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우크라戰 끝내려면 러시아에 참패 안기려 말아야"

다보스포럼서 "‘침공前 국경 전제 2개월래 협상해야"
"완전승리 추구시 새로운 전쟁…극복 못할 격변 우려"
사실상 크름반도·돈바스 일부 러에 양도하라는 의미
서방엔 휴전 지지 촉구…"우크라 중립적 완충국 돼야"
  • 등록 2022-05-25 오전 11:24:57

    수정 2022-05-25 오전 11:31:2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면 침공 이전의 국경 수준을 전제로 두 달 안에 평화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사진=AFP)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상대로 완전한 승리를 얻으려 하지 말고 조속히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핵무기 사용 등) 쉽게 극복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격변이나 (군사적) 긴장을 일으키기 전에, 앞으로 두 달 안에는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이상적인 조건은 국경이 ‘개전 전 상태’(status quo ante)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름반도를 러시아에 양도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도네츠크 지역을 러시아가 비공식적으로 통제했던 상황으로 복원하는 것을 뜻한다고 WP는 설명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만약 우크라이나가 그 이상으로 전쟁을 추구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에 관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 자체에 대한 새로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을 통해 크름반도와 루한스크·도네츠크 지역을 되찾으려 해선 안된다는 얘기다.

키신저 전 장관은 또 서방 국가들을 향해 유럽에게 러시아가 얼마나 중요한 국가인지 상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평화협상 및 휴전 지지를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참패를 안기려는 시도는 유럽의 장기적 안정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를 막으려면 당장의 기분에 휩쓸리지 말고 평화협상을 지지해야 한다. 러시아가 당혹스러운 패배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해야 할 일은 유럽의 국경이 아닌 중립적인 완충국가가 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인들이 이미 보여준 영웅적 행동을 지혜와 결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키신저 전 장관은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전 미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베테랑 외교관이다. 1970년 ‘핑퐁 외교’로 대변되는 미중 냉전 화해의 설계자로 통하고 있으며, 국제 분쟁과 관련해선 현실론에 입각한 갈등 완화, 세력 간 균형을 강조해 왔다.

한편 키이우 국제 사회학 연구소가 이달 13일부터 18일까지 우크라이나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2%가 협상을 위해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평화와 독립을 위해 영토를 포기할 수 있다는 응답은 10%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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