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통제 소용없나…“中 핵 연구소, 美반도체 우회 조달”

WSJ, CAEP 조달 문건 분석
中재판매업자 통해 구입…핵 연구에 사용
CAEP 논문 다수서 美반도체 사용 언급
  • 등록 2023-01-30 오전 11:04:24

    수정 2023-01-30 오후 7:30:04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26년 전 미국의 수출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최고 핵무기 연구소가 미국의 수출통제를 우회해 최근 2년 반 동안 최소한 12번 이상 미국의 첨단 반도체를 구입했다고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자료=이미지투데이)
WSJ이 중국 정부 연구기관인 중국공정물리연구원(CAEP) 조달 문건을 분석한 결과 CAEP는 2020년부터 인텔,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의 반도체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1958년 중국 서부 쓰촨성을 기반으로 설립된 CAEP는 중국 최초의 수소폭탄 개발에 참여하는 등 핵 연구 활동으로 1997년 미국의 수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CAEP는 중국의 재판매업자를 통해 데이터센터와 개인용 컴퓨터(PC)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미국 기업의 반도체를 사들였으며, 반도체 일부는 컴퓨팅 시스템의 부품으로 사용됐으나 대부분 핵폭발 모델링 등을 포함한 계산유체역학 연구 용도였다고 WSJ는 전했다.

이는 외국의 핵무기 연구를 위해 미국산 제품 사용을 금지한 미 행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를 위반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공지능과 슈퍼컴퓨터용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고자 수출 통제 범위를 확대했다. 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군대의 미국 기술 사용 금지와 관련해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하고자 했으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CAEP가 사들인 미국산 반도체는 대부분 7나노미터에서 14나노미터 크기로, 대부분 현재 중국에서 대량 생산이 어려운 제품들이었다. 그러나 CAEP가 구입한 인텔의 제온 골드나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타오바오를 통해 구입이 가능하다고 WSJ은 지적했다. 다만 인텔이나 엔비디아가 최근 2년래 출시한 첨단 반도체는 구하지 못했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CAEP의 연구 논문들을 검토한 결과 최소 34건의 연구가 미국산 반도체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핵 전문가들은 이중 최소 7건의 연구가 핵 비축량 유지에 응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연구 7건 중 6건은 ‘관성 가둠 핵융합’(ICF) 관련된 논문으로, ICF 장치의 기능 향상을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미국산 반도체를 사용했다고 언급했다.

미 상무부 관리 출신인 케빈 울프 국제통상변호사는 “해외 거래에 관한 미국의 수출 통제 시행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미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 5560억달러(약 682조원) 중 3분의 1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핵확산 방지 연구기관인 제임스마틴센터의 이안 스튜어트 이사는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최종 사용자를 알 수 없을 때 유통업체가 판매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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