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우승하기까지 2년 7개월…최혜진 “예전의 나 되찾은 것 수확”(종합)

KLPGA 투어 롯데오픈 최종 합계 14언더파로 정상
국내외 통틀어 2년 7개월 만에 통산 11승
여고생 신분으로 US여자오픈 준우승 차지 ‘눈도장’
국내 4시즌 동안 10승 쓸어담은 뒤 부진
“예전처럼 자신있게 스윙하니 우승…LPGA 투어에서도 흐름 잇겠다”
  • 등록 2023-06-05 오전 12:00:00

    수정 2023-06-05 오전 12:00:00

최혜진이 4일 열린 KLPGA 투어 롯데오픈에서 우승한 뒤 동료들에게 물 세례를 받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터닝 포인트가 된 우승이다. 얻은 게 많은 대회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최정상급 선수였던 최혜진(24)이 무려 2년 7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4일 인천의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4라운드. 최혜진은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엮어 1오버파 73타를 치고,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이다.

2위 정윤지(23·12언더파)를 2타 차로 제친 최혜진은 KLPGA 투어 통산 11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020년 11월 시즌 최종전이었던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다시 우승하기까지 2년 7개월이 걸렸다.

최혜진의 무승 기간이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다. 최혜진은 2017년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에서 여고생 아마추어 신분으로 준우승을 기록하며 골프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가 직접 경기장을 찾아 소셜 미디어에 최혜진의 인상적인 모습을 적어 올리기도 했다.

최혜진은 그해 KLPGA 투어에서도 18년 만에 아마추어로 2승을 기록하며 프로로 데뷔하기 전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프로 잡는 아마추어’였던 그를 향해 골프 관계자, 팬들은 이미 ‘김효주 이후 괴물 계보를 이어갈 선수’로 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이에 부응하듯 최혜진은 2018년 신인상과 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2020년까지 국내 투어 통산 10승을 쌓았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대상 3연패 금자탑을 이뤘다.

4년 동안 10승을 쓸어담은 최혜진은 2021년부터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21년 우승 없이 상금 랭킹 11위를 기록하자 ‘최혜진답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2021년 말 분위기 전환 겸 자신의 목표였던 LPGA 투어 진출에 도전하기 위해 퀄리파잉 시리즈에 응시했고, 상위권으로 합격해 지난해부터 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투어에서 신인상 랭킹 2위, 상금 랭킹 6위에 올라 상금만 207만5696 달러(약 27억1000만원)를 벌었다. 그러나 우승이 없었다. 우승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준우승 한 번, 3위 세 번을 기록했다. 우승 기회를 번번이 놓치자 ‘내가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는 최혜진은 “이번 우승을 계기로 자신감이 생겼다. 저 자신과 샷을 믿고 더 과감하게 경기하려 한다”고 밝혔다.

최혜진은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이유로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꼽았다. 그는 “우승 기회가 왔을 때 절 믿고 제 방식대로 경기했어야 했는데, 지키려는 경기를 하다 보니 조심스럽게 플레이한 상황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팔로 맞춰 치는 스윙을 하던 최혜진은 이번에는 팔 움직임을 줄이고 몸을 더 사용했다. 그러자 거리도 더 늘었고 정확성도 더 좋아졌다. 무엇보다 샷에 대한 자신감이 올라왔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에서는 제 스윙을 더 과감하게 하려고 노력했고, 확신을 갖고 샷을 했다. 얻은 게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PGA 투어에 돌아가서도 이렇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계속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우승 환호하는 최혜진(사진=KLPGA 제공)
3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최혜진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며 완벽한 경기를 펼친 3라운드와 달리, 이날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9번홀까지 4타 차 선두를 달렸지만 후반 들어 샷이 흔들렸다. 10번홀(파5)에서 1.5m 버디 퍼트를 놓친 그는 11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벗어나 한 타를 잃었다. 보기 위기를 맞은 12번홀(파3)에서 3m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안도했지만 13번홀(파4)에서 또 보기를 범해 2타 차까지 쫓겼다.

최혜진은 더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아이언 샷 정확성을 회복한 그는 남은 5개 홀을 모두 파로 막아내고 2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최혜진조차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이 핀으로 똑바로 가고 나서야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힐 정도로 쉽지 않은 우승이었다.

최혜진은 오는 7일 미국으로 출국해 16일 개막하는 마이어 LPGA 클래식부터 LPGA 투어 활동을 재개한다. 6월 말 열리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과 7월 초 시작되는 US 여자오픈을 가장 중요한 대회로 꼽고 있다. 특히 US 여자오픈은 아마추어 시절 준우승 등 좋은 기억이 많은 대회. 그는 “이번에는 명문 골프장인 페블비치에서 열려서 ‘언제 또 페블비치에서 경기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코스를 즐기면서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이븐파를 기록한 정윤지가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단독 2위에 올랐고, 세계 랭킹 10위 김효주(28)가 3타를 줄여 이소미(24), 이소영(26), 김지수(29)와 공동 3위(11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국가대표 상비군 양효진(제주 남녕고 1)은 4언더파를 치고 아마추어 중 가장 좋은 성적인 공동 15위(6언더파 282타)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 트로피 든 최혜진(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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