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를 지지 않고 또박또박…주목받는 한동훈의 ‘직설 소통’

조국사태 국면부터 민주당과 설전 벌이며 ‘미운털’
장관 임명 전후에도 직설 발언으로 날선 신경전
법조계 “침묵은 패배라는 법조인적 자기 방어 본능”
“지기 싫어하는 성격…털릴 게 없다는 자신감 깔린 듯”
  • 등록 2022-05-29 오후 3:44:25

    수정 2022-05-29 오후 9:43:26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지 보름 가량이 지난 가운데, 한 장관 특유의 직설적인 소통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법조계는 한 장관의 ‘비(非) 정치인 엘리트 검사’ 경력이 상대와 타협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직설 화법의 배경이 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장관은 임명 이전부터 지금까지 연일 직설 발언을 하면서 야권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검찰 권력 확대를 우려하는 더불어민주당은 한 장관 견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 장관 역시 한 발짝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팽팽한 긴장 관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 장관은 이른바 ‘조국 사태’ 국면에서 민주당 주요 인사들과 거침없는 설전을 벌이면서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 특히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 사건, 독직폭행 사건을 놓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반박·재반박을 주고받았고 이 과정에서 추 전 장관을 “추미애 씨” “딴 세상 사람”이라고 지칭했다가 민주당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상관으로 모시던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을 떠나고 자신은 좌천돼 지방 한직으로 밀려나도 한 장관은 꾸준히 민주당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7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채널A 사건’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자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이성윤 서울고검장 등 자신을 공격한 주요 인사들의 이름을 나열한 뒤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그랬던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민주당은 ‘선전포고’하듯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작심한 듯 맹공을 퍼부었지만 한 장관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반대 입장을 끝끝내 굽히지 않았고 ‘딸 스펙 비리’ 등 난감한 사안에도 거침없는 답변으로 완승을 거뒀다. 장관 자격으로 처음 참석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는 “정치 검찰 출세는 지난 3년이 가장 심했다”, “합수단 폐지는 범죄자에게 용기를 준 것”라는 등의 ‘돌직구’ 발언을 날려 주목을 받았다.

지난 25일엔 법무부 장관 직속 인사검증단 설치를 놓고 ‘법무부 권력 비대화’ 논란이 일자 법무부는 이례적으로 관련 논란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설명 자료를 내놨다. 자료에는 “음지에 있던 인사 검증 업무를 양지로 끌어내는 것”, “관리단 업무 위탁이 위법이면 과거 정부 인사 검증도 모두 위법” 등 공문에서 보기 드문 직설적인 언급이 담겨 한 장관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법조계에선 한 장관이 정치 경력이 전무한 이력이 오히려 이 같은 직설 발언을 내놓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정치인들은 당면한 상황과 돌아올 파장을 미리 계산해 전략적으로 발언하는 데 익숙하지만, 검사 경력만 20년인 한 장관은 ‘침묵은 패배’라는 인식과 더불어 자기 방어권을 제때 행사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검사 외길만 걸어온 한 장관은 소통에 있어 상대와의 타협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 듯하다”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가급적 발언을 아끼고 전략적으로 침묵하는 정치인들로선 또박또박 자기 방어권을 실현하는 법조인 한 장관의 태도가 굉장히 얄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을 가까이서 지켜본 적 있는 법조계 관계자들은 한 장관은 언변이 타고난 데다 지는 것을 특히 싫어하는 성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민주 서정욱 변호사는 “소년 등과하고 검찰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천재형 인물’인 만큼 남에게 밀리는 것을 싫어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은 ‘아무리 뒤져봤자 털릴 게 없다’는 자신감도 거침없는 발언의 배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언변이 비교적 약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신해 스피커 역할을 맡고 뒤에서 세세한 사안을 챙기던 과거의 ‘상호보완적 케미’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 변호사는 “과거 윤 총장이 거시적인 사안 위주로 챙겼다면, 한 장관은 세세한 일들을 도맡는 참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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