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기회로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우크라 침공 장기화로 에너지 시장 혼란
많은 국가, 에너지 믹스 전환 속도
혼돈이 주는 기회 잡기 위한 전략수립 필요
  • 등록 2022-05-11 오전 6:30:00

    수정 2022-05-11 오후 6:10:30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약 3개월 전 발생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빠져나오는 세계 경제에 성장 둔화라는 위험까지 더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이나 한 듯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수정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지난 1월 전망(4.4%) 대비 0.8%포인트나 낮춘 3.6%로 제시했다.

경세 성장률 하향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만들어내는 가장 심각한 결과 중의 하나는 에너지 시장의 혼란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석유 생산국 3위의 국가로, 2020년을 기준으로 일일 생산량은 1050만 배럴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 등으로 인해 시장에 석유 공급이 부족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천연가스도 다르지 않다. 전체 가스 소비의 41%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유럽은 이번 사태로 심각한 공급 부족과 그로 인한 경제 성장률 하락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이미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5배가량 올랐다.

이와 같은 에너지 시장의 혼돈은 해외건설 시장에 위기이자 기회다.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많은 국가의 에너지 믹스 전환 속도를 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럽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탄소배출을 줄이고 해외 에너지 공급 의존도를 낮추는 대안 중의 하나로 원자력 발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폴란드 등 유럽 내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유지함과 동시에 신규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로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경우 원자재 가격과 제조원가 상승을 유인하고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수요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공급 제한에 따른 비정상적 가격 상승은 에너지 기업의 생산 확대를 유인하지 않는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자립과 국가 안보 간의 관계는 더욱 명확해졌다. 미국 터프 대학교의 스티브 시칼라는 국가의 에너지 정책이 안보 정책의 주춧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특정 공급원에 의존한 에너지 정책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한다. 즉 특정 국가 또는 지역 에너지원에 의존한 에너지 독립성은 상황에 따라 유연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글로벌 시장을 통한 에너지 안보 확보가 중요하다.

올해 BP(British Petroleum)와 멕킨지에서는 각각 2022년과 향후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측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두 보고서 모두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반영한 분석 결과를 내놓지는 못했지만, 탄소 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사용 절감을 위한 글로벌 투자 지속은 공통된 결론이다. 시장의 변화를 읽고 대응하는 것은 국가와 기업의 필수 역량 중의 하나다. 혼돈이 가져다주는 기회를 잡기 위해 추진력이 뒷받침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윤 정부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