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는 정치인 300명의 입이 있습니다. 말은 그 사람의 생각을 대변하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라고 하는데요. 이때문에 국민들은 각 당의 정치인들이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후반기 국회 시작 이후 여야 국회의원들이 어떤 말을 뱉었는지 ‘배진솔의 정치사전’에서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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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8월 11일 동작구 수해 복구 현장)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도마에 오르자 두 차례 사과문을 내며 진화에 나섰는데요. 이날 수해 현장은 피해가 극심했기 때문에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삽시간에 온라인에 도배됐습니다. 김 의원이 이날 수해 현장에 어떤 마음 가짐으로 왔는지가 여실히 드러난 발언이라서 그 후폭풍이 거셌습니다. 김 의원은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고개를 숙이고, 오는 28일 당 윤리위에 직접 소명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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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한 10만 원 더 받는다.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강릉 촌놈이.”(7월 15일 국회 본청)
이준석 전 대표의 사자성어 논란도 보겠습니다. 이 대표가 쏟아낸 수많은 사자성어 중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은 윤석열 대통령을 ‘개고기’에 비유한 것이냐며 ‘망언’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 섬에서는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7월 27일 이준석 전 대표 페이스북)
이 전 대표가 성상납 무마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처음으로 올린 사자성어입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발언은 당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언행이라 비판하며 이 전 대표의 추가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이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에겐 ‘삼성가노(三姓家奴)’란 조어도 동원했습니다. 삼성가노는 ‘성을 셋 가진 종’이란 의미입니다. 장제원 의원을 겨냥해 윤핵관이 과거 대선 때 3명의 후보를 돌아가며 밀었다고 조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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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을 모았습니다.
“고학력·고소득자들, 소위 부자라고 불리는 분들이 우리 지지자가 더 많습니다. 저학력에 저소득층이 국민의힘 지지가 많아요.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때문에 그렇지.”(7월 29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
“밀지마세요”(8월 29일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두 발언 모두 이 대표의 언론에 대한 마음 속 깊은 생각을 보여줍니다. 특히 저학력·저소득층이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는 발언은 논란이 되자 다시 한번 “또 언론이 앞뒤 자르고 말을 왜곡한다”며 책임을 돌리기도 했죠.
“밀지마세요” 발언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전파가 됐는데요. 당 대표 임기 첫날 자신의 입장을 듣기 위해 몰려든 기자들에게 “좀 밀지는 맙시다. 아 정말 참. 가능하면 대변인한테 의견을 여쭤주시면 좋겠습니다”라며 다소 짜증스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소통’을 중요시한다던 이 대표가 국민을 대변해 질문하는 언론과는 소통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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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례라는 것은 구태정치와 일맥상통한 용어다”(8월 31일 CBS라디오)
당 내부에서도 이 행위와 발언에 대해 “개인적 욕심이다”, “내로남불이다”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