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위험 제대로 방어해라”...보험사 재무임원 소집한 금감원

금리인상 속도 예상보다 빨라, 채권 관리 비상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쏟아내며 방어 나서
채권 물량 쏟아지자, 한화생명 등 흥행 실패도
  • 등록 2022-06-28 오전 5:00:00

    수정 2022-06-28 오전 5:00:00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보험사 대표 투자 자산인 ‘채권’에 비상이 걸렸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평가이익은 계속 떨어지고, 발행하는 채권 금리는 계속 높아져 이자 부담은 늘고 있는 탓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제도까지 변경하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게 해줬지만, 금리는 계속 오르고 환율ㆍ주가폭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건전성이 계속 위협을 받고 있는 상태다.

27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초 금융감독원은 전 보험사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소집해 금리 변동성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주문했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보험업권 리스크 점검 간담회를 개최한 뒤 불과 2주만이다.

이번에 소집한 회의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서 비롯된 금리 상승, 환율 변동 등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집중적으로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 데 따른 관리 대책을 마련하란 것이다.

지난 15일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것은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금리가 오르자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지난 4월 2%대에 머물렀던 3년물 국채 금리는 6월 이후 3.5%를 훌쩍 넘겼다. 국채 3년물이 3.5% 금리를 넘긴 건 지난 2012년 4월 12일(3.50%) 10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10년물 금리도 3.7%를 넘기며 만만치 않게 올랐다.

채권금리가 뛰자 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평가이익은 하락했다. 물론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이 타격을 받았다. 국내 5위 생명보험사인 NH농협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 RBC비율이 210.5%였지만 한 분기만에 무려 80%포인트 이상 빠지며 지난 1분기 131.5%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치(150%)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보험사들이 과도하게 자본성증권을 발행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RBC비율이 하락하자 자본을 늘리기 위해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을 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서 매력이 떨어졌다. 일부 회사에서는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까지 나왔다.

실제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 8일 진행한 후순위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지 못했다. 애초 모집액은 30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5년 조기상환 구조였으나 수요예측에서 총 293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희망금리도 4.80%에서 5.30%로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흥행에 실패했다. 흥국화재도 지난달 31일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에서 미매각 물량이 발생했고,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도 지난 30일 신종자본증권 수요 예측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더 심각한 것은 앞으로 금리가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시장금리가 1~2%포인트 오를 경우 보험사는 36조~72조원의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가가 20% 하락하게 되면 보험사는 9조2000억원의 주식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어디까지 이뤄질지 예상이 안되는 상황에서 보험사를 살려주고자 계속 금융당국이 규제를 완화해주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이에 CFO를 불러 최대한 안전하게 자본확충을 하고, 금리 및 환율 위험에 대비하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30일에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생명·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보험사 건전성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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