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진출 네 번째 14승에도..류현진, 아쉬운 시즌 마감

MLB 토론토, 가을야구 진출 좌절
  • 등록 2021-10-05 오전 12:02:00

    수정 2021-10-05 오전 12:02:00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 도중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프로야구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 중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이 개인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지만 진한 아쉬움 속에 2021시즌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정규시즌 최종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빼앗으며 6피안타(1피홈런) 2실점한 뒤 12-2로 크게 앞선 6회 구원투수 네이트 피어슨과 교체됐다.

이날 초반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른 토론토는 12-4 대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2013년, 2014년, 2019년에 이어 빅리그 진출 후 4번째로 개인 최대승인 14승(10패)째를 달성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승리에도 웃지 못했다. 토론토의 가을 야구가 좌절됐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이날 경기 전까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공동 1위였던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에 1경기 차 뒤진 3위였다. 토론토가 상위 두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선 이날 경기를 반드시 이기고 양키스와 보스턴 중 한 팀이 패해야만 했다.

그러나 양키스와 보스턴이 모두 승리하면서 토론토의 바람은 물거품이 됐다. 양키스는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 0-0인 9회말 1사 2. 3루에서 터진 에런 저지의 끝내기 내야안타에 힘입어 극적으로 와일드카드를 거머쥐었다. 보스턴도 워싱턴 내셔널스와 경기에서 5-5로 맞선 9회초 라파엘 데버스의 투런 홈런 덕택에 7-5로 승리했다.

보스턴과 양키스는 나란히 92승 70패로 와일드카드 자격을 획득했다. 반면 토론토는 두 팀보다 1승 모자란 91승 71패로 고개 숙였다. 양키스와 보스턴은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진출을 결정하는 와일드카드 단판 대결을 벌인다.

류현진에게 2021년은 아쉬움이 더 큰 시즌이었다. 올 시즌 기록한 14승은 개인 최다승 타이이자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2위에 해당한다. 또한 2013년 빅리그에 입성한 이래 올해 가장 많은 31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4.37로 미국 땅을 밟은 이래 가장 나빴다.

특히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장 많은 한 시즌 31경기에 선발 등판했음에도 투구 이닝은 규정 이닝을 갓 넘긴 169이닝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5⅓이닝보다 조금 높았다. 선발 투수의 기본 책임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13번에 불과했다. 반면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경기는 8차례나 됐다. 심지어 4회를 버티지 못한 경기도 5번에 이르렀다.

피홈런도 24개나 허용했다. 어깨 수술을 받고 복귀한 2017년 22개를 뛰어넘는 한 시즌 개인 최다 피홈런이다. 볼넷(37개), 피안타율(.258), 이닝 당 출루허용률(1.22) 역시 최근 4시즌 가운데 가장 높았다.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류현진은 이번 시즌도 전반기까지는 순조로운 모습을 보였다. 다소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전반기에만 8승 5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며 에이스로서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8월 6차례 등판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6.21로 부진했다.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7실점한 뒤 강판된 경기가 두 차례나 됐다.

9월은 더 심각했다. 1승 2패 평균자책점 9.20으로 부진했다. 9월 12일 볼티모어전에서 2⅓이닝 7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진 데 이어 그 다음 경기인 18일 미네소타전에서도 2이닝 5실점으로 조기강판했다. 부상자명단(IL)에 들어갔다가 복귀했지만 29일 양키스전에서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4⅓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도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제구 난조에 빠진 체인지업과 컷 패스트볼 대신 고속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변화구 위력이 전과 같지 않자 시즌 막판에는 빠른공 구속을 150km대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주무기 체인지업이 흔들리다보니 류현진도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 야구데이터 전문 사이트인 팬그래프에 따르면 류현진의 체인지업 구종가치 순위는 -1.1로 전체 메이저리그 투수 가운데 26위에 머물렀다. 2020년 같은 순위에서 2위(8.1), 2019년 2위(24.9)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내려간 것을 알 수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1할대에 머물렀던 체인지업 피안타율도 올해는 .257로 치솟았다. 피안타율만 놓고 보면 도이상 체인지업은 류현진의 주무기라 보기 어려웠다.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은 위기 상황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전가의 보도나 다름없다. 우여곡절 끝에 시즌을 마친 류현진은 비시즌 동안 체인지업을 되살리는데 모든 신경을 기울일 전망이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토론토가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면서 류현진이 충분히 휴식할 시간을 벌게 됐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부터 줄곧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했다. 다른 투수들보다 더 늦게까지 시즌을 소화했고 더 많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만큼 휴식을 할 시간은 짧았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류현진으로선 부담이 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어깨 부상 복귀 후 계속 강행군을 해왔던 류현진에게 4년 만의 가을 휴식은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류현진은 조만간 귀국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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