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초 금융감독원은 전 보험사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소집해 금리 변동성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주문했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보험업권 리스크 점검 간담회를 개최한 뒤 불과 2주만이다.
이번에 소집한 회의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서 비롯된 금리 상승, 환율 변동 등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집중적으로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 데 따른 관리 대책을 마련하란 것이다.
지난 15일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것은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금리가 오르자 채권시장은 요동을 쳤다. 지난 4월 2%대에 머물렀던 3년물 국채 금리는 6월 이후 3.5%를 훌쩍 넘겼다. 국채 3년물이 3.5% 금리를 넘긴 건 지난 2012년 4월 12일(3.50%) 10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10년물 금리도 3.7%를 넘기며 만만치 않게 올랐다.
실제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 8일 진행한 후순위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지 못했다. 애초 모집액은 30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5년 조기상환 구조였으나 수요예측에서 총 293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희망금리도 4.80%에서 5.30%로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흥행에 실패했다. 흥국화재도 지난달 31일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에서 미매각 물량이 발생했고,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도 지난 30일 신종자본증권 수요 예측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더 심각한 것은 앞으로 금리가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시장금리가 1~2%포인트 오를 경우 보험사는 36조~72조원의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가가 20% 하락하게 되면 보험사는 9조2000억원의 주식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오는 30일에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생명·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보험사 건전성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