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이른바 ‘태조이방원’ 업종이 투자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역사적 사실로 따지면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와 3대왕 태종 이방원은 부자지간으로 시호는 다르다. ‘태조이방원’은 일부 주식투자자들이 부자지간의 시호와 이름을 혼용해 만든 신조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통과 기대감 등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정책·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을 갖춘 개별 종목이나 업종에 선별적인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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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69포인트(0.72%) 오른 2490.8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6.48포인트(0.79%) 오른 831.64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각각 16.35%, 19.57% 떨어졌다.
올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외국인들의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증시가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태조이방원’에 속한 종목들은 최대 80% 이상 급등하며 약세장에서 선전했다. 이 중 방산 분야는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연초 대비 한국항공우주(047810)가 76.27% 오른 것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32.92%, LIG넥스원(079550) 29.3%, 현대로템(064350) 18.51% 순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등 통화긴축정책 등이 실행됨에 따라 경기 침체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방산의 경우 주기적인 방위비 지출의 특성상 경기 침체에서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탈냉전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 등 탈세계화로 인해 국가안보 환경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된 만큼 한국 방산수출이 성장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發 대란에 ‘태양광·원전’ 에너지 믹스 수혜주 부상
태양광과 원자력 관련 종목도 상승률이 돋보였다. 태양광 기초소재를 생산하는 OCI는 12.02%, 태양광 모듈 제조와 발전사업을 하는 한화솔루션은 23.9% 상승했다. 원자력 관련 기업은 코스피보다 코스닥 종목들이 선방했다. 비에이치아이는 80.34% 급등했고, 보성파워텍과 오르비텍도 각각 56.83%, 14.38% 뛰었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전기술은 각각 7.6%, 20.9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원전 대체재인 태양광과 원전이 동시에 주목 받은 것은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다. 국내에선 윤석열 정부 들어 탈원전에서 산업 육성으로 정책이 변화한 점이 원전주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르면 내달 통과가 유력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태양광과 2차전지의 상승을 견인할 호재로 꼽힌다.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정부는 10년간 기후 변화 대응 및 에너지 안보를 위해 3690억달러(약 481조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태양광, 풍력, 2차전지 배터리 제조·처리 업체 지원에 약 600억달러를 투입한다.
조선주는 고부가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확대와 하반기 흑자전환 기대감에 지난 4월 고점을 찍었다. 이후 조정을 받은 뒤 지난 달부터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영업익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는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선박 발주 둔화 가능성, 원자재 가격 강세로 인한 관망세로 강한 상승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