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며 세운 경영정상화 계획을 현실화해야 하는 시기다. 지난해초 출시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의 북미시장 수출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물량을 확보하고 오는 2023년 내놓을 CUV 차량에 대한 연구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 카허 카젬 사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수출물량 확보와 안정적인 노사관계 형성, GM 본사와의 가교역 등 카젬 사장의 전방위적인 활동이 필요한데,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혀있다. 지난해 7월 불법 파견 혐의로 기소된 카젬 사장은 현재 출국금지 상태다. 지난 2018년 1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가 카젬 사장 등을 고발한 후 고용노동청의 수사와 검찰의 보강 수사, 재판까지 무려 3년 넘게 사법리스크가 이어지고 있고, 출국 금지만 해도 몇 번씩 연장되며 1년 넘게 출국이 막혀있다.
개방형 통상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외국계 회사 CEO의 인권을 이렇게까지 침해하고 있는 것이 맞을까. 신체의 자유를 거론할 것도 없이, 출국금지는 낯 부끄러운 일이다.
카젬 사장은 고용노동청 조사와 검찰 수사에 매번 응했고 재판에도 성실하게 출석하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취임해 3년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GM의 해외 생산법인 중에서 가장 큰 한국지엠 사장이 출국금지가 해제됐다고 해서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무시할 리 없다. 수출이 전체 생산물량의 80%를 넘는 한국지엠 입장에서, CEO의 비즈니스 활동은 회사의 생존을 좌우한다. 카젬 사장이 연초에 있어야 할 곳은 GM 본사가 위치한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다. 지난달 28일 카젬 사장은 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제12회 자동차산업발전포험에 참석해 “한국은 외국인 직접투자 측면에서 많은 장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노사 갈등, 불확실한 노동정책 등이 투자를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카젬 사장의 발목에 채워진 족쇄를 풀어야 생산물량을 확보하고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래야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 한국지엠이 직간접적으로 창출한 일자리만 15만여명에 달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답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