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올들어 나스닥지수가 유독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 증시가 그리 건강하지 않다는 징조”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는 특정 종목으로의 편중(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지수는 올들어 0.4% 하락한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9%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7.0% 상승했다. 나스닥지수 수익률이 다우지수를 18.3%포인트 웃돌고 있는 셈이다. 이는 1991년 이후 최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제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이날 보도를 통해 “나스닥지수가 다우 지수를 이 정도로 크게 초과한 것은 지난 50년간 극히 드문 사례”라며 “특히 1971년 나스닥지수가 출시된 이후 5월16일까지 연초대비 17% 이상 상승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세테라 파이낸셜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진 골드만은 “투자자들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FANG+’ 종목군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들 주식이 올해 지수 상승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S&P500의 상위 10개 주식이 1분기 동안 지수 상승의 87%를 차지했다”며 “이는 미국 주식시장의 쏠림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 소형주, 금융서비스주, 에너지 및 의료 주식은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진 골드만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와 낮은 국채 수익률,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 AI 열풍에 대한 기대감 등이 메가캡 기술주로의 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러한 편중 심화는 시장이 매우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