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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어쩌다 사장2’의 류호진 PD가 프로그램을 위해 이 정도로 섬세한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류 PD는 “래프팅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 제작진이 먼저 래프팅을 해봐야 그 느낌을 알듯이, 저도 당연히 마트 아르바이트를 해봤다. 그건 당연한 일”이라고 털어놨다.
‘어쩌다 사장2’는 도시 남자 차태현, 조인성의 시골슈퍼 영업일지를 담은 예능 프로그램. 시즌1에서 화천군 원천리에서 작은 슈퍼를 영업한 데 이어 시즌2에서는 나주시 공산면의 마트를 영업하며 확장 이전을 했다.
‘어쩌다 사장’은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제작진의 개입이 최소화된 리얼리티로 출연자들과 주민들의 케미로 큰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촬영지를 선정하는 것도 제작진의 큰 고민 중 하나다.
류 PD는 “촬영지를 진짜 많이 봤다. 100군데 정도의 슈퍼마켓을 찾아 고민을 했는데 공산은 거의 후반에 간 곳이다. 그때까지 비슷비슷한 곳이 경합을 했다”며 “저희가 촬영지를 볼 때 촬영팀이라고 얘기를 안 하고 마을의 가게를 간다. 공산에서도 촬영팀이라는 얘기를 안하고 가게를 갔는데 주인 두 분의 느낌이 좋더라. 낯선 사람들이 와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 편하게 대해주시고 경계심이 없었다. 손님들을 응대하는 것도 편안한 분위기가 있어서 선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만큼 가공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어쩌다 사장’이 큰 사랑을 받았던 것도 리얼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기 때문이다. 이는 모두 제작진의 섬세한 노력 덕분.
류 PD는 이같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일종의 통제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자연스러움을 억지로 연출하기 위한 통제가 아니라 촬영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출연자들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공산 주민 외의 시민들에 대한 통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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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사장2’이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여기에 출연하는 사장즈와 게스트들의 성실하고도 매력 넘치는 모습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탈하고 정 많은 공산 주민들의 모습 덕분이기도 하다. 수시로 간식거리를 해주고, 따뜻한 위로와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공산 주민들의 모습에 사장즈와 게스트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제작진 역시 따뜻한 공산 주민들과 정이 깊어졌다. 류 PD는 아직도 공산 주민들과 연락을 한다며 “방송이 끝나고 한번 내려가기로 했는데 소 잡는 날에 오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소 잡지 마시라고 했다”고 웃었다.
류 PD의 말처럼, 방송 이후 달라진 공산 주민들의 모습이 ‘어쩌다 사장2’ 마지막 회에 등장하며 반가움을 선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