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쿠팡의 ‘쿠팡이츠’가 닮아가고 있다. 음식배달 시장의 왕좌를 놓고 경쟁을 거듭하는 가운데 상대방의 강점을 적절히 흡수하면서 공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공진화는 여러 개의 종(種)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함께 진화해 나가는 현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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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한집만 배달’하는 쿠팡이츠를 선호하는 이용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단건배달의 원조인 쿠팡이츠가 유행에 민감한 강남 3구에서 배민을 제쳤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자 묶음배달(동선에 따라 여러 주문을 한번에 배달)을 고수해오던 업계 1위 배민이 자존심을 내려놨다.
반면 쿠팡이츠는 배민의 퀵 커머스(즉시 배달 상거래) ‘B마트’를 연상케 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마트는 식품, 생필품 등을 직매입해 판매·배달하는 장보기 서비스다. 특허청에 따르면 쿠팡은 △퀵 딜리버리(Quick Delivery) △퀵 커머스(Quick Commerce) △큐 커머스(Q Commerce) △큐 딜리버리(Q Delivery) △쿠팡이츠 오리지널(Counpang Eats Original) △이츠 오리지널(Eats Original) 등 다수 상표권에 대해 출원 신청을 했다.
지난 5월 자본금을 2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늘린 쿠팡이츠서비스는 ‘이츠친구’(배달원) 모집에도 나섰다. 쿠팡친구(로켓배송 전담 택배기사)처럼 이츠친구에게는 △주5일 근무 △고정적인 근로시간 보장 △4대 보험가입 △유류비와 통신비 지원 △경조사 지원 △본인 및 가족 단체보험 가입 등 혜택들이 제공될 예정이다.
쿠팡이 낸 ‘이츠 오리지널’ 상표권, 쿠팡이츠서비스 설립이유 중 하나인 ‘콘텐츠 제작 및 공급업’을 결합해보면 쿠팡이츠 또한 라이브 커머스를 넘어 자체상표 HMR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힘을 받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출발점은 달랐지만, 같은 곳을 향해 가고 있다”면서 “라스트마일(고객과의 마지막 접점)을 차지하기 위한 최후의 전쟁이 막을 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