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증가폭이 163조 1000억원에 달하고 있고 증가율도 9.7%나 된다. 기본적으로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가계빚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커지는 속도, 즉 경상성장률이 5% 정도라고 볼 때 가계빚은 그 두 배에 가까운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6%였음을 감안하면 가계빚 폭증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총량 규제와 금리인상 등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빚에 의존한 주택 구입 행태와 이로 인한 가계빚 급증 사태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국은 지금까지 숱한 대책들을 내놓았지만 헛바퀴만 돌고 있다. 그 사이 은행들은 예대금리차를 부풀려 폭리를 취하고 서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제는 가계빚 폭증세를 막으려면 집값 안정이 필수임을 깨달아야 한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사라지면 비싼 이자 물며 빚 내서 집을 사는 행태도 수그러들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