용된다. 실제 테슬라는 전기차 사용 고객을 위해 솔라루프와 파워월이라는 주택에서 친환경에너지를 생산, 저장, 충전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전용 app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이의 운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배터리 클라우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테슬라 외에도 전기차 배터리나 기업용 ESS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보다 오래 사용하고 빨리 충전할 수 있는 서비스 운영을 위해 BMS(Battery Management System)에도 클라우드, AI 등의 기술이 사용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배터리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배터리를 효율화해주는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해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것이 곧 전기를 덜 쓰게 만들어줌으로써 ESG의 E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준다.사회가치(Social value)를 높이는데에도 디지털 기술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미 웹메일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빠르고 쉽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툴로서 우편과 팩스 사용을 대체했다. 즉,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종이 사용을 억제함으로써 종이의 원료가 되는 나무를 보호하고 메시지 전달의 속도를 줄여주어 사회적으로 낭비되는 우리의 시간을 절약해주었다. 유료로 사용하던 SMS와 국제 전화 통화도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덕분에 공짜로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얼마나 사회적 편익이 높아졌겠는가. 유례없는 팬데믹인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어 마트나 음식점조차 가기 어려울 때에 쿠팡, 마켓컬리, 배달의민족과 같은 app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일상이 불편했었을까. 또한, 오프라인 매장의 방역을 위해 QR코드를 이용한 전자출입명부도 인터넷 인증 기술과 데이터 추적 등의 ICT 덕분에 빠르고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었다. 코로나19 백신의 집단면역을 위한 잔여백신 예약도 스마트폰의 위치정보 기술과 알람 그리고 클라우드 덕분에 전 세계에서 한국이 독보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기술로 인해서 얻게 된 사회가치이다.지배구조(Governance) 역시 기술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는 기업의 경영활동에 관여된 이해관계자들의 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함으로써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준다. 한마디로 갑질 경영이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배척하는 것이다. 즉, 탈중앙화된 공평한 의사결정을 위한 기업의 경영지침이 필요하다.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기술인 블록체인은 그런 경영 시스템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은 자발적 참여자에 의해 시스템이 운영되고 주요 의사결정 역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한 재단에서 이루어진다. 또한, 이더리움같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암호화폐에는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기술을 이용해 관련 당사자들간에 합의에 의한 계약 사항을 기준으로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이렇게 기술 특성이 탈중앙화된 구조이다보니 기업의 투자 혹은 관련 이해관계자들과의 규정 그리고 사용자들과의 약속이나 운영 정책 등에 대해서 이 기술을 이용해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리할 수 있다. 실제 물류나 유통, 부동산, 금융, 보험 등의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보다 공정하게 사업 운영에 활용함으로써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얻으려는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이처럼 ESG 경영에 있어 디지털 기술의 역할은 중요하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I 등의 기술을 이용해 기업의 상품을 생산하는데 적용해 환경 오염 물질을 덜 배출하게 하거나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의 편의와 사회의 안전과 더 나은 삶을 위해 스마트폰 앱이나 AI Assistant,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데 활용할 수도 있다. 기업의 ESG 경영활동을 SNS나 모바일 메신저 등을 이용해 사용자에게 적극 알리고 홍보하는 마케팅 활동도 그런 범주에 속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블록체인이나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의사결정구조와 지배구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중요한 기술의 역할이다. ESG 경영을 개념적으로 접근하려 하지 말고 기술을 활용해 좀 더 쉽고 실천적으로 실행하려는 의지를 가지면 좀 더 쉽게 첫걸음을 뗄 수 있다.
  • 욕망의 기술인가? 새로운 화폐인가? NFT
    송길호 기자 2021.05.27
    특정 인터넷 기술이 이렇게 대중의 관심을 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암호화폐는 3년 전부터 뜨거운 감자다. 특히 코로나19로 시중에 자금이 풀리면서 갈 곳 잃은 돈들이 암호화폐에 몰리며 3년 전 비트코인과 ICO가 탐욕의 기술로 주목받은 것처럼 다시금 욕망의 중심에 서고 있다. 심지어 2021년 제2의 암호화폐 광풍에는 공매도 세력, 전문 투자 기관 그리고 테슬라의 CEO인 앨런머스크와 같은 비즈니스 맨들도 뛰어 들어 더 큰 폭으로 시세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하지만, 다시 등장한 암호화폐가 지난 번과 비교해 진화도 없고 그 어떤 새로움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암호화폐는 그 어떤 가치도 갖지 못한채 그저 투기의 수단일 뿐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져왔었다. 그렇게 욕망의 기술로만 치부되었던 블록체인을 특정 국가나 기관, 기업의 개입이나 특권을 가진 집단의 보증없이도 다양한 종류의 자산을 각양각색의 조건으로 금융 서비스화하는데 이용함으로써 디파이코인, NFT 등의 이름으로 도약했다. 실제 2021년 3월11일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비플”이라는 예명의 디지털 아티스트 마이크 윈켈만의 디지털 작품인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가 우리 돈 785억원에 낙찰됐다.이 작품을 낙찰받은 구매자는 약 750억원 상당의 빈센트 반 고흐의 <턱수염이 없는 자화상>처럼 41x32.6cm 유화로 그린 캔버스를 소유하게 된 것이 아니다. 수 백억원에 구매한 이 작품은 300MB 용량의 JPG 파일이다. 심지어 작가가 원본 파일을 준 것도 아니다. 그가 받은 것은 작가가 소유권을 보증해준다는 정보를 담은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일 뿐이다. 이 데이터에 기록된 것은 작품의 소유권과 가치 그리고 향후 거래와 사용에 대한 계약 조건 및 거래 이력에 대한 정보다. 이것을 NFT라고 부른다.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3가지이다. 만일 NFT가 없었다면 구현 상에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1.작품을 판매하려는 사람과 구매하려는 사람 사이에서 계약 사항을 체크하고 합의를 중계해주는 신뢰를 가진 사람을 가장 먼저 찾아야 한다. 그 역할이 중요한만큼 수수료도 높을 뿐 아니라 추후 문제가 생기지 않게 계약서와 원본임을 공증하는 서류와 이를 증명하는 과정의 번거로움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꽤 들어간다. 그런 중계자를 찾는 것 또한 숙제다. 2.작품 판매가 된 이후 수 년이 흘러가면서 후에 누가 구매를 했고, 그 과정 상에 혹여나 원작자 혹은 구매자를 사칭해서 잘못된 사기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지만 그것을 추적 파악하기가 어렵다. 또한, 최초 구매자가 이후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팔아서 최종 소유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 파악도 어렵다.3.그전에 중요한 것은 NFT가 없었다면 디지털 파일을 이렇게 거래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누가 누구든 인터넷 어디든,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저장 가능한 JPG 파일을 돈주고 사려고 하겠는가? 그냥 복사하면 누구나 소유 가능한데. 그것이 NFT가 가져다 준 관점의 변화이다.NFT는 자산의 창작자나 소유주가 해당 자산의 소유, 사용 등에 대한 권리를 담은 보증서와 그런 자산이 저장, 기록된 장소를 지칭하는 정보를 담고 있다. 또한, 그런 권리증을 쉽게 유통, 즉 거래할 수 있도록 거래 가격을 담고 있어 토큰화된 이 데이터를 타인에게 양도하기가 쉽다. 한 마디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합의만 하면 이 모든 정보를 담은 보증서가 중계자없이도 즉시 거래될 수 있다. 또한, 그렇게 거래된 내역들은 기록되어 공개되기 때문에 제3자가 사칭을 해서 이 자산에 대한 권리를 훔치거나 위조해 거래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이유가 블록체인의 분산원장에 스마트 컨트랙트와 암호화폐의 거래 내역이 기록되기 때문이고 이를 위해 이더리움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이렇게 블록체인의 암호화폐는 3년 전과 달리 비즈니스 솔루션으로서 기존에 할 수 없었던 용도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탈중앙화된 금융 서비스를 지향하는 다양한 종류의 디파이 코인도 그렇게 진화의 산물이 되고 있다. 물론, 솔루션으로서의 가치보다 투기로서의 탐욕을 우선시해 암호화폐를 바라보는 투기꾼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NFT와 같은 암호화폐 기술이 지속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틀림없이 3년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블록체인을 다시 들여다 봐야 하는 것은 분명하고 앞으로 어떻게 진화를 해가느냐에 따라 신기루가 아닌 신세계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일례로 NFT로 구매한 디지털 작품이 실제로도 가치가 있으려면 양도받은 디지털 작품에 대한 권리를 다양하게 행사할 수 있는 사용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작품을 콜라보로 수정, 오마쥬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재창조된 작품들을 통해 발생된 수익은 원작자, 소유자 그리고 편집자들이 공정하게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누구나 다운로드해서 볼 수 있는 디지털 작품을 PC나 스마트폰 등의 개인기기가 아닌 방송, 디지털 액자 그리고 VR 등의 메타버스 공간과 가상의 액자 및 디지털 사이니징과 공공장소 등에서 사용되도록 사용권과 합당한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 해당 디지털 자산이 소유권자의 허락없이 이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보안(DRM) 기술도 접목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NFT가 디지털 작품을 넘어 보다 다양한 사물과 오프라인 자산과도 연계될 수 있는 확장성도 중요하다.그렇게 블록체인이 만들어낸 디파이코인, NFT는 기존의 화폐가 주지 못했던 가치와 기존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해주면서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 [김지현의 IT세상] 구독경제의 핵심은 고객경험
    구독경제의 핵심은 고객경험
    송길호 기자 2021.04.22
    [김지현 IT칼럼니스트] 20년 전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면 매일, 매주, 매월 현관 문 앞으로 신문지와 잡지가 배달되었다. 매월 비용을 자동이체하면 알아서 콘텐츠가 배달되었다. 그렇게 구독하던 콘텐츠가 이제는 영상까지 확대되어 넷플릭스나 wavve, 티빙을 구독하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의 해외 드라마와 영화를 시청할 수 있다. 이렇게 매월 비용을 지불하고 자동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구독경제라고 부른다. 이미 기존에도 우리는 신문을 넘어 통신이나 가스, 수도, IPTV 등을 구독경제 방식으로 사용해왔다. 그런데 인터넷 비즈니스와 구독경제가 결합하면서 디지털 시대의 구독경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또한, MZ 세대는 서로의 구독 취향을 나누면서 새로운 상품과 핫 트렌드를 파악하기도 하고 소비를 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하려하기 때문에 구독경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특히, 디지털 시대의 구독경제는 신문 구독과 달리 서비스의 품질과 기능이 꾸준하게 진화를 하면서 소비자의 불편을 줄여주고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 일례로 IPTV와 다른 넷플릭스와 같은 OTT 구독 서비스는 사용자의 시청 내역을 분석해서 선호할만한 영화나 드라마를 맞춤형으로 첫 화면에 보여준다. 또 시청 중인 콘텐츠를 어떤 디바이스에서든 이어서 보여주는 기능이 있고 보다 나은 음향감과 고화질의 영상을 지원하기 위해 음질과 화질을 꾸준하게 개선하고 있다.구글의 자회사인 네스트라에서 출시하는 보안 카메라는 10만~30만원 가격으로 여러 종류로 판매되고 있다. 실내, 실외용부터 시작해 영상 화질이 높은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별도로 네스트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거나 웹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촬영 중인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움직임이 감지되면 알람으로 알려준다. 녹화된 영상은 최근 6시간까지 저장해주며 탐색할 수 있다. 그런데, Nest Aware에 가입을 하면 최근 2개월까지의 영상들을 기록해주고 영상과 오디오를 분석해서 움직임이나 사람간 대화 등으로 구분해 쉽게 원하는 장면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가족들 얼굴을 등록해두어 모르는 사람이 카메라에 나타났을 때 바로 알람으로 알려주는 지능화된 서비스까지 제공해준다. 월 6달러, 12달러로 녹화 기간에 따라 2가지의 구독 요금을 통해서 Nest Aware의 사용이 가능하다. 특히 촬영된 영상의 특정 위치를 Zone으로 지정해서 해당 영역에서의 움직임이 있을 경우에만 알람으로 알려주는 기능까지 지원된다. 무엇보다 네스트 캠의 개수 제한없이 위 요금제로 여러 대의 기기들에서 촬영한 영상을 녹화해준다.카카오에서 오픈한 구독 서비스는 기존의 가전기기 렌탈 가입과 관리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과 카카오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다. 이모티콘 플러스는 월 4900원(오픈 기념으로 한시적 3900원) 정액으로 지불하면 15만개나 되는 모든 카카오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다. 그 많은 이모티콘들을 좀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 기능이 제공된다. 문자 입력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그와 관련된 추천 이모티콘들이 나타나며, 상대방이 보낸 이모티콘이 속해 있는 전체 세트를 따라서 사용하는 기능 등 다양한 편리함이 제공된다. 또한, 월 990원에 카카오톡으로 주고 받은 사진, 동영상, 파일 등을 보관할 수 있는 톡서랍 서비스를 구독 형태로 제공한다. 채팅방마다 흩어져 있는 파일들을 쉽게 탐색하고 관리할 수 있다. 또한, 네이버 역시 2020년 5월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런칭해 월 4900원을 지불하면 웹툰과 음악 그리고 네이버 클라우드와 TVING 등을 선택 사용하고 네이버페이 결제 시 적립해주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처럼 빅테크 기업들이 구독 서비스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1회 거래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고객과 관계를 맺으며 안정적인 고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화장품, 면도날, 그림액자, 술, 안경과 옷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필품과 식음료, 소모품들을 구독 형태의 서비스로 판매하는 스타트업들도 늘어가고 있다. 심지어 현대자동차는 다양한 종류의 고급 자동차를 구독 형태로 서비스하고 경유나 전기를 구독 서비스로 판매하는 에너지 업체들도 있다. 테슬라도 커넥티비티라는 이름으로 음악, 미디어 스트리밍과 실시간 교통 정보를 차량 내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월 7900원에 국내에서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보다 고급화된 프리미엄 자율주행 기능을 구독 방식으로 서비스할 수도 있을 것이다.단 이같은 구독 서비스는 기존의 렌탈이나 리스 방식의 판매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 바로 고객 경험이다. 구독 형태로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느끼는 경험은 기존 렌탈과는 크게 다르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서비스 업체와 늘 연결되어 관계를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갖게 된다. 일례로 CCTV를 렌탈로 사용한다면 카메라를 일시불로 구매하는 것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일정한 용량의 클라우드 저장 용량과 함께 사용하고 녹화된 영상을 보관할 수 있다. 반면 구독 방식으로 CCTV를 사용하게 되면 AI로 좀 더 빠르고 쉽게 녹화된 영상에서 필요로 하는 장면을 탐색하고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 나타났을 때 알람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계속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부가가치를 갖게 되는 것이 구독 서비스이다. 매월 5만원 가량의 통신비를 지불하며 사용하는 통신사의 서비스를 구독 서비스라 말할 수 없는 것은 별도의 앱을 설치해 연결할 때마다 내게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서비스받을 수 있는 멜론이나 넷플릭스처럼 고객과 서비스사의 관계가 두텁지 않기 때문이다.기존의 판매나 렌탈, 월 정액제 기반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구독 형태로 비즈니스를 전환하려면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어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꾸준하게 진화시킬 것인가를 구상해야 한다. 앞으로 여러 산업 영역에서 구독 경제는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으로 자리 잡아갈 것이다.
  • [김지현의 IT세상]비즈니스 신대륙 &apos;메타버스&apos;
    비즈니스 신대륙 '메타버스'
    안승찬 기자 2021.03.25
    [김지현 IT 칼럼니스트]초월적(Meta) 우주(Universe)라는 뜻의 메타버스는 3차원의 가상 세계를 뜻한다.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처음 소개된 개념이다. 소설에서는 고글과 이어폰을 통해서 가상의 공간에서 사람들과 만나며 현실보다 더 증강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제2의 사회생활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소설에서는 소프트웨어 조각들로 만들어진 이 세계는 ‘세계 멀티미디어 규약 단체 협의회’에 의해 운영되는 것으로 묘사한다. 실존하는 세상이 아니기에 물리 법칙의 한계에 제약받지 않고 세계인이 모두 참여하는 전 지구적 규모의 경제,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세상이다.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던 이 세계가 기술적 발전으로 인하여 이제 우리 현재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현실이 되고 있다. 사실 메타버스처럼 온라인 가상 공간을 진짜 현실처럼 만들려는 노력은 웹 서비스가 시작되면서부터 있었다. 1996년 즈음의 알파월드는 아바타를 활용해 가상 공간 속에서 나를 표현하고 물리적 공간처럼 돌아다니면서 현실의 나를 투영한 아바타들을 만나면서 대화를 나누면서 상대의 얼굴과 제스처, 옷 스타일 등을 확인하는 가상 채팅 서비스가 있었다. 하지만, 이 당시의 컴퓨터와 인터넷 성능이 이같은 서비스가 제대로 구동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초기 사람들의 이목을 끌긴 했지만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지는 못했다.이후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늘고 컴퓨터의 속도도 빨라지면서 2003년에 세컨드라이프가 등장해 2009년까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도 2007년 본격적인 서비스가 개막되어 일부 기업에서 세컨드라이프 내에 건물을 만들고 독도도 개설되면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기존의 알파월드와 달랐던 점은 단지 채팅만 하고 아바타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나 다양한 3D 물체를 창조하고 이들을 제작,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 경제활동을 지원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세컨드라이프를 사용하는데 있어 규정이 있어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묘사한 메타버스 세상과 비슷한 세계관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세컨드라이프는 2009년 이후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에 밀리면서 흥행에 실패했고 지금은 명목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상 공간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세컨드 라이프그런 메타버스가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중반 1세대, 2세대 메타버스 서비스들은 사용 환경의 제약과 경쟁 서비스의 등장으로 성장에 실패했다. 그런데 2021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아닌 VR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용 기기의 가성비가 좋아지면서 반응이 뜨겁다. 특히 페이스북이 2014년 인수한 오큘러스의 퀘스트2가 기존 제품들 대비 성능은 더 좋아지고 가격은 더 저렴하게 보급되면서 4개월만에 세계적으로 100만대 이상 판매되고, 국내에서도 SKT를 통해 판매되면서 초도 물량이 매진되면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오큘러스 스토어를 통해 양질의 앱들이 제공되면서 VR로 쓸만한 콘텐츠가 많아진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또한 이들 기기 보급 이전부터 메타버스를 가랑비에 옷 젖듯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들로 인해 보다 친숙하게 접근이 가능해진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포트나이트, 동물의숲, 로블록스 등의 게임과 제페토, 호라이즌등의 SNS가 대표적이다.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의 VR 기기, 퀘스트2포트나이트는 에픽게임즈라는 회사의 배틀로얄 게임인데 게임 내의 공간에서 전투 없이 게이머들간에 함께 음악이나 콘서트 등을 즐기고 아이템을 팔고 사는 파티 로얄이라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곳에서는 친구들과 익스트림 스포츠 게임을 즐기거나 콘서트를 함께 볼 수 있다. 실제 방탄소년단의 다이나마이트 안무버전 뮤비가 이곳에서 최초 공개되기도 했으며,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콧은 지난해 4월24일 포트나이트 내에서 콘서트를 열었고 무려 1230만명이 참가했다. 포트나이트에서의 콘서트는 모든 참가자들이 한껏 멋을 부린 아바타로 참여해서 춤을 추고 뛰어 다니면서 현실보다 더 큰 몰입감을 제공한다. 또한, 무대 공간과 가수의 모습이 현실을 넘어선 초월적 경험을 제공할만큼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을 유형하며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유튜브 등에서 보는 온라인 콘서트와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포트나이트에서 개최된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또한 페이스북이 준비하는 VR SNS인 호라이즌은 페이스북처럼 전 세계의 사람들이 만나는 SNS이지만,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기존 SNS는 글자와 그림, 영상으로 구성된 평면적이면서 정적인 콘텐츠로 정보를 주고 받지만, VR SNS는 서로의 아바타를 보고 가상 공간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오브젝트들을 이용해 보다 공감각적인 체험을 가능하게 해준다.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고, 건물을 짓고 음식을 만들어 함께 즐길 수 있고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제스처와 표정을 보여줌으로써 마치 현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듯이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읽으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전달하며 메시지를 보내는 카카오톡보다 더 감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메타버스는 오프라인 현실계와 온라인 가상계를 연동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기존의 PC-웹, 스마트폰-모바일앱의 온라인 서비스가 오프라인과 구분된 동떨어진 세상인데 반해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이 밀결합되어 동작되는 특성을 가진다. PC에서 게임을 하면 모니터를 통해서 실체없는 가상에 빠져 현실과는 괴리가 되지만, 메타버스는 현실 속에서 가상을 만나고, 가상에서 현실을 만나며, 가상과 현실에서의 행동들이 고스란히 서로 각 영역에 반영되어 동기화되는 일체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제3의 세상인 메타버스에서는 아바타가 현실의 나를 투영하거나 제2의 인격체가 되어 여러 온라인 서비스와 상호 작용하고 더 나아가 오프라인의 삶에도 영향을 주며 가상과 현실이 연결된다.메타버스는 현실계, 가상계에 이어 제3 지대로서 자리 잡으며 새로운 세계,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와 관련된 하드웨어 시장, 더 나아가 새로운 서비스와 킬러앱 그리고 비즈니스의 기회가 펼쳐질 것이다. 웹, 모바일에 이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페이스북의 VR SNS인 호라이즌
  • [김지현의 IT세상]디지털로 환골탈태한 라디오
    디지털로 환골탈태한 라디오
    안승찬 기자 2021.02.25
    [김지현 IT 칼럼니스트] 30·40대 중년이라면 저마다 즐겨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그널 음악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야자’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조용한 도서실 자리에서, 불끄고 누운 침대 위에서 듣던 나만의 라디오 방송에 대한 추억이 있다. 같은 시간 같은 방송을 듣는 청취자들이 올린 사연과 신청곡을 들으면서 같은 시대를 사는 비슷한 또래의 생각과 고민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지금 10·20대에게는 즐겨 보고 듣는 유투브, 트위치, 팟캐스트가 그런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다.하지만, 유튜브 라이브는 영상 중심이라 무겁고 팟캐스트는 다시듣기 중심이라 소통이 단절된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그런 한계 속에서 클럽하우스라는 아이폰 앱이 새로운 오디오 SNS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1일 테슬라 CEO 앨런머스크가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5000명이 넘는 청취자들과 소통했다. 그러면서 국내에도 이 앱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입자가 늘어나며 잊혀진 라디오의 향수를 디지털로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클럽하우스는 누구나 방을 만들어 지인을 초대하고, 해당 방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라디오이다. 이렇게 채팅방을 만들어 이야기를 나누는 서비스는 이미 카카오톡의 오픈채팅이나 줌, 그리고 하우스파티와 같은 앱을 이용해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클럽하우스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특정 영역의 전문가, 셀럽이 참여해 방송을 하며 대중적 호응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IT, 비즈니스, 음악, 문화, 투자, 정치 등의 다양한 분야에 활동하는 유명인들이 참여함으로써 이들의 팬도 덩달아 가입하면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또한 라이브 팟캐스트에 최적화된 UI 덕분에 라디오의 향수를 디지털로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여러 기능이 복합적으로 제공되면서 그 속에서 라이브 팟캐스트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한 기존 앱이나 지인들과의 수다에 집중된 하우스파티와 같은 앱과 달리 클럽하우스는 특정 주제와 셀럽의 이야기를 듣는데 화면과 기능 구성이 집중되어 있다. 앱을 실행하면 현재 개설된 다양한 주제의 방들이 나열되고, 팔로워들 중에서 현재 클럽하우스에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의 명단을 볼 수 있다. 방에 입장하면, 개설한 스피커와 함께 무대에 올라와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 명단이 나타나고 이어서 개설한 스피커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명단과 경청 중인 청취자들을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발언에 참여하면 음성이 섞여 혼란이 있어 발언권은 개설한 사람에게 손을 흔들어 요청할 수 있다.이렇게 오직 함께 수다, 잡담, 토론을 하는데 최적화되어 새로운 SNS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1년도 안된데다 iOS 버전만 초대장 기반으로만 가입할 수 있는 제한된 서비스인데도 1조원의 밸류에이션으로 추가 투자를 받고 있을만큼 주목받고 있다.그렇다면, 이렇게 오디오에 기댄 SNS는 그저 잠시의 유행을 넘어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한마디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처럼 메가 트래픽을 만들어내는 킬러앱으로의 성장이 가능한 것일까.그간 보는 미디어의 진화는 하드웨어적으로나 소프트웨어적으로 끊임없이 진화가 있었다. TV에서 PC, 스마트폰, 태블릿 그리고 IPTV와 아프리카TV, 유투브, 트위치, 넷플릭스 등으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런데 듣는 미디어는 그에 비해 진화의 깊이나 속도가 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라디오 이후 워크맨, MP3P, 에어팟(블루투스 이어셋) 그리고 아이튠즈, 멜론, 팟캐스트 정도이다. 그런데 하루 일상에서 보는 것 못지 않게 듣는 것에 빠져 있는 시간은 만만치 않다. 거리에서, 카페에서, 차량에서, 책상에서, 침대에서 듣는데 열중한다. 그런만큼 듣는 서비스에 대한 진화의 필요성은 상당하다.그런 와중에 클럽하우스는 듣는 미디어에 대한 변화를 원하는 사용자들의 가려움을 긁어주었다. 한마디로 라디오가 디지털로 환골탈태한 셈이다. TV가 유투브로 바뀐 것처럼 클럽하우스는 듣는 미디어의 전성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클럽하우스가 주는 매력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전문가 그리고 셀럽, 일반인들 여러 사람들의 식견을 청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특히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는 점과 누구나 스피커가 되고 청취자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팔로우한 사람을 즉시 초대해서 함께 대화의 장에 이끌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비디오로 콘텐츠를 중계하고 카메라를 열고 참여하는 것보다 가볍게 부담없이 목소리만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접근성을 높여주고 있다. 영상이나 글, 사진보다 음성은 사전 준비가 필요없고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도 적기에 누구나 편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딱 그 시간에만 참여해야 들을 수 있다는 라이브, 즉 동기식 커뮤니티라는 점도 몰입감을 주는 요소이다.이미 클럽하우스에는 정치, 시사, 경제, 기술 등 전문적인 주제 뿐 아니라 여행이나 잡담, 음악, 데이트 상대를 구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방들이 만들어져 수 많은 대화들이 오가고 있다. 일어나자마자 클럽하우스에 연결해 라디오 듣듯이 관심 분야의 방에 들어가고, 출근길과 일하면서, 공부하면서, 퇴근하며, 잠자기 전에 음악 방송 틀듯이 클럽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SMS가 카카오톡으로, TV가 유투브와 넷플릭스로 진화되는 과정 속에서 비즈니스 모델도 다변화되고 혁신된 것처럼 클럽하우스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TV처럼 클럽하우스 스피커에게 별풍선을 줄 수도, 전문 분야 방송의 유료화, 라이브를 녹음화해서 제공하는 것에 대한 유료 아이템과 청취 내역과 선호 주제 기반의 광고 방송과 오디오 쇼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BM이 적용, 실험되어 갈 것이다. 특히 듣는 미디어에 최적화된 기기인 스마트 스피커에도 적용되면 서비스 대상이 확장되면서 지금 상상하지 못할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 [김지현의 IT세상]&apos;뉴노멀&apos; 제시한 CES
    '뉴노멀' 제시한 CES
    안승찬 기자 2021.01.28
    [김지현 IT칼럼니스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IT 컨퍼런스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아예 개최하지 못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는 지난해 9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합해 급하게 진행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반면 CES는 1967년 최초로 CES가 열린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 100%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원래 이런 컨퍼런스는 기술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전 세계의 가전기기를 포함해 디지털 기술의 트렌드를 읽고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프로토타입과 상용화를 앞둔 제품들을 한자리에서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기 때문이다. 10년 전부터 거의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와 MWC 등의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그런데 올해는 온라인으로 개최되다 보니 제품을 직접 만져볼 수도 없고 외관을 꼼꼼하게 들여다볼 수 없었다. 물론 온라인 개최의 강점은 참석자의 숫자와 시간 제한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전시업체와 참여업체는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첫 온라인 컨퍼런스로의 전환에 대한 부담과 흥행 실패에 대한 우려 탓일 수 있다. 작년에 열린 CES 2020에는 161개국에서 4500개 기업이 참여했다. 가장 많은 미국은 1933개, 중국이 1368개, 한국이 390개였다. 참석자 규모는 18만명이었다. 반면 올해 CES 2021은 미국 530개에 이어 한국이 262개 그리고 중국으로 199개로 총 1800곳에 그쳤다. 작년 대비 40%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참관자수는 작년과 비슷한 숫자로 추산된다. 전시업체 수와 컨퍼런스 세션이 줄었음에도 온라인의 특성 상 그간 참여하기 어렵던 사람들의 참여가 늘었다. 그럼에도 올해 CES 2021이 주는 시사점이 몇 가지 있다. 그간 CES의 메인 아젠다는 2019년 이전까지만 해도 주로 기술과 산업 카타고리에 대한 것들 위주였다. 사물인터넷, 드론, 3D 프린터, 블록체인, 스마트홈, 자율주행차 등이 2019년까지의 핵심 아젠다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키워드에 기술이 아닌 음성 활성화, 데이터 분석, ICT 관광여행 등의 보다 구체적인 문제해결과 관련된 것들이 포함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올해 CES는 모빌리티, 사생활 보호, 교육 등의 우리 일상과 관련된 경험을 담은 키워드가 등장했다. 실제 컨퍼런스 세션의 주제와 참관 전시업체들의 캐치프레이에는 ‘Life’와 ‘Exprience’가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LG는 ‘Life is ON’, 삼성은 ‘Better Nomal for ALL’을 캐치프레이로 걸고 일상에서 기술이 가져다 주는 새로운 경험의 변화에 집중했다. 미네르바는 온라인 교육과 재택수업 등 미래의 교실과 교육의 진화 방향에 대해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워너미디어와 베스트바이, 월마트는 기조연설에서 코로나19로 인해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의 온라인 쇼핑과 온라인 미디어 사용 확대로 인한 전통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이야기했다.또한 여전히 AI는 2017년부터 5년 동안 빠지지 않고 CES에서 핵심 아젠다로 우뚝 섰음을 알 수 있다. AI는 이제 모든 사물 인터넷 기기에 기본 탑재되어 운영되는 운영체제와 같은 역할을 해내면서 제조의 서비스화를 촉진하는 트리거가 되었음을 증명했다. 대부분의 전시업체들이 선보인 솔루션과 상품에 AI를 접목해 보다 나은 경험과 효율화된 비즈니스를 구성함으로써 이제 AI는 기업의 BM혁신에 기본이 되고 있음을 말해주었다.또 이번 CES는 글로벌 컨퍼런스의 온라인화가 뉴노멀이 될 수 있는 단초를 보여주었다. 사실 CES와 같은 전 세계적인 규모의 오프라인 컨퍼런스가 주는 강점은 몰입감과 현장감인 건 사실이다. 약 5일간 라스베가스에서 기존의 일상과 비즈니스와 단절된 채 온전히 행사장을 누비며 새로운 상품과 기술을 접하고 수십 곳의 관련 기업 관계자와 상담, 문의, 계약을 논하는 것은 흔히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다. 온라인 컨퍼런스는 오프라인만큼 집중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모니터를 통해 보여지는 평면적 화면에 영상과 이미지 등으로 제품과 기술, 솔루션 등에 대한 설명을 보는 것과 현장에서 보는 것이 같을 리 없다. 게다가 오프라인 현장에서는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지금 보고 있는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밖에 없지만 온라인은 언제든 다른 사이트로 또 전화나 회의, 카카오톡 등 방해 요소로 눈길을 돌릴 수 있어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이런 한계에도 이번 온라인 CES 2021에는 MS 팀즈를 활용해 웹비나, 화상회의, 채팅, 메시지, 메일 등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합 제공함으로써 온라인의 장점을 십분 살렸다. 즉, 전시업체의 상품과 기술, 솔루션 등에 대한 소개를 VOD나 실시간 웨비나, 화상회의를 통해서 확인하고, 바로 메신저나 게시판을 통해서 상담을 할 수 있어 일관된 경험으로 온라인에서 보고, 묻고, 듣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상품의 전시보다는 키노트와 세미나 그리고 토론과 상담 중심으로 컨퍼런스가 운영되었다. 기존의 오프라인 컨퍼런스가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상담하고 회사로 돌아와서 메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단절된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느꼈다면, 이번 온라인 컨퍼런스는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시작해 온라인으로 끝나는 ‘올인온라인(all-in-online)’의 경험으로 통합된 비즈니스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작년과 비교해 CES 2021은 전시 규모나 이슈를 만드는 면에서는 미흡했지만, 글로벌 온라인 컨퍼런스의 뉴노멀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또한 MS 팀즈의 확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CES를 주관하는 CTA에서는 이번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수집한 참관객들의 데이터를 통해 기존에 알 수 없었던 분석을 해서 개선된 다음 번 컨퍼런스의 준비와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 [김지현의 IT세상]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두 갈래 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두 갈래 길
    편집국 기자 2020.12.24
    [김지현 IT칼럼니스트] 코로나19는 우리 일상만 바꾼 것이 아니라 기업의 운명과 생존을 위한 전략마저 바꾸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은 전통 산업 영역의 기업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다. 기업들 저마다 혁신을 외친다. 혁신의 대표적인 방법론으로 손꼽는 것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이다. 디지털 기술을 상품의 개선이나 생산 공정 그리고 사업 전반의 프로세스에 적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거나 비즈니스를 효율화하는 것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한다.그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ICT 기업들의 전유물처럼만 여겨져 왔다. 기술 기반으로 온라인 사업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그리고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등이 그렇다. 이들 회사는 유통, 마케팅, 제조, 교통 등 전통 산업 영역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만들어내고 비즈니스를 확장해가고 있다. 기술을 무기로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반면 온라인 서비스, 인터넷 비즈니스, 디지털 기술에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전통산업의 터줏대감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변화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전통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성에 차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술에 대한 이해와 역량이 부족한 탓만은 아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목적과 그 방법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영진과 직원, 추진 부서와 사업 현장간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기대하는 바가 다르고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크다 보니 실행 과정 중에 이견이 많고 평가의 잣대에 대한 동상이몽으로 우여곡절이 많은 것이다. 게다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추진은 결국 기술이 반 이상의 역할을 하는데,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내재화된 기술 역량이 없다보니 외부에 의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과다한 투자 혹은 잘못된 선택으로 발생한 시행착오 발생한다. 이를 수험료로 생각하지 않고 추진 부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기존의 사업과 상품을 유지한 채 기업 내부의 비효율을 제거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목적으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주로 공장의 수율을 높이고 영업의 효율화를 개선시키고 재고를 줄이고 생산 공정 상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는 것들이 이에 속한다. 또 새로운 상품을 만들거나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위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는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 고객이 아닌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상품이나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매출의 확대가 이루어진다.전자의 대표 사례는 전통적인 제조, 에너지, 유통 관련 기업의 공장에서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 빅데이터 분석이나 자동화 로봇 등의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기존 상품 제조과정의 효율성을 높아진다. 후자는 이커머스인 아마존이 AWS 비즈니스나 알렉사와 에코를 활용한 새로운 AI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유통업을 넘어 클라우드 사업과 AI 사업에 진출하는 게 대표 사례다. 또 테슬라가 자동차에 자율주행 AI를 도입해 기존의 자동차와는 다른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에너지, 콘텐츠 중계 등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자동차를 마치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서비스 확장의 도구로 삼아 혁신을 이룬 것도 사례로 들 수 있다.코로나19는 혁신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팬데믹 이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주로 ICT 산업에 국한되어 추진되었다면 팬데믹 이후 2020년 접어들며 전통산업 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전통 기업들은 비용을 줄여 생존해야 하는 필요성이 커졌다. 기존 사업의 효율화가 더 절실해졌다. 성장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필요도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기업에서의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3가지의 원칙이 필요하다.하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에 대한 명시화를 통한 전사적인 공감대 형성이다. ‘왜(Why)’에 대해 정의하고, 그것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부서는 물론 사업 현장과 기업 전체에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만 한다.둘. 기간과 목표 기반의 마일스톤 수립과 그에 맞는 투자 규모 설정이다. ‘무엇(What)’을 할 것인가에 대해 구체화하고 기대 성과에 맞는 적정 투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셋. 기술 내재화와 아웃소싱 및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전담 조직 정비다. ‘어떻게(How)’ 설계할 것인가를 결정할 기술 전문 인력과 역량이 필요하다.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부서 외에도 관련된 사업 현장 그리고 전사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공유하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 방안 등을 모두 함께 숙지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회사 전체가 디지털 기술을 업무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특정 전담 부서만의 전유물이 되어서 안 되고 어떤 비즈니스 영역에서든 필요에 맞게 디지털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디지털 역량을 보유해야만 한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기업이 기술 혁신을 통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다.
  • [김지현의 IT세상]집전화가 떠나간 자리
    집전화가 떠나간 자리
    편집국 기자 2020.11.26
    [김지현 IT 칼럼니스트]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사라진 대표적 기기 중 하나가 집 전화다. 2019년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집전화 회선수는 100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국내 가구수 2000만을 기준으로 볼 때 절반도 안된다. 국민 95%가 스마트폰을 사용 중인데 굳이 따로 집전화를 둘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게다가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집 전화는 더욱 쇠락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집전화가 사라진 건 아니다. 집전화가 디지털과 결합되어 다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2019년 스마트 스피커 판매는 800만대가 넘어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그런 스마트 스피커의 기능 중에는 전화 기능이 제공된다. 손에 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있는데 왜 굳이 스마트 스피커에 전화 기능이 탑재되어 있을까. 휴대폰으로의 전화는 사람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지만, 스마트 스피커는 그 장소에 전화를 거는 것이다. 즉, 기존의 집전화가 주던 향수를 준다. 집으로, 가게로 전화를 거는 것처럼 스마트 스피커는 스피커가 놓여 진 그 장소로의 통화를 가능하게 해준다.실제로 카카오의 스마트 스피커는 카카오톡을 이용해서 통화를 하고, SKT의 ‘누구’는 데이터망을 통해 ‘누구’의 개별 디바이스로의 연결을 지원한다. 구글홈은 ‘구들듀오’라는 앱을 이용해서 구글 계정으로 등록된 모든 디바이스에 통화를 시도할 수 있다. 사람이 아닌 기기에 전화를 걸어 그 기기 앞에 있는 누군가와 통화를 할 수 있다. 또한, 아마존의 ‘알렉사’가 탑재된 ‘에코’라는 스피커는 스마트폰 알렉사 앱을 이용해서 다른 알렉사를 설치한 사용자의 폰이나 스피커에 연결해서 통화가 가능하다.심지어 구글의 스마트 스피커인 구글홈은 ‘브로드캐스트’라는 기능을 이용해 무전기처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구글홈에 음성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즉, 주방에 설치한 구글홈 미니에서 ‘OK 구글, 브로드캐스트’라고 말한 후에 ‘범준아, 재희야 저녁 먹자’라고 하면 작은방과 거실에 설치된 구글홈에서 마치 무전기처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렇게 통화는 사람과 사람이 전화기나 휴대폰을 이용해서 한다는 통념이 깨지고 있다. 유선 집전화가 사라진 뒤 스마트 스피커가 무선 와이파이로, 그리고 다양한 기기와 장소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새로운 통화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스마트 스피커뿐이 아니다. 최근 출시되는 IP 카메라에는 통화 기능이 제공된다. 카메라로 영상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연결한 집 내 IP카메라를 통해서 통화를 할 수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말을 걸 수 있고 전화 통화하기 어려운 아기와 통화를 할 수 있다. 회사에서 거실에 설치한 카메라를 보면서 강아지를 보다가 내 목소리를 전송할 수 있다. 사람을 넘어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 스피커 등의 기기를 이용해 공간을 연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로는 음성 통화가 아닌 화상통화가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스피커가 서로 연결되어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의 화상통화는 음성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용이 적지만 집 내에서의 스피커, 카메라 더 나아가 TV와 냉장고 앞에서 화상통화를 사용하는 것은 훨씬 자연스럽고 편리할 것이다.더 나아가 이런 사물 앞에서의 통화는 사람을 지정해서 통화하는 방식이 아닌 공간과의 연결이기 때문에 통화라는 것이 한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영속적으로 이루어지곤 한다. 즉,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계속 연결해두는 것이다. 통화가 목적이 아니라 그 공간과의 연결이 목적이라 그냥 연결해서 그 공간의 소음과 영상을 모니터링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누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 꼭 대화를 나눌 필요도 없고, 시간을 제한할 이유도 없다. 두 공간이 그냥 연결되어서 떨어져 커피를 마시거나 서로 공부나 일을 하고 있거나 영화를 보고 있어도 된다. 그런 새로운 통화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달라진 사물 인터넷 기반의 집 전화가 주는 가치이다.오래도록 전화는 번호를 이용해서 특정인과 연결을 해주는 경험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제 통화의 경험이 달라지고 있다. 전화기로만 통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이크와 스피커가 달린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사물은 통화를 할 수 있는 기기가 되고 있다. 이들 기기를 이용해 서로 연결해서 통화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만의 대화가 아니다. 공간과 사람 그리고 사물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통화 경험을 가질 수 있다.사물에 연결해서 통화하며 사물에 명령을 내리고 조작할 수 있으며, 공간에 연결해서 공간의 모든 소음과 장면을 듣고 볼 수 있다. 이때 번호는 유명무실해진다. 공간 속 특정 기기 혹은 기기에 연결된 사용자 계정을 통해서 상호 연결된다. 새로운 번호를 부여 받는 것이다. 그 번호는 국가를 벗어나 전 세계에서 통용되며 그런 새로운 계정을 지배하는 플랫폼이 미래 통화 서비스의 주도권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더보기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