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수혜주라더니…1300원 돌파에도 주가 하락 이유는

자동차·의류·해운 등 환율 수혜주 부진
역대급 고환율에도 주가 20% 하락하기도
"경기침체 우려에 수급 악화 영향 확대 탓"
"사업구조 변화로 환율·주가 상관성도 ↓"
  • 등록 2022-06-28 오전 5:13:00

    수정 2022-06-28 오전 5:13:00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역대급 고환율 국면에도 ‘환율 수혜주’의 주가 상승이 지지부진하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매출 확대 여력이 커져 주가가 상승하는데, 최근엔 주요 수출주 주가가 약 한 달 만에 20% 넘게 빠졌다. 증권가에선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관련 종목이 수혜를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수출 기업 경영 환경 변화로 환율과 주가의 상관성도 갈수록 옅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출처=마켓포인트)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환율 상승 국면 시 수혜가 기대되는 자동차,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해운 관련 종목들이 이달 초 대비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현대차(005380)는 이날 18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이달 2일 주가(18만7500원) 대비 2.4% 하락한 수준이다. 그나마 블룸버그 통신에서 현대차가 전기차 시장에서 지배력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로 전거래일 대비 5% 넘게 상승했지만, 전날에는 17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의류 주문 OEM 업체도 최근 한 달간 주가가 줄곧 내림세다. 한세실업(105630)은 1만7650원으로 이달 초 대비 20.0%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원무역(111770)도 12.9% 떨어진 4만600원을 기록했다.

해운 관련 업종인 대한해운(005880), HMM(011200)도 이달 초 대비 각각 15.5%, 17.3%의 약세를 보였다.

지난달만 해도 환율 수혜주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동차, 의류, 해운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종목들은 환율이 상승할수록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매출이 확대되고, 달러로 벌어들인 수익을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환차익만큼 실적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86.5원으로 마감해 이달 초(1252.1) 대비 2.7% 상승했으며 지난 24일에는 13년 만에 1300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고환율 국면에서도 관련 수혜주들의 주가가 한 달간 코스피 하락률(9.7%)보다 낙폭이 더 커진 건 환율 상승에 따른 실적 증가 기대감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급 악화가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 확대는 후행 지표지만, 외국인의 수급 악화는 실시간으로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측면에서 환율이 추세적으로 올라가면 외국인 주식을 매도하는 경향이 확대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이익 확대는 3개월 후에야 실적에 반영된다는 점도 영향이 제한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수요 둔화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악재 요인으로 꼽힌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미국의 구매력 반등은 요원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침체 우려는 원·달러 환율의 장기적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현 시점에서 환율 수혜주가 반등하기 위해선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됐다는 시그널이 나와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해외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하는 구조가 자리를 잡으면서 과거처럼 환율과 주가의 상관성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예전처럼 내수 시장에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게 아니라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늘면서 환율과 주가 간 상관성이 옅어지고 있다”며 “예전과 같은 구조로 상관성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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