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위기 後 임금 늘었지만…산업 간 격차 심화"

조사통계월보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 분석'
2008~2021년 산업 간 임금 불평등 추이 살펴
전자부품 제조업-사회복지 서비스업 차이 40%→54%
"산업 간 이동성 높이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필요"
  • 등록 2023-02-03 오후 12:00:00

    수정 2023-02-03 오후 12:00: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전체적인 임금은 증가했지만, 산업 간 격차는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임금 산업은 임금이 상대적으로 더 오르면서 고용이 늘어난 반면, 저임금 산업은 임금이 덜 오르면서 고용이 증가했다. 기술, 학력 미스매치 등 산업 간 노동 이동 마찰을 줄일 수 있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산업 간 인적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사진=이데일리DB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이 3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 ‘산업간 임금격차 확대 분석’에 따르면 임금은 금융위기 이후 완만한 상승 추세를 보이는데, 이는 산업 내 분산이 줄어들었음에도 산업 간 분산이 확대된 데 기인한다.

고용분석팀은 고용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산업 간 임금 불평등 분산 추이를 2009년부터 2021년 사이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2018~2021년 산업 간 분산이 2009~2012년 대비 0.03 증가한 반면, 동기간 산업 내 요인은 0.02 감소했다. 이는 동일 산업 내 임금 분산이 줄어들었음에도 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됐으며, 산업별 고용 비중이 변화하면서 전체 임금 분산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자료=한국은행
산업 간 임금 격차 증가는 임금 분포 양 끝단에 있는 산업들이 주도했다. 기여율이 높은 산업 중 고임금 산업은 상대임금이 상승하면서 고용이 늘어났고, 저임금 산업은 상대임금이 하락하면서 고용이 증가했다. 일례로 같은 조건(성별, 학력, 나이, 경력, 직업 등)의 근로자가 고임금 산업인 전자부품 관련 제조업에서 일하면 저임금 선업인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임금이 2009~2012년중에는 40% 높았으나, 2018~2021년중에는 54% 높았다.

세부 산업별 기여율을 살펴보면, 고임금 산업은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17.2), 연구개발업(11.2), 금융 및 보험 관련 서비스업(5.5), 금융업(4.4) 순이었다. 저임금 산업은 사회복지 서비스업(52.3), 기타 개인 서비스업(28.0), 교육 서비스업(8.7), 음식점 및 주점업(5.5) 순이었다. 저임금 산업 기여도가 고임금 산업보다 기여도가 높았다.

자료=한국은행
근로자 구성 변화도 산업 간 임금 격차에 영향을 미쳤다. 고임금 근로자들은 고임금 산업으로, 저임금 근로자들은 저임금 산업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기업은 생산성 확대를 위해 핵심 업무에 대한 고용을 확대했고, 인사, 시설관리 등 비핵심 업무에 대해선 외주화하는 경향이 생겼다. 이러한 경향은 기업 내 구성원들의 동질성을 강화시키는 반면 기업 간 이질성은 더욱 증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산업 간 고용 이동성이 약화된 셈이다.

저임금·고임금 산업 모두에서 500인 이상 대형기업의 고용비중이 증가한 점도 임금격차 확대에 일부 기여했다. 저임금 서비스산업의 프랜차이즈화 등으로 대형기업에 근무하는 저임금 산업 근로자의 임금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이다.

산업 간 임금 격차 완화를 위해선 인적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노동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용분석팀은 산업 간 근로자들의 선별과 단절이 지나치게 심화될 경우 산업 간 임금격차가 장기적으로 더 확대되고, 산업 간 근로자 이동도 제약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오삼일 고용분석팀 차장은 “산업 간 이동성을 높일 수 있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며 “그것을 통해 산업 간 인적자본이 지금보다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는 측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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