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법무실, 女중사 얼굴 평가·유족 비하 '2차 가해' 의혹

  • 등록 2021-06-08 오전 8:12:32

    수정 2021-06-08 오전 8:12:32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공군 법무실에서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부사관 고(故) 이모 중사에 대해 집단적인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BC는 7일 ‘국선 변호인을 상대로 한 고소장을 입수했다’며 ‘고소장에는 직무 유기 혐의 외에도 이 중사의 신상 정보를 누설했다는 혐의가 더 있다’고 전했다.

사진=MBC
매체는 이 중사가 고통 속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던 그때 공군 본부의 법무실에는 이미, 이 중사의 사진과 신상 같은 개인 정보가 돌았고 ‘외모 평가’와 유족을 이른바 ‘진상’이라며 비하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유가족들은 국선변호인이 피해자 보호 조치만 소홀했던 게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 이 중사의 신상 정보까지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중사의 신상 정보는 이미 광범위하게 공군 외부에까지 유출된 걸로 전해졌다.

법조계에 몸담고 있는 A씨는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입은 뒤, 공군본부 법무실 내부로부터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름과 소속 부대, 임관 기수는 물론, 어떤 식으로 피해를 당했는지, 심지어 사진까지 돌아다녔다고 했다.

A씨는 “피해자가 누군지에 집중하고, 예쁜지 안 예쁜지에 대해서 정말 관음증적인 외모 평가, 얼굴 평가 ‘괜찮다’ 이런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뒤에도 2차 가해는 계속 이어졌다.

군 법무관들 사이에서는 동영상의 구체적 내용과 유가족은 ‘악성 민원인’, ‘시체 팔이’라고 하며 비난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A씨는 “고인을 욕되게 하는 말씀이어서 유감이긴 하지만, 그렇게 하셨다는 것, 그리고 동영상을 찍었다더라. 이런 이야기까지 모두 공유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가족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것을 일종의 ‘진상’, ‘악성 민원인’…법무조직 전체에서 굉장히 비난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 신상정보 유출과 관련해 해당 국선 변호사는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중사 측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성폭력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유출했는지 국선변호인는 물론 공군 본부 법무실 관계자들을 신속히 수사해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방부 검찰단은 지난 7일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이 벌어진 ‘핵심 장소’인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검찰단은 이날 오후 4시 10분께부터 충남 서산에 있는 공군 20비행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회유·은폐’ 의혹으로 유족측이 고소한 상관들인 상사·준위의 주거지도 포함됐다.

검찰단은 압수수색이 끝나면 자료 분석 등을 토대로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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