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일 기자들의 허심탄회한 설전

한·일 언론인 12명 모여 현안 논의
각국 입장서 치열한 토론 하면서도
상대방 입장에 대해서 이해하기도
역대 최악 한일 관계, 이해의 끈 놓지 말아야
  • 등록 2021-04-29 오전 6:00:00

    수정 2021-04-29 오전 6:00:00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원전이란 쉽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만 잘못 사용되면 그만큼 고통스러운 책임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후손에 전하기 위해 일본은 고통스럽지만 오염수를 어딘가에 보관하는 게 어떤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반대한다면 한국의 오염수 방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은 이대로 간다는 것인가. 이것도 금지할 것인가”

“후쿠시마는 상징성이 있지 않은가. 후쿠시마에서 방류하는 오염수가 한국보다 농도가 낮을 수 있지만, 그것이 시행됐을 때 심리적으로 받아들이는 충격은 다르다.”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시점, 27일 열린 ‘한·일 언론포럼’에는 한국 언론인 6명, 일본 언론인 6명이 만나 현안에 대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위 대화는 일본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한 양국 기자들의 발언을 정리해 옮긴 것이다.

한국 기자들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이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우려하고 이것이 한국의 먹거리·안전 불안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기자들은 이같은 불안이 일본 내에서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자신도 해양 방류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힌 기자도 있었다.

다만 동시에 한국 역시 적지 않은 삼중수소를 포함한 오염수를 방류하고 있는데 이같은 태도는 ‘모순적’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 우리나라는 일본정부가 매년 배출하기로 한 삼중수소보다 더 많은 삼중수소를 월성·고리 원전에서 배출하고 있다.

언론인도 국적이 있다. 법에 따라 판단을 하는 판사와 달리 언론인은 국민감정과 국익, 시대정신, 과학적 사실 등 다양한 관점에서 현안에 대한 논조를 정한다. 어느 하나도 쉽게 버릴 수 없는 가치인 만큼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것은 한·일 언론인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이같은 고민을 양국 언론인들이 허심탄회하게 부닥칠 기회였다. 한 일본 기자는 “한국에서 원전 사고가 나고 그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할 때, 일본정부는 반대하지 않을 것인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 기자는 “(한국도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데 왜 일본은 안되냐는 질의가) 과학적으론 맞다고는 본다”고 이해를 나타내기도 했다.

역대 최악의 관계에서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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