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야의 의원 투기의혹 조사, 흐지부지 끝낼 생각 말라

  • 등록 2021-06-11 오전 6:00:00

    수정 2021-06-11 오전 6:00:00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 102명의 부동산 투기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어제 밝혔다. 기어코 감사원에 의뢰하겠다고 했던 기존 방침을 바꾼 것이다. 투명한 조사 결과를 내놔야 한다는 여론을 의식한 인상이다. 감사원은 헌법과 감사원법상 행정부에 대한 감사와 감찰을 소임으로 하는 기관이다. 감사원은 국회의원이 감찰 대상이 아님을 이미 밝혔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조사의뢰서를 감사원에 먼저 제출함으로써 여론의 소나기가 지나갈 때까지 시간 벌기에 들어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정치적 중립성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법률적 권한도 없는 감사원으로 가려고 한 것은 억지스럽다. 게다가 최재형 감사원장은 야권 대선주자로 거론되기도 하는 인물이다. 전수조사를 당당하게 받을 자신이 없으니 자가당착도 서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정의당과 국민의당 등 5개 야당은 이미 국민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민주당은 국민권익위의 전수조사 결과 투기 의혹이 제기된 소속 의원 12명 중 10명에게 탈당을 권유하고 2명은 출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출당 대상인 윤미향·양이원영 의원은 비례대표여서 탈당하는 경우와 달리 출당 시에는 의원직이 유지된다. 이 점을 납득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한술 더 떠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국민권익위의 조사 결과에 대해 “부실하고 경미한 사안도 많다”며 “집권당의 외피를 벗고 혐의를 해명한 뒤 돌아오라”고 뒤꼬리를 흐렸다.

투기 의혹이 제기된 여당 의원 12명은 모두 항변하고 나섰다. 농지법 위반 의혹에는 “어머니 묘지로 쓸 땅이고 실제 농사를 짓고 있다”, 명의신탁 의혹에는 “집안 사정상 어쩔 수 없었다” 는 식이다. 그 진위와 합법 여부는 국민권익위가 조사 결과를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이첩했다고 하니 수사 결과로 판가름 날 일이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사건이 불거진 후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 전수조사를 외치던 정치권의 호기는 어디로 갔나. 여야는 의원들의 투기 의혹을 명쾌히 해명하고 납득할 결론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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