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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고수의 붓이 고수의 음악을 만나다

△진의장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No.8'
평생 공직에 머물던 노화가의 깊은 꿈
애틋한 붓·물감으로 대해 왔던 캔버스
고향 통영바다부터 꽃·추억 두루 거쳐
베토벤 음악서 받은 영감 옮기기까지
  • 등록 2021-07-20 오전 6:47:36

    수정 2021-07-20 오전 7:32:03

진의장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No.8’(사진=운심석면)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내 그림은 기(氣)·율(律)·음(音)을 목표로 한다. 큰 스승은 베토벤이다. 그의 음악을 듣고 건축물과 같은 튼튼함,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실성을 배운다.” 어떤 그림의 출사표가 이보다 비장할까. 그래도 이 작품이라면 할 말은 있다. 붉은 얼룩이 처연한 배경 위로 전장의 까만 병정 같은 붓선을 단단히 세웠으니.

작가 진의장(76·전 통영시장)이 담대하고 굵은 색과 선으로 밀어낸 또 다른 세상. 다섯 살부터였다는 작가의 화력은 70년을 훌쩍 넘겼다. 그토록 붓과 물감에 애틋했지만 첫 단추를 화가로 끼우진 못했다. 일찌감치 공직에 들어서 평생을 그 안에 머물렀다. 하지만 도저히 어찌할 수 없던 예술본능이 기어이 캔버스 앞에 끌어다 앉혔고, 세상의 편견에 칠을 하기 시작했다.

출발은 고향 통영의 푸른 바다를 옮겨내는 작업부터였다. 이후 꽃·추억·풍경 등을 두루 거쳐 결국 베토벤에까지 왔다. 연작 중 한 점인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No.8’(2020)은 ‘큰 스승’이었다는 베토벤을 오마주했을 터. 구속을 모르던 분방한 붓질이 이제 날개까지 달았나 싶다.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6길 운심석면서 여는 초대전에서 볼 수 있다. 미술품수집가인 김용원(86) 도서출판 삶과꿈 대표가 소장품을 토대로 지은 운심석면의 첫 초대전 작가가 됐다. 캔버스에 오일. 60.6×72.7㎝. 작가 소장. 운심석면 제공.

진의장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No.23’(2020), 캔버스에 혼합재료, 45.5×33.4㎝(사진=운심석면)
진의장 ‘완설’(2013), 캔버스에 혼합재료, 176.3×200㎝(사진=운심석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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