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선 박사의 쉼터] 우리 아이 성격이 형성되는 ‘결정적 시기는

김미선 상담학 박사
  • 등록 2022-10-02 오전 8:03:08

    수정 2022-10-02 오전 8:03:08

[김미선 상담학 박사] 동물행동학자 로렌츠(Lorenz)는 새끼 새가 부화 직후부터 어미 새를 따라다니는 행동을 보고 ‘각인(imprinting)’이론을 정립했다. 이러한 모방 행동은 새끼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먹이를 공급하는 어미 곁에 머물게 해주는 중요한 생존 기제다. 저자 역시 미국 유학 시절, 수영장이 딸린 정원에 청동오리 한 쌍이 날아와 알을 낳고 12마리 새끼들을 부화하는 모습을 관찰한 적이 있다. 새끼들이 알에서 깨자마자 어미를 따라 한 줄로 뒤뚱뒤뚱 걸어오더니 한 마리씩 수영장으로 퐁당퐁당 뛰어드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신기하고 놀라워했던 기억이 난다.

김미선 상담학 박사
아래 사진은 오리 새끼들이 알에서 깨어난 후 처음 마주한 로렌츠를 어미로 알고 따라다니는 장면을 찍은 것이다. 이렇게 탄생 직후 마주하는 첫 대상에 애착을 형성하고 따라다니는 각인 효과는 생의 초기 제한된 기간 내에만 일어난다. 이 시기가 지나면 대상에 노출되어도 각인 효과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이 특정 기간을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 애착을 형성하는 대상에 따라 자신의 존재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발달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성격 역시 생후 6년 이내에 거의 80~90%가 형성된다고 한다. 특히 막 태어나서 12개월까지의 경험이 성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므로 ‘결정적 시기’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주 양육자인 부모와 주로 시간을 보내는 이 시기의 경험은 개인의 애착 유형과 성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부모가 아이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필요를 채워주면 아이는 세상이 안전하다고 느낀다. 나를 보고 웃어주는 부모로 인해 타인을 신뢰하게 되고 사랑받는 자신도 괜찮은 존재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이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최적의 경로를 따라 올곧게 성장한다. 훗날 다소 힘든 상황에 부닥치더라도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심리적 자원이 있고, 주변인들과도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건강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부모로부터 지속적인 거절과 무시, 학대와 같은 상처를 받게 되면 아이는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 자신의 욕구에 반응하지 않고 오히려 짜증을 내는 부모로 인해 다른 사람들 역시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 역시 괜찮지 않다고 여긴다. 자존감이 낮기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두렵고,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하니 선뜻 마음을 열고 다가가지 못한다. 마음의 상처만큼 마음의 길도 굽어져 최적의 경로를 이탈하게 된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 경험으로 닦아진 마음의 길은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 그 사람의 성격으로 자리 잡는다. 생애 초기의 부모와의 관계 경험이 각인 되어 자신에 대한 믿음과 타인에 대한 기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좋은 관계 경험은 추후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하지만, 나쁜 기억은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거나 상황을 회피하며 불안한 삶을 살아가게 만든다.

이처럼 ‘결정적 시기’인 생애 초기의 부모와의 애착 경험은 한 사람의 성격을 결정하는 청사진이 된다. 다시 말해, 인간의 성격은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기질과 양육의 상호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의 건강한 성격 형성을 위해 민감하게 반응해 필요를 채워주고 사소한 실수에도 따뜻하게 품어주자. 자신을 믿어주고 타인을 신뢰함으로 올곧게 자라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미래의 주역이 되도록!

출처: b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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