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향후 인플레이션 방향성을 예측하는 데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조기 긴축에 나서야 하는지, 연준이 밝혔듯이 통화 긴축까지 좀 더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릴 수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4일(이하 현지시간) 장중 배럴당 71.78달러까지 올랐다. 2018년 10월 17일 72.43달러를 기록한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70.88달러에 마감, 연초 이후 46.08%나 급등했다. 작년 코로나19 타격으로 다른 원자재보다 가격이 늦게 반등했으나 6월까지 석 달 연속 오르는 등 꾸준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전보다 5.0%를 기록, 2008년 5월(5.3%) 이후 거의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15일, 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등을 앞당길지 주목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목재는 5월 정점을 찍고 40%나 급락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된 목재 선물 가격은 14일 1000보다비트(bf)당 996.20달러로 하루 새 6% 가까이 하락했다. 5월 10일 장중 1733.50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보인 것과 비교해 무려 42.5%나 급락한 것이다.
목재는 작년 미국인들이 집에 머물면서 주택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올랐으나 최근 공급량이 증가하자 가격이 뚝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주택 수요와 공급 위기가 목재 가격 상승을 촉발시켰으나 완화 조짐이 있다”며 “제재소가 생산량을 늘리고 구매자가 구매를 보류하면서 지난 주 CME에서 목재 선물 가격이 18%나 하락했다”고 밝혔다. 1986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옥수수 가격도 5월 고점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옥수수 선물 가격은 부셸당 659.20센트에 거래됐다. 5월 7일 775.00센트로 고점을 찍은 후 15%나 급락한 것이다. 옥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의 가뭄 등으로 공급 불안 우려가 커졌으나 최근엔 이런 우려가 해소됐다. 대두 가격 역시 5월 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구리도 톤당 1만달러 밑에 머무는 등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가 급등했음에도 10년물 국채 금리는 1.4%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전 메릴린치 트레이더이자 세븐스 리포트의 창립자인 톰 이사예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압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연준이 옳고, 연준이 무슨 일을 하는 지 알고 있으며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인상하거나 인플레이션이 문제라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