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도 줄일 수 없는 사교육비...“방과후수업 못 믿어”

작년 사교육 참여율 75%...8.4%p 증가
서울 일부, 교습비 조정기준도 높아져
학부모에 외면 당한 방과후학교...“불만족”
“법적근거 마련해 체계적·안정적 운영해야
  • 등록 2022-09-22 오후 4:33:22

    수정 2022-09-22 오후 10:01:45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연일 계속되는 고물가에도 사교육비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2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3조4000억원으로 2020년 19.4조억원 대비 4조1000억원(21.0%) 증가했다. 2019년과 비교해보자면 2조4000억원(11.5%) 늘어났다. 사교육 참여율 역시 지난해 75.5%로 2020년(67.1%)보다 8.4%p 늘었다.

심지어 최근 계속되는 고물가에 서울 일부 지역 등이 학원 ‘교습비 조정기준’까지 인상하며 학부모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교습비 조정기준은 학원 등이 과도한 학원비를 책정하지 못하게 각 교육지원청이 정하는 학원비 기준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11개 교육지원청 중 강남서초·강서양천·남부·동작관악·서부·성동광진 등 6개 지원청이 교습비 조정기준을 올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서울 지역 평균 인상율은 지난해보다 약 3.5%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높아진 물가와 높은 사교육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 중인 김모(41)씨는 “수입에 10% 정도를 학원비로 쓰고 있는데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서 점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그래도 아이가 잘 다니고 있는 학원을 끊으면 공부에 흥미를 잃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1995년부터 도입한 ‘방과후학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방과후수업은 2019년 말 기준 전국 초·중·고 학생 48.6%가 참여했다. 2020년과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된 수업이 진행되지 않아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방과후학교 참여율(48.6%)를 올해 사교육 참여율(75.5%)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이렇게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사교육에 비해 떨어지는 이유로는 방과후수업에 대한 불신·불만족이 꼽힌다. 초1 아들을 방과후수업에 참여시켰던 김모(37)씨는 “강사가 갑자기 휴강통보를 하고 수업을 빨리 끝내 당황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방과후수업을 시킬 바에 돈을 조금 더 주고 학원에 보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방과후학교’ 강사들은 수업의 질이 떨어지는 이유로 열악한 처우를 꼽았다. 김경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방과후강사노동조합(방과후노조) 위원장은 “코로나 이후 월 평균 13만원을 벌 정도로 방과후학교 강사들의 처우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심각한 처우에 열정이 있는 강사들도 업계를 떠나고 있다”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열악한 처우의 원인으로는 법적 근거 부재가 꼽힌다. 방과후학교 강사는 현재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강사들의 처우는 달라진다. 김경희 위원장은 “저번에 태풍이 왔을 때 천재지변으로 수업을 하지 못했는데 일부 강사들은 강의료를 환불해야 했다”며 “결국 학교장의 입맛에 따라 우리의 처우가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초·중등교육법’ 등을 개정해 방과후학교 강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2일 발표한 ‘2022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방과후학교 수업 개선방안으로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방과후학교의 체계적·안정적 운영에 관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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