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중독인데' 학부모 걱정에 태블릿 사용제한 나선 교육청

서울시교육청, 중·고교생에 스마트기기 지원
학부모 “몰래 유튜브 보고 게임…중독 심각”
“수업 외 사용제한, 학부모 제어 시스템 마련”
  • 등록 2022-09-25 오후 12:12:10

    수정 2022-09-25 오후 9:23:30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서울시내 모든 중·고등학생에게 교육용 태블릿·노트북PC를 나눠주는 ‘디벗’(디지털벗) 사업에 대한 학부모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등교시간 외 사용 제한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3월 교육용 스마트기기 ‘디벗’ 배부 현장에서 중학교 1학년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고효선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지난 22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학부모가 우려하고 있는 사안을 잘 알고 있다”며 야간시간 사용금지장치, 학부모 원격 통제장치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1일 교육용 스마트기기 ‘디벗’을 2025년까지 모든 중·고등학생에게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680억원을 들여 중학교 1학년에게 디벗 7만2070대, 교사에게 1만7811대를 지급했는데 이를 더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다수의 학부모는 스마트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교육용’이라는 명목으로 교육청이 디벗을 나눠주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교육용 스마트기기를 활용할 중·고등학생의 스마트기기 의존도는 심각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과의존위험군 비율은 37%로 전 연령대에서 최대치를 차지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며 스마트기기에 대한 청소년의 의존율이 높아진 것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육청에 교육용 스마트기기 보급 철회 등을 요구하는 민원을 넣기도 했다. 양천구에서 중 1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모(47)씨는 “개인 휴대전화에 대한 의존도가 심한 상황이라 교육청이 보급하는 스마트기기는 더 관리가 힘들 것”이라며 “스마트기기를 강제로 뺏으면 사춘기인 아이가 반감을 가질까 우려된다. (학교가)아이에게 스마트기기만 주고 관리를 하지 않는 게 이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간 교육청은 MDM(Mobile Device Management)라는 보안 시스템 등을 이용해 학생들이 교육용 이외에 오락용으로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어해왔다. 그러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학생들은 이러한 보안 시스템을 쉽게 무력화해 오락·게임용 등으로 사용해왔다. 서초구에서 중1 아들을 키우는 유모(45)씨는 “아이들에게 교육용으로 쓰자고 약속만 하고 시스템만 설치한다고 제대로 관리가 되겠느냐”며 “아이가 밤에 몰래 유튜브를 보는 장면도 봤고 주변 엄마들 이야기로는 음란 동영상까지 본 아이가 있다더라”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11월까지 수업 시간 외에는 디벗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학부모가 스마트폰으로 자녀의 디벗 사용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방과 후 일정 시간부터 다음날 등교 시간까지 디벗을 제어하는 시스템이 11월께 개발 완료된다”며 “학부모에게 방과 후 제어 권한을 주는 시스템도 개발해달라고 기술 업체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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