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존경받는 교사’ 꿈 짓밟는 교권 침해

  • 등록 2023-01-18 오전 6:00:00

    수정 2023-01-18 오전 6:00:00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권 침해’를 취재하면서 접한 교사들은 무력감을 겪고 있었다. 교사로서 학생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을 수 없다는 절망감이 그 원인일 것이다.

교사들 대부분은 처음 교단에 서면서 ‘존경받는 스승’을 꿈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의 2020년 스승의날 기념 교원 설문조사에선 이런 포부를 엿볼 수 있다. 응답 교사의 28.2%는 스승의날 가장 듣고 싶은 말로 ‘선생님 존경합니다’를, 26.8%는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를 꼽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연간 교권 침해 건수는 2019년 2662건에서 2020년 팬데믹 여파로 주춤(1197건)했으나 2021년 대면 수업이 확대되자 2269건으로 급증했다. 아직 2022년 통계가 취합되진 않았지만, 작년 상반기에 이미 1596건을 넘어선 것을 보면 연간 3000건 돌파도 멀지 않았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잠자는 교실을 깨워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최근 열린 교육계 신년 교례회에선 “교사가 교실 변화의 주체”라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교사가 나서야 수업이 바뀌고 교실이 바뀐다.

하지만 교권 침해로 자괴감·무력감을 겪는 교사들이 적극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영국은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강제 추방할 수 있도록 교사의 처벌권을 보장하고 있다. 미국은 교권 침해 학생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반면 교사의 법적 책임은 최소화한다. 교권이 바닥까지 추락한 현실에서 되새겨 봐야 할 해외 사례들이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담임교사의 뺨을 때리는 게 지금의 학교 현장이다. 교권 침해 방지를 위해 ‘가해 학생의 행위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자’ 등의 예방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대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교·교사를 존중하는 문화가 회복되지 않으면 근본적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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