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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부르는 놀이 '질식게임'을 아십니까[생생확대경]

일시적인 기절 유발하는 틱톡 '블랙아웃 챌린지'
SNS 인기 타고 퍼져…美서 참여한 10대 소녀 사망
SNS 영향력 걸맞는 자정노력·책임감 요구되는 시점
  • 등록 2022-05-24 오전 4:00:00

    수정 2022-05-24 오전 6:16:51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해 12월, 미국 팬실베니아에 사는 소녀 닐라 앤더슨(10)이 자신의 집 옷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질식사.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이 아니라 틱톡에서 유행하는 ‘블랙아웃 챌린지’, 일명 질식게임을 따라하다가 잘못된 것이다.

지난해 틱톡을 통해 접한 ‘블랙아웃 챌린지’로 사망한 닐라 앤더슨의 가족은 최근 틱톡과 그 모회사 바이트댄스에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 AFP)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닐라는 평소 짧은 동영상(숏폼) 공유 플랫폼인 틱톡에 춤 추는 동영상을 공유하기를 즐겼다. 그러던 중 어느날 맞춤 동영상에 뜬 블랙아웃 챌린지 영상에 눈길을 빼앗겼다. 결과는 참담했다.

블랙아웃 챌린지는 환각과 비슷한 기분을 느끼려고 일부러 숨을 참아 뇌로 가는 산소를 차단하는 것이다. 기절 상태까지 신체를 몰아가는 과정에서 환각과 유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행위가 발작,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닐라의 사례처럼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미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5명의 아이들이 블랙아웃 챌린지로 사망했다. 위험천만한 ‘죽음의 게임’이 챌린지라는 탈을 쓰고 불특정 다수, 특히 아직 판단이 미숙할 수 있는 10대들 사이에서 퍼진 결과다. 순간의 호기심과 영웅심리, 잘못된 정보 탓에 피어보지도 못한 생명들이 허무하게 졌다.

비단 동영상 콘텐츠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0년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자살 유도 게임인 ‘블루웨일 챌린지’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퍼져 나간 바 있다.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페이스북 연구진은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들에게 이상적인 신체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심어 이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자살을 유발한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SNS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한 높은 개방성과 전파력이 낳은 부작용이다. 정보의 평등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했던 특성들은 정제되지 않은 콘텐츠를 널리 퍼뜨리는 기제로도 작용했다. 이 중 일부는 이용자들의 정서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파고들거나, 판단이 미숙한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행동을 유도하는 ‘독’이 되고 있다. SNS 공유 방식과 추천 알고리즘 등이 확증편향(자신의 가치관·신념·판단과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는 것)을 부추긴다는 문제제기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SNS는 최근 30년 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명실공히 정보를 유통하고 여론을 만드는 사회의 통로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책임과 규범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신문과 방송 등이 정제된 표현을 쓰고 유해한 콘텐츠를 자제하도록 요구받는 것처럼 SNS 역시 자정노력과 함께 유해 콘텐츠 등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건강하게 SNS를 즐길 수 있는 사회 분위기 마련에 대한 토의도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블랙아웃 챌린지로 숨진 닐라의 어머니 타웨인나 앤더슨은 최근 틱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의 변호인측은 “틱톡의 알고리즘은 10세 소녀에게 자신을 질식시키는 방법을 ‘도전’으로 위장해 보냈다”며 “틱톡에 책임이 있다는 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제2, 제3의 위험한 챌린지가 암암리에 유통되면서 누군가를 위험한 선택으로 몰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틱톡은 초창기 우스꽝스로운 동영상과 퍼포먼스 동영상 등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사용자를 확장했다. (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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