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정부 소속 과학자 '쏙' 빼고 백신 특허권 출원

모더나, 미 정부 과학자 3명 이름 빼고 백신 특허 출원
“핵심성분 공동개발 아냐”…의견 조율 중 단독 출원
첫 개발 당시 ‘NIH-모더나 코비드19 백신’이라고 불러
  • 등록 2021-11-10 오전 11:15:54

    수정 2021-11-10 오전 11:15:54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참여한 정부 소속 과학자들의 이름을 빼고 자사 연구원들의 이름만 올려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측이 특허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중에 모더나가 뒤통수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AFP)


백신 개발 참여한 NIH 과학자 이름 빼고 단독 특허 출원

9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모더나는 지난 7월 미 특허청(USPTO)에 제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특허 신청서에 미 국립보건원(NIH) 소속 3명의 과학자의 이름을 제외하고 모더나 소속 직원들이 단독으로 개발했다고 명시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연방정부로부터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에 가까운 재정지원을 받았을 뿐 아니라, 백신 개발 과정에는 NIH가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있다. NYT는 1년 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NIH-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더나는 “이 사람들(NIH 과학자들)이 핵심 성분을 공동 개발하지 않았다는 선의의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NIH에 따르면 NIH 백신연구센터의 존 마스콜라 소장, 바니 그레이엄 박사, 키즈메키아 코벳 박사 등 3명의 과학자가 모더나 소속 과학자들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참여했다.

NIH측은 모더나 백신의 주요 특허 출원에 이들 3명의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며, 모더나는 이에 반대하면서 양측은 1년 넘게 물밑에서 논의를 진행했다. 협의 중에 모더나가 기습적으로 단독 특허를 출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NIH는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미 정부 관리들이 NYT에 전했다.

특허가 승인될 때까지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 문제를 법원으로 끌고 갈 가능성도 있다. 미 특허청이 언제 결정을 내릴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이 백신 보급률이 낮은 중저소득 국가들에 백신 기술을 공유하거나 저가에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 AFP)


백신 기술 공유 요청 잇따르는 가운데 ‘뜨거운 감자’

코로나19 백신 특허 출원을 둘러싼 정부와 모더나 간의 갈등은 전 세계적인 백신 불균형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 더 이목이 집중된다.

정부 소속 과학자들의 이름이 특허에 포함될 경우 미 정부가 모더나 백신의 제조, 공급에 관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 정부가 모더나의 허가 없이 백신 기술을 다른 국가와 회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할 수 있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백신 제조사들은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기술 공유 압박을 받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화이자와 모더나에 저·중위 소득 국가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기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라고 비공개적으로 압박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히 전 세계의 보건 활동가들은 모더나가 백신 기술을 나눠야 할 특별한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모더나 백신이 NIH가 개발한 기술을 부분적으로 이용했고, 미 연방정부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주 수익원인 코로나19 백신 기술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 모더나가 백신 특허를 단독으로 출원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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