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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전체 상장주식 중 86.1%(2억146만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이 중 대다수인 1억9150만주(81.8%)는 LG화학(051910)이 보유한 만큼,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문제는 4.3%에 달하는 기관 배정 주식 996만365주다. 이날 종가(37만1000원) 기준 3조6952억원에 달하는 이 물량은 기관들이 언제든 매도에 나설 수 있다. 현재 주가가 기관들이 IPO 당시 사들인 공모가(30만원)을 웃도는 만큼 언제든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역사상 최대의 IPO에 기관들이 물량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대부분 6개월 보호예수를 설정해 물량을 받았다”면서 “단기적인 오버행 부담이 나타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보호예수가 해제될 때마다 약세를 보이곤 했다. 지난 4월 27일 상장 3개월을 맞아 전체 주식의 4.4%에 달하는 187만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풀리자 당일 주가는 1.30% 하락했다. 오버행에 따른 우려로 보호예수 해제 3거래일 전부터 개미들의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고 4월 27일 이후에도 기관들의 매도가 이어지며 LG에너지솔루션은 9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이 기간 주가는 8.12% 빠졌다.
롯데칠성(005300) 역시 오버행 우려가 이어지는 종목 중 하나다. 7월 19일 롯데지주가 보유한 30만 3761주(총 발행주식의 3.3%)의 보호예수가 해제된다. 이미 롯데칠성은 지난 10일 주요 주주이자 관계사 중 한 곳인 롯데호텔이 지분 20만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하며 4.1% 급락하기도 했다.
제 2의 카카오페이 불안감 속에…‘수급 개선 기회’ 목소리도
보호예수는 IPO나 유상증자, 인수합병 때 주식을 다량 보유하게 된 투자자에게 일정 기간(3~12개월)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최대주주와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은 의무적으로 보호예수를 걸어야 한다. IPO·유상증자·인수합병 주체나 주요 투자자가 소액 주주 보호를 위해 자체적으로 3개월에서 1년까지 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 최대주주가 상장 직후 지분을 매도하는 소위 ‘먹튀’를 막기 위해 미국 나스닥의 ‘매각제한기간제도’를 차용해 도입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IPO가 이어진 지난해와 달리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현 시점에는 주식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투자자들은 카카오페이(377300)의 급락을 본 후부터 보호예수 해제에 더욱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3일 상장한 카카오페이의 6개월 보호예수 해제는 5월 2일, 총 주식발행 수 중 57.55%에 달하는 7624만6370주가 락업 물량에 해당됐다. 이 중 5101만5205주는 2대 주주 알리페이의 몫이었다. 당시만 해도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 굳건한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하지만 한 달 뒤인 6월 8일 알리페이는 500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주가는 하루만에 10만6000원에서 8만9500원으로 15.57% 추락했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6만200원으로 여전히 상승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물론 보호예수가 해제된다고 해서 모두 매도 물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주가가 하락한 상태서 보호예수 물량이 풀려도 기업의 펀더멘털이 좋다고 판단하면 투자자들이 손실을 확정하지 않고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확률이 크다”고 지적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1개월, 3개월 보호예수 해제일에 발생했던 급락이 지나고 보면 단기 주가 바닥이었다”면서 “오히려 투자자들의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