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무너지는 프로야구. 최소한의 신뢰감이라도 지켜야

  • 등록 2023-04-18 오전 6:00:00

    수정 2023-04-18 오후 6:19:02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야구팬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여기 뭐 터지면, 저기서 뭐 터지고...정말 정신이 없네요.”

한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프로야구 KBO리그에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부진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 프로야구 뉴스를 신문 사회면에서 다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씁쓸한 농담까지 나온다.

프로야구는 개막을 앞두고 심한 몸살을 앓았다. 전 롯데자이언츠 투수 서준원의 ‘미성년자 관련 성착취물 제작’ 혐의, 장정석 KIA타이거즈 전 단장의 ‘FA 계약 뒷돈 요구’ 파문이 잇따랐다. 시즌 시작 후에는 인터넷 불법 도박이 고개를 들었다. 전부터 소문이 돌았던 LG트윈스 외야수 이천웅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 이천웅은 줄곧 관련 내용을 부인했지만 사법당국이 본격 수사에 들어가자 뒤늦게 사실을 시인했다.

그런데도 KBO리그는 흥행가도다. 16일까지 치러진 63경기에서 총 70만9328명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당 평균 1만1259명이다. 지난 시즌 평균 관중 8439명보다 33.4%나 늘어난 수치다. 초반이지만 팬들은 프로야구에 대한 애정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야구계는 “팬들이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 같다”고 고무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야구장에 관중이 몰리는 것은 여러 요인이 있다. 단순히 경기가 재밌어서만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제한됐던 야외활동 욕구가 한꺼번에 풀린 탓이 크다. ‘최강야구’ 등 야구 관련 TV 예능프로그램의 인기도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이같은 악재가 계속되면 팬들도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이다.

프로야구 선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사장인 개인사업자다. 구단에서 관리한다고 해도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수억에서 수십억원 연봉을 받는 다 큰 어른을 가르치는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잠깐의 방심은 그동안 쌓아온 것을 단숨에 무너뜨린다. 온갖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면 그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하면 안되는 행동은 절대 해선 안된다. 본인은 물론 가족의 미래까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어느 고참 선수의 간절한 외침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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