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뢰회복은 철저한 자기반성부터

  • 등록 2022-05-03 오전 7:00:00

    수정 2022-05-03 오전 7:00:00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한 사람의 악한 마음과 이기적인 범죄로 우리 가족 모두가 쌓아 올린 신뢰가 한 순간에 송두리째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600억원이 넘는 대형 횡령사고가 발생한 우리은행의 이원덕 행장이 지난달 29일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 내용 중 일부다. 은행이 직원 A씨의 횡령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고소한 지 이틀 만이었다.

이번 사건을 두고 금융권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10년의 기간동안 수백억원의 횡령이 발생했는데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금융감독원, 외부감사를 담당하는 회계법인조차 이를 인지하지 못해서다. 특히 금융권 전반에서 내부통제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가운데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큰 액수였기 때문이다.

현재 경찰과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을 상대로 수사·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횡령사건이 누구의 책임인지를 따지는 게 섣부른 추측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우리은행의 내부통제관리가 허술했던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더욱이 이 행장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경영기획그룹을 이끌며 내부회계관리자 역할을 수행했다. 횡령사건을 인지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이 행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의 내용도 은행의 무너진 신뢰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당시 내부회계관리 책임자로서의 자기반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이 행장의 말도 틀리지 않다. 화재가 발생했으면 화재 진압이 우선이고 화재발생원인 조사는 그 다음이다.

하지만 무너진 신뢰와 저하된 임직원들의 사기를 다시 끌어올리려면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자기반성이 우선이다. 3일 금융감독원장과 은행장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 행장의 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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