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몸값이 최대 100조원에 달할 전망인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접수했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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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기업가치 평가에 ‘기업가치(EV)/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나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EV/EBITDA는 기업가치가 그 기업이 현재 벌어들이는 현금 흐름 대비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로 비상장기업의 가치를 산정할 때 널리 쓰인다. 이를 동종 업계 기업과 비교해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CATL은 최근 3개월간 주가가 40% 가량 급등하며 시총이 18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LG화학은 같은기간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순수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현저하게 낮고, 변동성이 높은 화학 부문 등이 포함돼 있어 과도하게 저평가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의 현재 시총을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의 가치는 2022~2023년 EV/EBITDA를 CATL 대비 40% 할인해 20배를 적용하면 102조원으로 추정된다”며 “2022~2023년 실적을 적용한 이유는 상장 시기가 올 4분기로 예상되고 2023년 제너럴모터스(GM)과 조인트벤처 설립, 테슬라향 4680 셀 공급 가능성 등으로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실적 전망 추정 따라 기업가치 50조~100조 2배差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을 CATL과 직접 비교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중단을 공식화했다. 이에 전기차 산업의 성장과 배터리 용량 확대가 함께 반영돼, 2차 전지 산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67.1%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CATL은 중국 내수시장만으로도 가파른 성장을 보장되지만, 수출 중심의 LG에너지솔루션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올 1~4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CATL이 21.4%, LG에너지솔루션이 14.2%로 지난해에 비해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중국 업체와 경쟁 관계인 국내 기업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시총이 8조 2000억원 수준인 LG디스플레이(034220)의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등에서 경쟁 관계인 중국 BOE의 시총은 4배가 넘는 35조 2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 상황도 LG에너지솔루션에 우호적이지 않다. 올 3월 세계 2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은 2023년부터 CATL이 주력하고 있는 ‘각형’ 배터리를 도입하고, 2030년까지 배터리공장 6곳을 지어 내재화를 선언했다.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에는 악재로 받아들여졌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배터리 수주잔고 150조원 가운데 20%를 차지하고 있는 폭스바겐에서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밝혔다”며 “시장점유율이 2~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하면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는 기존 56조원에서 48조원으로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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